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장학회(ACC)를 비롯한 13개 전문 학회가 참여한 '성인의 고혈압 예방, 진단, 평가, 관리 지침'이 8년 만에 개정됐다(doi.org/10.1161/CIR.0000000000001356).
이번 개정판은 2017년판 이후 새로 축적된 임상 근거를 반영해 약물 치료 시작 기준을 조정하고, 위험도 평가 도구를 전면 교체하면서 환자 맞춤형 관리 방향을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
개정판은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연구기관과 AHRQ 데이터베이스를 포함해 2023년 12월부터 2024년 6월까지 포괄적 문헌 검색을 통해 도출된 최신 근거를 반영했다.
가장 큰 변화는 약물 치료 개시 문턱이다.
기존 2017년 지침에서는 임상적 심혈관질환(CVD) 병력이 있거나 10년 ASCVD 위험 10% 이상일 때 SBP 130mmHg, DBP 80mmHg 이상이면 약물 치료를 권고했지만, 이번 개정판은 당뇨병, 만성 신장질환, 혹은 새로운 모델(PREVENT)로 산출한 10년 CVD 위험이 7.5% 이상일 경우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위험도 예측 모델이 변경되면서 '더 낮은 위험군'에서도 조기 개입이 가능해진 셈이다.
2017년판에서 위험이 10% 미만인 성인은 140/90mmHg 이상일 때에만 약제 치료를 고려했으나, 이번에는 PREVENT 위험 7.5% 미만이라 하더라도 평균 혈압이 130/80mmHg 이상이면 우선 3~6개월 생활습관 개선을 시도한 뒤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될 경우 약물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했다. 약제 개입 시점이 전체적으로 낮아진 것.
이는 혈압 상승이 장기적으로 뇌졸중, 치매, 신부전 등 다발적 장기 손상으로 이어진다는 근거가 최근 대규모 연구에서 반복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지침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변화는 위험 예측 도구의 전환이다.
2017년판까지 사용된 ASCVD(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 계산기 대신, 최신 데이터를 반영한 PREVENT 모델을 채택했다.
PREVENT는 심혈관질환 뿐 아니라 신장질환, 심부전 등 보다 넓은 사건 범위를 포함하며, 인종·성별·사회경제적 요인을 반영해 실제 위험도를 더 정밀하게 추정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임상 현장에서 ASCVD 계산식이 고령층·여성·소수인종 집단에서 과소 또는 과대평가 논란을 빚었던 점을 보완한 것이다.
혈압 분류 체계는 그대로 유지됐다. 정상혈압은 120/80mmHg 미만, 고혈압 전단계는 120~129/80mmHg 미만, 1단계 고혈압은 130~139/80~89mmHg, 2단계 고혈압은 140/90mmHg 이상으로 정의되며, 모든 성인의 치료 목표는 130/80mmHg 미만이다. 다만 고령·시설치료 환자, 임신부 등은 개별 상황에 따른 맞춤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생활습관 개선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됐다. 체중 조절, DASH 식단, 나트륨 섭취 감소(이상적 목표 1500mg/일), 칼륨 섭취 증진, 절주, 규칙적 신체활동, 스트레스 관리 등이 권고안 핵심에 자리 잡았다.
특히 칼륨 기반 소금 대체제를 활용한 나트륨 제한 전략이 근거 기반으로 포함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다만 만성신부전 환자나 칼륨 배설을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는 혈중 칼륨 수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약물 치료 전략에서도 복합제 선호에 무게를 실어주는 등 현실적 변화를 반영했다.
학회는 "2단계 고혈압이 있는 모든 성인의 경우 2가지 다른 계열의 1차 약물을 단일 정제, 고정 용량으로 조합해 항고혈압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2가지 개별 정제를 복용하는 것보다 선호된다"며 "이는 혈압 조절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약물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가정혈압 모니터링을 필수적 도구로 제시하며, 스마트워치 등 커프리스 기기는 아직 정확도 검증이 충분치 않아 단독 활용은 권고하지 않았다.
치료 주체의 범위도 확장됐다. 의사 중심 진료를 넘어 약사, 간호사, 영양사, 지역사회 보건인력 등이 참여하는 다학제 팀 기반 관리가 강조됐다. 개정판은 "약물 접근성과 구조적 장벽을 낮추기 위해 팀 접근이 효과적이며, 이는 실제 혈압 조절률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명시했다.
가이드라인 공동위원회는 "고혈압은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심부전, 치매, 만성신부전 등 모든 주요 심혈관 사건의 가장 흔하고 조절 가능한 위험 인자"라며 "새로운 예측 모델과 강화된 개입 기준을 통해 조기 치료 기회를 넓히고, 생활습관·팀 기반 접근을 확대하는 것이 이번 개정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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