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환자 감소 직격탄 맞은 필러시장…내수 경쟁 치열
문성호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1-05-1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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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업체에 주도 속 신규업체 가세…코로나로 병‧의원 시장은 한계
  • |멀츠 등 글로벌 업체들, 기존에 쌓아온 임상데이터 내세워 시장 공략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인구 고령화에 따라 보톡스와 함께 대표적인 항노화(안티에이징·Anti-Aging) 산업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필러 시장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필러가 의약품 및 기타 의료기기와 비교해 수익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제조 및 허가 규제가 까다롭지 않다는 이유로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 다퉈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상황과 맞물리면서 국내 필러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외국인 환자들의 발길이 끊긴 상황에서 전적으로 국내 환자들의 수요로만 매출을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료사진. 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최근 코로나로 외국인 환자의 성형, 피부가 병의원의 발길이 끊기면서 국내 필러시장도 덩달아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의료현장에서는 과거 경쟁력을 가지던 가격보다는 임상 데이터를 통해 안전성이 담보된 '필러'를 선택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시장이 내수로만 제한되면서 이제는 품질로 승부를 보는 시대가 왔다는 분석이다.

연 1200억원으로 성장한 국내 시장…경쟁 '첨화'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필러 시장이 매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1200억원에 가까운 시장으로 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부터 연 평균 10% 가까이 성장하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캐시카우'로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국내 시장의 경우 LG화학의 이브아르를 필두로 휴젤 채움, 휴메딕스 엘라비에, 메디톡스의 뉴라미스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전통적인 제약사인 일동제약과 동국제약뿐만 아니라 시지바이오, 파마리서치 등도 필러 제품들을 내놓으며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앨러간과 멀츠 , 갈더마 등 필러 세계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주요 글로벌 기업들까지 국내에 상륙하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

특히 이중에서 멀츠의 경우 레디어스와 벨로테로 등 필러를 국내에 내놓으면서 강력한 시술 효과와 함께 풍부한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안전성 측면을 내세우며 병‧의원에서의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자료출처 : 시장조사기관 GBI 리서치, UBS 파마슈티컬 핸드북(Pharmaceutical Handbook 2019)
하지만 장미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필러 시장도 일정 부분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코로나로 인해 중국 등 외국인 환자의 발길이 끊기면서 내수시장 경쟁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기존에는 성형‧피부과 병‧의원들이 외국인 환자를 진료하면서 국내 필러 시장 확대를 견인했지만 이 수요가 그대로 빠져나가면서 매출 상승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풀이된다.

필러를 생산‧판매하는 A 국내사 임원은 "간단히 말해 현재 국내 필러 시장은 비수기에 코로나로 인한 매출감소가 겹친 상황"이라며 "과거에는 중국인 등 외국인 환자들이 국내 병‧의원에서 필러 시술을 받아 매출이 늘어났는데 현재는 내국인 환자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라 상당히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내국인 환자들은 늘어났지만 외국인 환자의 발길이 끊어진 것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실제로 영업사원들의 보고를 보면 명동 등 미용 관련 병‧의원의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에서는 저가 필러 덤핑 경쟁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필러 생산을 하는 국내 기업들은 해외 수출에 더욱더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한다.

또 다른 필러 생산업체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포화되면서 해외 수출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면서도 "중국과 베트남과 유럽 등 필러 저변이 확대되지 않은 곳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 다만, 올해 상반기 보톡스를 필두로 우회수출에 문제가 터지면서 해외 수출도 더 까다로워지면서 여러모로 우려스러운 부분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신규업체 저가 경쟁 속 임상데이터 우선하는 병‧의원

이 가운데 의료현장에서도 최근 국내 필러 시장의 포화를 극복하기 위해 '저가'를 강조하는 덤핑 경쟁이 가속화되는 추세도 나타나고 있다.

자료출처 : 시장조사기관 GBI 리서치, NICE 디앤비기술분석보고서
특히 필러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업체들이 병‧의원에서의 인지도 향상을 위해 저가를 내세워 영업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 가령, 신규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벤트라는 이유로 기존보다 가격을 낮춰 병‧의원에 공급하겠다며 제안하는 식이다.

익명을 요구한 강남의 한 미용클리닉 원장은 "최근 업체들의 필러 영업의 주요 행태가 저가 정책인 듯 하다"며 "저가 경쟁이야 이전부터 계속돼 왔지만 좀 더 심화됐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더욱이 필러도 유효기간이 있으니 가격을 할인해서라도 빨리 밀어내기를 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례로 이전에 100개 이상 발주를 했어야 가격을 할인해줬는데 이제는 수량을 맞추지 않아도 가격 할인을 해주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기존 필러시장에서 어느 정도 점유율을 확보한 업체보다는 최근에 신규로 뛰어들고 있는 업체들이 이 같은 저가 영업을 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일부 필러 업체들의 이러한 저가 경쟁을 경계하면서 이럴때일수록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한 원료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향후 부작용 등 문제 소지 발생으로 인한 손실과 의료기관의 이미지 등을 감안하면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을 우선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성형외과의사회 최문섭 학술위원장은 "저가는 저가대로 고가는 고가대로 필러 업체들이 병‧의원 상황에 맞게 가격설정을 한 것"이라며 "모든 것을 안전성 문제로 결부시켜서는 안되겠지만 일정 부분 고민해 봐야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단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이상 일정 부분 안전성은 갖췄다고 보는 것이 맞지만 필러 원료 자체의 특성은 모두 다를 수 있다"며 "필러 선택의 있어 단순히 업체들의 경쟁에 의한 가격보다는 연구를 바탕으로 기존에 쌓아왔던 임상 데이터들이 얼마나 많은 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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