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ABL바이오가 의사 출신 김모 전 의학임상본부장을 징계 해고한 것을 두고 법원이 1심에서 해고 무효 판결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가 주장한 다수 징계 사유 중 회의 무단 불참 사실만 인정됐고, 나머지 대부분은 징계 사유로 인정되지 않았다.

21일 메디칼타임즈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법은 작년 10월 김 전 본부장이 ABL바이오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ABL바이오는 지난 2024년 4월 김 전 본부장을 징계 해고했다.
혈액종양내과 전문의인 김 전 본부장은 글로벌 제약사에서 임상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2022년 4월 ABL바이오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고 전무 직급의 의학임상본부장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임상 전략 수립, 임상시험 관리·감독, 파트너사 협력 등 총괄 업무를 맡았다.
입사 당시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했으며 연봉은 약 3억원이었다. 이후 부사장으로 호칭이 변경됐고 회사 주식 20만주에 대한 스톡옵션을 받았다.
그러나 2023년 말 갈등이 본격화했다. 회사는 비등기 임원들의 계약 형태를 '1년 단위 임원계약'으로 변경하고자 했고, 같은 해 12월 김 전 본부장에게 퇴직을 권유했다.
김 전 본부장이 사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후인 2024년 1월 회사는 본부장에서 위원으로 보직을 변경하고 업무 범위도 축소했다.
같은 해 2월에는 약물감시(PV) 업무만 수행하도록 하고 주 1일 근무, 나머지 4일은 휴업을 지시했다. 이후 4월 두 차례 징계위원회를 열고 김 전 본부장을 해고했다.
ABL바이오가 제시한 징계 사유로는 임상전략 수립 과정에서 직무태만과 업무지시 불이행, 외부 자문계약 및 법인카드 사용 문제, 임상업무 관리자로서의 부적절한 업무수행 등이 포함됐다.
특히 핵심 사유로 항암신약 후보물질과 글로벌 제약사 면역항암제의 병용 임상전략 수립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계약 명칭이나 직급보다 실제 근무관계를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 전 본부장은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했으며 매월 고정급을 받았다. 근로소득세와 4대 보험도 적용됐다. 임상개발 업무에서도 대표이사에게 보고하고 승인받았다.
김 전 본부장이 부사장 직급의 미등기 임원이었지만, 본부장 직책을 박탈하고 업무와 근무시간, 보고체계를 변경한 점 등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판단받은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회사가 주장한 해고 사유 중 기술수출 파트너사와의 임상시험 관련 회의에 무단 불참한 부분만 인정했다.
이외에 임상전략 수립 실패나 업무수행 거부, 법인카드 사용, 리더십과 업무수행 문제 등은 제출된 증거만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특히 재판부는 회의 불참이 근로관계를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의 해고 사유가 된다고 보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가 징계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봤다. 이에 재판부는 2024년 4월 30일자 해고를 무효로 하고 미지급 임금 8706만원과 복직 시까지 월 2902만원의 급여 지급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부당해고에 대한 회사의 고의·과실도 인정, 별도의 정신적 손해 위자료(2000만원)도 명령했다. ABL바이오가 대부분의 징계 사유를 해고 이유로 삼을 수 없다는 점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근거로 해고했다는 점에서다. 다만, 지급 명령에는 가집행도 허용된 상태다.
ABL바이오는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하면서 현재 2심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ABL바이오 관계자는 김 전 본부장과 소송에 대해 "글로벌 임상을 확대하는 시점에서, 글로벌 수준에 적합한 임상 전략을 기대하면서 채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회사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에 인사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