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혈관조영장비 시장의 경쟁 구도가 하드웨어 성능을 넘어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 얼마나 선명한 화면을 보여주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의료진에게 필요한 기능을 얼마나 갖췄느냐가 경쟁력이 되고 있는 것. 이에 맞춰 제조 기업들은 인공지능(AI)부터 증강현실(AR) 등의 최신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30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혈관조영장비, 이른바 인터벤션 솔루션이 점차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의료진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대표적인 기기가 바로 GE헬스케어의 알리아(Allia)다. GE헬스케어는 최근 알리아에 대한 대대적 업그레이드를 통해 AI와 3D, AR을 결합한 차세대 솔루션을 공개했다.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GE헬스케어는 단순히 영상 품질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시술 전 계획 수립부터 시술 중 의사결정, 시술 후 관리까지 인터벤션의 전 과정에 변화를 줬다.
일단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클리어리콘 DL(CleaRecon DL) 기술이다. 이 기술은 AI 기반 디노이징 기술로 혈류 움직임이나 조영제 주입으로 발생하는 영상 왜곡을 줄여 콘빔 CT(ConeBeam CT) 영상의 선명도를 높인다.
이를 통해 의료진이 복잡한 혈관 구조와 병변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터벤션 시술에 있어 판독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차세대 알리아에는 3D 스텐트(3DStent)도 적용된다. 이 기능은 관상동맥 스텐트를 3차원으로 재구성해 스텐트가 혈관 내에서 충분히 확장됐는지, 나아가 혈관벽에 제대로 밀착됐는지를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증강현실(AR) 기반 솔루션인 옴니파이 XR(OmnifyXR)도 이목을 끄는 부분이다.
이 기술은 3차원 혈관 영상을 실제 환자의 병변 위에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로 의료진이 보다 직관적으로 혈관 구조를 확인하며 시술할 수 있도록 돕는다.
GE헬스케어는 이 기능을 활용하면 전립선 동맥 색전술과 같은 복잡한 색전술에 정확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색전술 지원 솔루션인 엠보 어시스트 AI(Embo ASSIST AI)는 종양이나 출혈 부위로 연결되는 혈관을 자동으로 분할하고 시각화해 색전술 경로를 제안하는 기능이다.
이를 활용하면 복잡한 혈관을 일일이 추적해야 하는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에서 시술 시간을 단축하고 의료진의 빠른 의사 결정을 도울 수 있다.
이와 함께 메디스 정량적 혈류비(Medis Quantitative Flow Ratio·QFR) 소프트웨어는 관상동맥 조영영상만으로 혈류 기능을 분석해 병변의 기능적 중증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존처럼 압력 와이어를 혈관 안에 삽입하지 않고도 혈류 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술 필요성을 판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알리아 신 버전은 보스턴사이언티픽의 혈관 내 초음파 플랫폼인 아비고 플러스(AVVIGO+)와 연동도 지원한다.
혈관 내 초음파 영상과 혈류 분석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어 보다 정밀한 인터벤션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이 GE헬스케어의 설명이다.
장비 관리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업그레이드 장비에는 튜브 워치(Tube Watch)와 온워치 프리딕트(OnWatch Predict) 서비스가 적용된다.
온워치 프리딕트는 장비의 사용 이력과 오류 로그, 서비스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주요 부품의 고장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는 솔루션. 이를 통해 갑작스러운 장비 고장을 줄이고 계획된 유지보수가 가능하다.
특히 이번 차세대 알리아가 눈에 띄는 이유는 바로 신 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대대적 업그레이드로 방향을 잡았다는 점이다.
대체로 의료기기 기업들이 신기능을 대거 추가해 장비 교체를 유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와 결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존 장비를 교체하지 않고도 AI 등 최신 기능을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전략으로 GE헬스케어를 구매한 의료기관과 의료진을 장기 고객으로 끌고 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GE헬스케어 아르노 마리(Arnaud Marie) 인터벤션 솔루션 총괄은 "이번 업그레이드는 의료기관이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혁신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GE헬스케어의 노력"이라며 "시술 효율성과 임상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동시에 인터벤션 시술실의 수명을 연장하고 장기적인 운영 효율성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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