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전 대비해야…생활치료센터→야전병원화
강윤희 전 식약처 임상심사위원
메디칼타임즈 (metapharm@hanmail.net)
기사입력 : 2020-04-0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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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코로나19 감염병이 발생한지 2개월이 지나고 있다. 대구, 경북에서의 집단감염 발생으로 큰 위기가 있었지만 초기 진단 및 조치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막아낸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특히 능동적 자기 봉쇄를 한 대구, 경북 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언제나 그렇듯이 위기의 때 희생적으로 헌신하는 의료진들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그런데 메르스 때처럼 이렇게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후 잠잠해지면 좋겠지만 이번은 다를 것 같다. 2009년 신종플루 이후 다시 판데믹으로 번져서 해외 유입에 의한 발생을 완전히 막을 수가 없고, 더 큰 문제는 치료제도 백신도 빠르게 나올 것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신종플루는 기본적으로 인플루엔자라는 백신 플랫폼이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 변종 바이러스여서 백신 개발이 빠르게 가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는 전혀 백신 플랫폼이 없다. 유사한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인 사스 또는 메르스 때 백신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백신 개발을 올해 내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램데시비르와 같은 약물이 임상시험을 통과해서 허가가 된다고 해도 어느 정도로 공급이 가능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증식에 온도가 영향을 준다는 것은 밝혀졌지만, 코로나19 감염 발생에 기온이 영향을 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의 특성상 적어도 날씨가 따뜻해지면 조금이라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마스크와 손씻기의 표준지침을 계속해서 잘 지킨다면 말이다.

그런데, 이 바이러스는 지금 전세계로 퍼지고 있어서 우리나라에서 발생 빈도가 줄어든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계속 해외에서 유입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여름에 잠시 줄어들었다가 가을, 겨울에 다시 발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조금이라도 안정세에 들어간 지금과 여름에 가을, 겨울 준비를 하는 지혜로운 개미가 돼야 한다. 그럼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 마스크와 개인보호구를 비축해야 한다. 만약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코로나19 발생시 미리 필요를 예측해 마스크를 비축하고, 공급을 관리하고,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 코로나19 2위 발생국 위치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개인보호구도 마찬가지이다. 언론에서 잠깐 다루어지다가 사라졌지만 여전히 의료진의 개인보호구가 모자라 대부분의 병원들이 아끼고 아껴서 사용하느라 충분한 의료진 보호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므로 지금과 여름에 발생자가 조금 줄어들게 될 때 도리어 마스크와 개인보호구를 충분히 생산해서 비축하고, 공급 대책을 잘 세워서 가을, 겨울을 대비하자.

둘째, 생활치료센터의 야전병원화이다. 아마도 이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국민들을 가장 안타깝게 한 것은 대구에서 집단감염의 발생으로 의료기관이 포화가 돼 집에서 격리를 하다가 적절한 때 의료적 처치를 받지 못하고 사망한 경우일 것이다. 의료기관이 포화가 되면 그 어떤 나라에서도 동일한 일이 발생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비록 좀 늦었지만 생활치료센터를 만들어서 환자들을 그 곳에 격리하고 모니터링해, 위험한 증상/증후가 발생하면 의료기관으로 이송했다. 필자는 여기서 한단계 더 나아가 생활치료센터의 야전병원화를 제안한다. 즉, 생활치료센터를 산소 공급, 간단한 수액 치료가 가능한 야전병원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약 2주간 산소 공급을 하면 대부분의 환자가 안정된다고 했다. 또한 코로나19 폐렴의 경우 증상/증후의 불일치가 심해서 환자는 증상이 없는데 실상 폐의 병변은 심각한 경우가 있어서 증상이 심해졌을 때 치료를 시작하면 늦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증상이 경미한 초기에 산소 치료를 하는 것이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태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생활치료센터를 산소 및 간단한 수액 치료가 가능한 야전병원으로 구축하게 되면 경증에서 중증으로 가는 빈도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빠른 진단시스템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생활치료센터에서의 경증 치료 및 모니터링, 산소포화도에 따른 중증 환자 이송(2020.03.09일 칼럼 참조)의 코로나19 의료전달체계를 갖추면 가을/겨울에 코로나19가 다시 증가하더라도 조금 염려가 덜할 것 같다.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코로나19 발생 곡선이 완화됐을 때 다음 회차 대본을 써보자. 쪽대본은 이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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