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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치료 삼중음성유방암 선택은…트로델비vs다트로웨이 경쟁

발행날짜: 2026-06-29 05:20:00

키트루다 병용까지 처방 외연 넓힌 트로델비 '그물망 전략'
OS 무기 든 다트로웨이 '배수진' 새 옵션으로 주목도↑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치료 옵션이 많은 유방암 중에서도 예후가 나쁘고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삼중음성유방암(TNBC)' 1차 치료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최근 미 식품의약국(FDA)이 TROP2 겨냥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강자들의 1차 라인 진입을 연이어 승인하면서 임상 현장의 처방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기존 2차 이상에서 쓰이던 길리어드의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가 1차 단독요법은 물론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MSD) 병용요법까지 한꺼번에 FDA 허가를 획득하며 기세를 올린 상황.

한 달 앞서 1차 치료제로 안착한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의 '다트로웨이(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와의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

트로델비, 바이오마커 무관 전천후 포지셔닝

이번 FDA 승인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트로델비의 영역 확장 전략이다. 길리어드는 독립된 두 개의 대규모 3상 임상을 동시에 성공시키며, PD-L1 발현 여부와 상관없이 1차 치료 환경 전체를 관통하는 허가를 받아냈다.

임상 현장 의료진이 환자의 바이오마커 상태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처방 체계를 설계할 수 있도록 임상 연구를 설계해 허가까지 이끌어 낸 것이다.

우선 면역항암제 반응성이 떨어지는 PD-L1 음성(또는 부적합) 환자 5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ASCENT-03 연구에 따르면, 트로델비 투여군은 기존 표준 화학요법(의사선택요법, TPC) 대비 진행 및 사망 위험을 38%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

지난해 하반기 ESMO 2025에서 공개된 트로델비 임상 3상 ASCENT-03 연구 결과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트로델비 투여군이 9.7개월로 대조군(6.9개월)을 앞섰으며, 객관적반응률(ORR) 역시 43%를 기록해 화학요법군(22%) 대비 두 배 가까운 종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국내 임상 현장에서는 해당 연구가 후속 치료에서 약물 교차 투여가 허용되는 까다로운 설계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로델비가 전체생존기간(OS)에서 긍정적인 초기 경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동시에 지난 20년간 마땅한 표적 옵션이 없어 공백지대로 여겨졌던 PD-L1 음성 1차 치료 환경에 확실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유방암 환자에게서 높게 나타나는 Trop-2 발현율을 겨냥해 세포독성 항암 약물이 종양 내부로 넓게 퍼지는 이른바 '바이스탠더 효과(Bystander effect)'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독성이 강한 기존 화학요법과 비교해 환자가 장기간 안정적으로 치료를 유지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기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처방 확대를 이끈 핵심축은 PD-L1 양성(CPS ≥10) 환자를 타깃한 ASCENT-04(KEYNOTE-D19) 연구다. 기존 표준요법인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패러다임을 깨고, '키트루다+트로델비' 병용 조합으로 PFS 중앙값 11.2개월을 기록하며 대조군(8.3개월) 대비 질병 진행 위험을 35% 낮추는 강력한 시너지를 입증했다. 반응 지속기간(DoR) 중앙값 또한 12.4개월로 대조군(8.1개월)을 크게 웃돌며 장기 처방의 근거를 마련했다.

양성 환자부터 음성 환자까지, 1차 TNBC 환자라면 누구나 트로델비 기반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판을 짜놓은 셈이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환자의 바이오마커 수치를 확인한 뒤 어떤 결과가 나오든 트로델비를 메인 카드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유연성이 극대화됐다는 평이다.

