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로 쓰이는 세마글루타이드가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대규모 분석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0만명을 대상으로 한 실제 진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알츠하이머병 관련 치매의 발생 위험이 최대 46%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의대 윌리엄 왕 등 연구진이 진행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세마글루타이드와 알츠하이머병 관련 치매의 연관성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24일 게재됐다(doi.org/10.1177/13872877251351329).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가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는 점점 늘어나고 있고, 특히 리라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GLP-1 수용체 작용제(GLP-1RA) 계열 약물이 주목받고 있다.
GLP-1 RA에 속하는 약물은 혈당 조절뿐 아니라 뇌 내 인슐린 감수성 개선, 염증 억제, 아밀로이드 축적 억제와 같은 기전을 통해 신경보호 효과를 보일 수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2023년 JAMA Neurolog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리라글루타이드를 투여한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해마 위축이 느리게 진행됐으며, 일부 인지 기능 저하도 억제됐다.
연구진은 세마글루타이드가 당뇨병 외에도 고혈압, 비만, 심혈관 질환 등 치매의 주요 위험 인자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 다중 위험요인을 조절하는 기전이 치매 예방 효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에 착수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전역의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를 활용해 설계된 타깃 트라이얼 모사(target trial emulation) 방식으로 수행됐다.
타깃 트라이얼 모사는 무작위 임상시험을 현실에서 흉내 내듯 설계하는 관찰 연구 방법으로 실제로는 임상을 수행하지 않지만, 마치 임상처럼 가상의 프로토콜을 만들고, 그에 맞춰 실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한다.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171만 995명을 선별해 세마글루타이드를 포함한 여러 당뇨병 치료제를 비교 분석했고, 비교군에는 인슐린, 메트포르민, 그리고 기존 세대의 GLP-1 수용체 작용제들이 포함됐다.
연구 기간은 최대 3년으로, 이 기간 동안 혈관성 치매, 전측두엽 치매, 루이소체 치매 등의 알츠하이머병 관련 치매(ADRD)의 첫 진단 여부를 추적했다.
분석에는 성향점수 매칭을 적용해 치료제 선택과 관련된 혼란변수를 보정했으며, 생존 분석을 통해 약물별 치매 발생률을 비교했다.
추적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복용군은 인슐린 사용자 대비 ADRD 발생 위험이 46% 낮았으며(HR 0.54), 메트포르민 사용자 대비 33%(HR 0.67), 기존 GLP-1 작용제 사용자 대비 20%(HR 0.8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혈관성 치매의 경우 세마글루타이드와 유의한 위험 감소 효과가 확인됐지만, 전측두엽 치매나 루이소체 치매와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세마글루타이드가 단순한 혈당 조절제를 넘어, 신경퇴행성 질환 예방이라는 확장된 치료 가치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치매에 대한 세마글루타이드의 보호 효과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공한다"며 "무작위 임상 시험을 통해 인과 관계를 규명하고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한 추가 연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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