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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은 왜 근무 중 간호사 사망 못 막았나

발행날짜: 2022-08-03 05:28:48

복지부 진상조사에 중대재해법 위반 주장까지 일파만파
의료진들 "세분화 의료시스템 원인"…일각선 "창피한 일"

보건복지부가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 중이던 간호사가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예고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야 한다며 강도높은 처분을 요구하고 나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조짐이다.

의료현장의 의료진들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서울아산병원 근무 중 사망한 간호사 사건을 두고 의료현장의 전문의들은 세분화되는 의료시스템을 지적했다.

2일 복수의 의료진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세분화 된 의료시스템을 꼽았다. 과거 신경외과 전문의라면 뇌 수술을 했지만 최근 전공 분야를 세분화하면서 신경외과라도 뇌 수술을 할 수 없는 전문의가 다수라는 것이다.

잠시 이번 사건을 들여다보자. 대한간호협회 및 병원계에서 현재까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해당 간호사는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진 직후 응급실로 옮겨 색전술을 실시했다. 하지만 출혈을 잡지 못해 서울대병원으로 전원,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뇌출혈 응급수술을 할 의사가 없어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복수의 전문의들은 뇌동맥류파열에 의한 지주막하출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수도권 대학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단순 뇌출혈 환자 수술을 할 의사가 없어 전원했다면 문제가 심각하지만 뇌동맥파열에 의한 지주막하출혈이라면 사건을 달리봐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 뇌출혈 환자는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뇌동맥류파열은 신경외과 의사 중에서도 경험이 많은 전문의를 필요로 하는 고난이도 수술"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의료진도 "색전술을 시도했는데 실패해 추가적인 응급수술까지 요하는 경우는 어려운 케이스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의가는 대형병원도 한두명에 그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대학병원은 뇌출혈, 심근경색 등 응급수술에 대처할 수 있는 응급수술 당직팀을 남겨두는데 해당 수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고난도 수술을 할 의료진이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복수 전문의들의 해석이다.

결국 문제는 세분화를 추구하는 의료시스템에 있다는 얘기다.

지방의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과거 민건이 사건도 마찬가지다. 정형외과 전문의는 있지만 소아정형외과 전문의가 없었던 게 문제였다"면서 "세분화만 추구하는 의료체계가 지금의 문제를 야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형외과의 경우에도 팔, 어깨, 다리, 골반 등 전공분야를 세분화하다보니 다리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진은 어깨 질환 수술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는 내과계도 마찬가지. 과거에는 내과로 통했지만 내분비내과, 소화기내과 등으로 세분화하면서 통합적인 진료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은 의료계 내부에서 수년째 제기되고 있는 문제다.

특히 대형병원일수록 진료를 고도화하다보니 세분화, 전문화 현상은 짙어 진다는 게 전문의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권역응급센터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는 의사부족 문제가 아니다. 의료시스템의 문제"라며 "서울아산병원 당직 의료진이 해당 분야 전문의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 다른 의료진은 "이번 기회에 뇌출혈, 심근경색 등 중증응급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전문의는 정부 차원에서 인력 실태를 파악, 양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크게 보면 국민의 생명이 걸린 문제인데 해당 의료진 확보 및 의료시스템을 일개 의료기관의 책임으로 맡겨둘 일인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반면, 일부 의료진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아산병원이 근무 중 뇌출혈이 발생한 직원을 치료하지 못해 타 병원으로 전원한 것에 대해서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봤다.

수도권 전 상급종합병원장은 "해당 병원 직원을, 그것도 원내에서 근무 중이던 직원을 치료하지 못해 전원을 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게다가 빅5병원에서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것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의 신경외과는 뇌종양 환자로 넘치기 때문에 뇌출혈 환자 중 수술을 요하는 경우가 아니면 신경과로 입원한다고 들은 바 있다"며 "대형병원의 맹점이 드러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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