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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역학법칙을 활용한 백신냉장고

이양덕
발행날짜: 2021-02-15 05:45:50

이양덕 대전 이양덕내과 원장

|칼럼|이양덕 원장(대전 이양덕내과)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 선정기준에는 ‘근무시간 외에도(주말포함) 냉장고 온도 이탈시 알람가능(문자 또는 유선연락 받을 수 있는 알람)’이 있는 디지털 온도계가 백신관련 필수 세부사항에 있다. 백신의 이상적인 콜드체인 유지를 위해서이겠지만 비용과 인력이 필요한 이 조치를 시행한 배경은 의료기관 백신냉장고 적정온도유지에 대한 불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의료기관 콜드체인에 문제가 있다는 근거가 있다면 그것을 적발(摘發)하기보다는 실현가능한 해결방안을 연구개발하고 공유하는 것이 우선돼야하며 그것이 백신의 안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감을 높일 것이다.

이에 필자의 '열역학법칙을 활용한 백신냉장고 만들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열역학법칙을 활용한 백신냉장고

㉮ 냉장고의 위치는 햇빛이 들지 않고 온도변화가 가장 적은 곳으로 한다.
㉯ 냉장고 안의 열용량을 높이기 위해 2L 물병을 선반에 배치한다.
㉰ 온도계의 탐침(probe)를 가운데 선반에 있는 물병에 붙인다. 그리고 이 온도계가 5℃가 되도록 냉장고를 조정한다.
㉱ 바닥이 넓은 바구니에 백신을 담아 물병 위에 놓는다.
㉲ 냉장고의 문을 열 때는 무엇을 꺼낼지 확인하고 짧은 시간에 문을 닫는다.

온도란 인간이 느끼는 따뜻함과 차가움의 정도를 수치화 시킨 것이다. 온도를 변화시키는 것은 열이고 일종의 에너지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하려면 열역학을 이용해야 한다.

1. 열역학 제영법칙

㉮, ㉰, ㉱는 열역학 제영법칙을 이용하였다.
열역학 제영법칙은 물체 A와 B가 열평형 상태이고 물체 A와 C가 열평형 상태이면, 물체 B와 C는 열평형 상태이다. 즉 열평형에 대한 법칙이고 온도계가 열역학 제영법칙을 응용한 기구중 하나이다.
㉮ 냉장고의 단열이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온도 변화가 적은 곳에 있어야 한다. 창가는 햇빛, 외부온도 등에 의해 온도변화가 심하니 피하는 것이 좋고 건물 안쪽이 냉장고의 위치로 적합하다.
㉰, ㉱ 온도계가 측정하고자 하는 것은 냉장고 안의 백신의 온도이다. 온도계의 탐침, 물병, 바구니의 백신은 서로 접촉해 있으면 열평형 상태를 이룰 것이고 백신의 좀 더 정확한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 또한 물병과 접촉해 있는 백신은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 열역학 제일법칙

㉯, ㉰, ㉲는 열역학 제일법칙에 근거하였다.

열역학 제1법칙은 고립계의 전체 에너지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내부에너지의 변화량은 외부에서 계에 유입된 열에너지와 외부에서 계에 한 일을 더한 값과 같다. ΔU=Q+W
㉯ 냉장고는 고립계에 가깝다. 여기에 외부의 열에너지가 들어오면 그 만큼 열에너지가 증가하고 냉장고 안의 온도가 변화한다. 단위 온도만큼 올리는데 필요한 열량, 즉 열용량이 큰 물질이 있으면 온도변화가 크지 않다.

물의 열용량은 4200J/kg.℃이고 건조한 공기는 993J/kg.℃로 물이 공기보다 4.23배이다. 공기의 밀도를 1.275kg/m3로 계산하면 같은 부피의 물은 공기보다 784.31배 무겁다. 따라서 부피로 비교했을 때 물의 열용량은 공기보다 784.31X4.23=3317배가 된다. 간편한 계산을 위해 물 1L와 3000L 공기의 열용량이 같다고 하면 1L를 1℃ 올릴 수 있는 열량으로 공기 3000L 1℃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즉 물의 열용량 대 공기의 열용량 비는 약 3000:1이다. 600L 용량의 냉장고 안 공기를 200℃ 변화시킬 수 있는 열량으로 물 20L의 2℃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열평형을 생각하면 1℃의 변화만 일어날 수 있다. 냉장고에 2L 물병 10개만 넣어둔다면 일시적인 공기의 온도변화에 냉장고 안은 큰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 ㉲ 냉장고 물병의 온도가 5℃를 유지하도록 조정하였다면(개인적 경험으로는 2일정도면 평형을 이룬다) 40℃의 무더위 속에서도 냉장고 문을 열어다하더라도 냉장고의 센서가 공기의 온도를 감지해 냉기가 다시 나올 것이며 문을 닫으면 다시 고립계가 되어 실제적인 백신 온도변화는 미미할 것이다.

위에 적은 내용은 2020년 9월경부터 필자가 두 개의 쇼케이스 냉장고를 가지고 실험한 것들이다. 제품사양에 나오는 온도범위는 0℃-10℃였으며 물병의 온도를 5℃로 조정하고 사용했을 때 물병에 붙어있는 온도계는 4℃-6℃를 벗어난 적이 없었으며 공기의 온도를 측정한 온도계도 2℃-8℃안에서 유지되었다. 1분 이상 냉장고 문을 열어 공기 측정 온도계가 8℃를 벗어났을 때도 생수에 부착된 온도계는 6℃미만을 유지했다.

의료기관에 냉장고 온도 이탈시 주말을 포함한 근무시간 외에도 문자나 유선연락을 받을 수 있는 온도계 설치를 하였다하더라도 직원이 24시간 상주하지 않는 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기보다는 적정 온도 이탈시 온도를 조절해주는 백신 냉장 시스템의 개발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의사는 냉장 시스템 기술자가 아니다. 진료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줘야한다. 안정적인 온도조절 백신 냉장 시스템이 개발되기를 기다리며 필자의 '열역학법칙을 활용한 백신냉장고'가 동네의원의 백신관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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