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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의약품 증설 효과 '톡톡'…글로벌 수주로 성장세 확대

발행날짜: 2026-09-21 05:30:00 업데이트: 2026-09-21 07:01:58

에스티팜·유한, 생산능력 확대 기반 수주 잇따라
업계 지향점 변화…고부가 원료·CDMO에 투자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국내 원료의약품 업체들이 생산능력 확대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새로운 성장 공식을 보여주고 있다.

대규모 시설 투자를 단행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이 이어지면서 생산능력 확대가 실제 수주 확대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특히 생산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등 고부가 원료와 CDMO 사업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면서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노리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내 제약기업들이 단순 원료의약품 생산을 넘어, 글로벌 진출 등 새로운 성장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18일 미국 소재 글로벌 바이오텍과 913억원 규모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생산능력에 선제적 투자로 글로벌 API 수주 확대

에스티팜은 올리고 생산시설 증설 이후 올리고핵산치료제 공급계약을 확대하면서 저분자신약 API까지 수주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소재 글로벌 바이오텍과 약 825억원 규모의 올리고핵산치료제 API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월에는 유럽 글로벌 제약사와 약 217억원 규모의 저분자신약 API 계약을 맺었다. 3월에는 유럽 소재 제약사와 약 898억원 규모의 올리고핵산치료제 API 공급계약을 확보했다.

7월에는 다시 유럽 글로벌 제약사와 약 119억원 규모의 저분자신약 API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913억원 계약까지 더하면 올해 에스티팜이 확보한 대형 API 수주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대규모 공급계약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생산시설 확대를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사의 수요에 대응하는 사업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스티팜은 올리고 생산시설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초기 개발 단계부터 상업 생산까지 대응할 수 있는 생산체계를 구축해왔다.

에스티팜과 유한양행은 글로벌 수주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유한양행 역시 유한화학의 생산시설 확대를 기반으로 글로벌 API 수주를 늘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들어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5월 길리어드와 약 2102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브리지바이오파마와 약 56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9월 들어서는 약 1311억원 규모의 계약에 이어 15일에도 약 786억원 규모의 계약을 추가했다. 올해 API 공급계약 누적 규모만 약 4758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수주 확대의 기반에도 생산능력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유한화학은 안산과 화성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원료의약품 생산능력을 확대해왔으며 현재 총 생산능력은 약 99만5000L 수준이다.

화성 HB동 증설에 이어 약 29만2000L 규모의 HC동 추가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HC동까지 상업생산에 들어가면 전체 생산능력은 약 128만7000L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나타난 흐름을 보면 에스티팜과 유한화학은 생산시설을 먼저 확보하고 글로벌 고객사의 수요에 대응하면서 수주를 확대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실제 유한화학은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매출과 영업이익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생산 기반 확대가 사업 규모 확장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국내 원료의약품 사업이 완제의약품 생산을 뒷받침하는 후방 산업이라는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의 공급망에 직접 진입하는 사업으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모회사 원료약 생산 거점 넘어…고부가 API·CDMO 확장

더 주목되는 점은 성과를 본격화하고 있는 회사들 외에도 전통적으로 제약사의 원료 생산 거점 역할을 하던 기업들의 사업 성격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계열사 또는 모회사의 원료의약품 생산을 담당하며 성장해온 업체들도 축적된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외부 고객과 고부가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종근당 계열 경보제약은 종근당의 원료의약품 생산기지 역할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API와 완제의약품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성장축으로 ADC CDMO 사업을 선택했다.

약 96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ADC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임상용 시료 생산을 준비하면서 단순 원료 공급을 넘어 글로벌 신약개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고부가 CDMO 사업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원료의약품 자회사들이 ADC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CDMO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웅바이오 역시 비슷한 방향의 변화를 보여준다.

대웅바이오는 대웅제약 계열의 원료·완제의약품 생산 기반을 보유한 업체로, UDCA 등을 중심으로 축적한 API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바이오 생산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센터를 통해 1000L 규모의 대형 발효조를 확보하고 미생물 재조합 바이오의약품의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상업 생산까지 대응할 수 있는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2025년 매출은 6413억원까지 성장했으며, UDCA와 바이오 제품 등을 앞세워 28개국 이상으로 수출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한림제약의 API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성장한 HL지노믹스 역시 생산시설의 역할을 외부 고객과 CDMO 사업으로 확대하고 있다.

HL지노믹스는 모회사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제2공장 증설을 추진하면서 기존 계열사 공급을 넘어 외부 고객을 확보하고 CMO·CDMO 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생산시설의 역할을 바꾸고 있다.

이들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가 아니다.

과거 국내 원료의약품 사업이 완제의약품 생산을 뒷받침하는 후방 산업의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축적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을 직접 고객으로 확보하고 고부가 API와 CDMO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생산능력을 확보했느냐보다 확대된 생산능력을 얼마나 높은 부가가치의 API와 CDMO 사업으로 연결하고, 이를 글로벌 고객사의 장기 거래로 이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결국 선제적인 생산시설 투자에서 시작된 변화가 글로벌 API 공급계약을 넘어 고부가 원료와 CDMO 사업으로 확장되면서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도 단순 제조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을 겨냥한 사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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