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의료기기 소독 다시 도마위…현실적 한계론
|관리 지침 부재로 병원마다 제각각…감염 위험 팽배
이인복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1-04-1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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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의료기기 사실상 불가능…"정책적인 지원 필요"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코로나 대유행으로 감염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의료기기 소독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원내 감염의 취약 부위로 재차 부각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의료기기 기업들과 의료기관들은 현실적 한계를 지적하며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로 수술실 등 의료기기 소독 문제 수면 위로

16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의료기기 소독과 관련한 이슈가 재점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의료기기 소독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 A대표는 "아무래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감염 관리가 강화되다 보니 의료기기 소독과 관련한 이슈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며 "굳이 코로나 때문이 아니더라도 원내 감염에 대한 우려는 의료기관들이 늘 숙제처럼 가지고 있는 문제"라고 귀띔했다.

그나마 일회용 의료기기 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감염 관리가 수월하지만 재사용 의료기기 등은 감염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는데다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경각심이 더 커지고 있는 셈이다.

그는 "결국 문제는 어디까지 소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라며 "여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규제가 없다보니 더욱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한외과감염학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단 2년 동안 조사 대상이 된 15개 상급종합병원에서만 원내 감염이 2345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략적인 평균을 잡아도 한 병원에서 한해에 100여건에 가까운 감염 사태가 일어난 것. 문제는 이러한 감염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의료기관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그나마 항생제 등으로 감염이 잡히면 다행이지만 중증으로 악화되거나 사망하게 될 경우 병원 평판은 물론 각종 소송과 논쟁에 휘말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서울의 B정형외과병원 원장은 "내가 이 자리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전에 운영하던 병원에서 감염사고로 환자가 사망하면서 2년 이상 법정 소송과 데모에 시달리다 팔아버렸기 때문"이라며 "그나마 대학병원은 버틸 수 있지만 우리 같은 병원급에서는 이를 버텨낼 재간이 없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 사태가 악화되면서 의료기기사 직원들의 출입 등이 제한된 것도 골칫거리 중의 하나다.

그나마 의료기기의 구조를 잘 아는 이들이 일정 부분 소독이나 세척 등을 도와줬지만 이제는 출입 자체가 막히면서 자체적으로 이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B임원은 "사실 의료기기 재고 파악부터 소모품 관리, 나아가 세척과 소독 등의 부가적인 업무를 의료기기 업체 담당 직원들이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며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사태로 완전히 출입이 막히면서 이러한 업무 자체가 완전히 올스톱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일부 대형병원은 자체적인 멸균, 소독, 세척기가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의료기관이 대부분"이라며 "솔직히 말해 결국 이 방에 들어갔던 기기가 슥슥 문질러 닦은 뒤 다른 방에 들어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대형 의료기기 등은 사실상 속수무책…병원들도 한계론

문제는 그나마 단순한 의료기기들은 소독제 사용이나 세척이 가능하지만 센서나 미세 부품 등이 들어가는 의료기기들은 이마저도 불가능하다는데 있다.

의료기관들은 현실적인 정책 지원 없이는 감염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대형 의료기기들도 마찬가지. 24시간 검사를 돌리는 대학병원의 특성에 아예 분해 등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세척이나 소독 자체가 힘든 경우가 많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B임원은 "CT나 MRI 등은 당연지사고 포터블 기기들도 센서 등의 영향 때문에 사실상 소독이나 세척이 쉽지 않다"며 "결국 알콜 스왑 티슈 등으로 문지르는 등의 표면 소독이 다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대형 의료기기들도 사실상 이 과정이 다라고 볼 수 있다"며 "환자가 눕는 베드 부분과 조작부 부분만 소독제 등을 뭍혀 닦고 만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문제는 의료기기 등의 세척이나 소독과 관련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내시경 등은 감염 관리 문제가 지속해서 도마 위에 오르면서 소독 지침 등이 마련돼 있지만 진단 기기나 수술용 기기 등은 아직까지 지침 자체가 없는 이유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재사용 의료기기 등을 등급별로 나눠 소독, 세척, 멸균 등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고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국내에서는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감염 관리 지침에 따라 제각각으로 소독과 세척, 멸균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고가 기기 등의 경우 일부에서는 리스 형식으로 대여해 사용중에 있다는 점에서 관리 주체마저 모호한 경우도 많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결국 의료기관마다, 의료기관 내에서도 진료과목이나 수술실에 따라, 의료기기 관리 주체에 따라 기준없이 이러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의료기관들도 할 말은 있다. 의료기관이 감염 관리의 주체는 맞지만 이에 대한 아무런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과감한 투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

더욱 높은 수준의 감염 관리를 원한다면 수가 지원 등 더욱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C의료원 의료원장은 "감염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지만 세척과 소독에도 상당한 예산과 인력이 투입된다"며 "여기에 멸균 정도까지 진행을 하려면 고가 장비가 필수적"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코로나 대응에도 상당한 인력과 예산을 쏟아붇고 있는데 이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지 않느냐"며 "적어도 차등 수가 등으로나마 실비라도 채워줘야지 아무런 정책적인 지원없이 그 모든 것을 강화하라고 하면 감당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몇이나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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