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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가보지 않은 길이 우리 앞에 있다

조석주
발행날짜: 2020-04-01 16:37:15

조석주 부산의대 응급의학과 교수

조석주 교수
선진국이라던 나라들이 코로나에 떨고 있다. 그들에게는 대비가 없었다. 마스크, 방호복, 병실, 인공호흡기와 의료인력이 부족하다. 검사키트 부족이나 비싼 의료비로 인해, 검사 받기가 어렵다. 슈퍼마켓 사재기에 싸움이 벌어진다. 수천명이 사망하고 도시가 봉쇄되고 있다.

우리도 다르지 않았다. 2003년 사스 시절의 응급실에는 마스크가 없었다. 낡은 수술복을 잘라 만든 마스크가 수술실에만 존재했다. 병원의 의료진은 공포에 떨었고 인근 주민들이 수용반대 시위를 했다. 시행착오 후에야 재난 메시지가 제대로 날아 왔다. 전국의 검체를 한 곳에 모아 검사했고 며칠 후에야 결과가 나왔다. 음압병실은 큰 병원에도 없었고,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선별 진료소, 방호복과 매뉴얼도 신종 플루와 메르스를 거치며 도입되었다.

한편 이번 대응은 성공적이다. 신규환자 급증과 사재기가 없다. 진단키트, 드라이브 스루, 건강보험, 생활치료센터 그리고, 성숙한 시민의식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모델이라고 한다. 벤치마킹, 발상의 전환 그리고 사회의 합의에 의한 것들이다. 그런데, 성패의 차이는 경험에 있다. 오늘의 성공은 과거의 경험에 기인한다. 그런데, 앞으로는 다르다. 가보지 않은 길이 우리 앞에 있다.

인구의 60-70%가 면역을 가져야 환자가 더 생기지 않는다. 대책없이 놔두면, 병에 걸리고 낫는 과정에서 집단면역을 얻게 된다. 하지만, 예측되는 사망자가 10만명으로도 한참 부족하다. 집단면역을 만들어 낼 백신개발에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사람들이 만나지 않으면 환자는 생기지 않겠지만, 경제도 없다. 완벽한 봉쇄는 가능하지 않고, 국가예산으로 경제를 언제까지나 돌릴 수도 없다. 우리의 성공은 지속이 보장되지 않았다.

우리는 어려운 결정에 직면했다. 연간 몇천명의 교통사고 사망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동차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도 찾아내야 한다, 세계에는, 구급대가 현장에서 심정지 환자를 발견했을 때, 생존확률이 1% 미만이면 소생노력을 포기하고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는 지역들이 있다.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존률이 낮은 상황에서, 신속한 이송이 초래할 교통사고 사망과 의료비용을 고려한 정책이다. 확률을 정하는 의료윤리 논문에 이어 1% 미만의 생존확률에 대한 현장판단 기준이 연구되었다. 마지막으로 사회의 합의를 거쳐 구급대원 매뉴얼로 발표되었다.

그들 사회는 수학, 윤리와 경제의 복합문제에 대한 합의를 가지고 있다. 응급실 실습도 없이 의사가 되는 의대생들이 생겨날 상황이다. 경제악화와 관련된 사망자가 코로나 희생자보다 많아질 수도 있다.

우리 사회는 신규환자가 몇 명까지 줄고 늘었을 때 학교, 식당과 결혼식장을 어떻게 열고 닫을지를 결정하기 위한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 결정을 미루기만 할 수는 없다. 결단의 무거운 짐을 어느 개인이 짊어지게 해서도 안된다. 가보지 않은 길이 우리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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