길리어드는 트로델비 단독요법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동시에 FDA 허가를 획득, 삼중음성유방암에서 바이오마커 구별 없이 활용할 수 있는 ADC 계열 신약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단독요법 다트로웨이, OS 데이터 장점될까

반면 한 발 앞서 FDA 허가를 획득한 다트로웨이는 처방 범위 면에서는 트로델비와 비교해 다소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면역항암제 대상이 되지 않는 환자에서의 '단독요법'으로만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키트루다와 같이 면역항암제와 묶어 쓸 수 있는 병용 옵션이 아직 없다는 점은 초기 시장 확장성 면에서 약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다트로웨이는 종양학 전문의들이 가장 신뢰하는 최종 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 연장 데이터'를 손에 쥐고 있다. 허가의 기반이 된 TROPION-Breast02 3상 연구는 이전에 전이성 단계에서 치료받은 적이 없는 TNBC 환자 중 면역항암제 부적합 환자 6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데이터를 살펴보면 다트로웨이 단독요법군의 PFS 중앙값은 10.8개월로, 대조군인 표준 화학요법군(5.6개월) 대비 질병 진행 위험을 46%나 낮추는 성적표를 냈다. 이는 트로델비의 단독 PFS 데이터(9.7개월)와 비교해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근소하게 우위에 있는 결과다.

무엇보다 이번 대결의 핵심 분수령인 OS 중앙값에서 다트로웨이군은 23.7개월을 기록, 화학요법군(18.7개월) 대비 환자의 생존 기간을 5개월 연장시키며 사망 위험을 22% 감소시켰다.

완치가 어려운 전이성 TNBC 환경에서 '5개월 더 살 수 있다'는 통계적 유의성은 처방 우선순위를 뒤바꿀 수 있는 무기다. 트로델비의 1차 임상 데이터가 PFS 면에선 훌륭하지만 다트로웨이는 수치상 성숙된(Mature) 확실한 OS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아산병원 정경해 교수(종양내과)는 "TROPION-Breast02 연구를 보면 PFS가 뚜렷하게 길어졌고, OS 역시 거의 2년에 가까운 수준으로 연장됐다"며 "OS까지 증가시킨 치료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경해 교수는 "면역치료가 불가능해 세포독성항암제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생겼다는 점이 바로 연구의 가장 큰 의의"라고 진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다트로웨이의 임상결과 발표와 맞물려 엔허투의 이은 ADC 계열 의약품으로 다트로웨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처방 경험' 누적, 트로델비 연착륙 우세?

이제 임상 현장의 관심은 FDA 허가에 따른 국내 식약처 승인 시점이다. 상대적으로 국내 허가 및 초기 임상 현장 진입 속도 면에서는 이미 2차 치료제로 안착해 처방 경험과 데이터가 충분히 누적된 트로델비의 1차 라인 확장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트로델비는 국내 의료진에게 이미 알려진 약제여서 1차 허가 시 처방 진입 장벽이 낮다"며 "특히 키트루다 병용까지 포괄하는 허가 방향성을 잡았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는 바이오마커에 따른 복잡한 계산 없이 기존 진료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며 외연을 넓히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 기반의 1차 라인 마케팅이 실제 임상 현장의 까다로운 허가 승인 세부 기준과 부딪히면서, 의료진 입장에서는 환자 바이오마커 유무에 따라 처방 체계를 교정해야 하는 마케팅-임상 간 미스매치 장벽도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급여 조건'을 따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문턱에서는 양제의 강점이 극명한 대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우선 트로델비의 가장 큰 자산은 과거 국내 진입 당시 구축한 '희귀·혁신의약품으로서의 제도적 선례'다.

트로델비는 최초 국내 급여 진입 시 까다로운 약가 협상 절차를 유연하게 적용받는 특례를 통해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ADC 계열 타 약제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를 유지해 왔다는 평가다. 즉 이미 2차 치료 환경에서 보건당국으로부터 혁신적 가치와 높은 약가를 인정받아 급여를 인정받은 약제인 만큼, 1차 라인 급여 확대 시에도 재정적 연속성과 제도적 수용성 면에서 정부를 설득하기 훨씬 수월할 수 있다는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다트로웨이는 심평원이 전통적으로 가장 엄격하게 요구하는 잣대인 '성숙된 단독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를 선점했다는 것이 장점이다.

결과적으로 향후 글로벌 및 국내 TNBC 1차 시장을 두고 임상 유연성을 무기로 한 트로델비의 전략과 확실한 생존 지표(OS)로 공략하려는 다트로웨이의 전략이 맞부딪힐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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