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치료 옵션이 극히 제한적이었던 소세포폐암 치료 분야에 강력한 '게임 체인저'가 안착했다. 사망 위험을 40%나 낮춘 혁신 이중항체 '임델트라(탈라타맙)'가 2차 치료부터 장벽을 낮추며 환우들에게 실질적인 새로운 기회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현장의 기쁨도 잠시, 임상가들의 표정에는 복잡한 딜레마가 스친다. "효과가 좋다는 것은 확실히 입증됐지만, 과연 이 비싼 약을 언제까지, 어떻게 써야 하는가"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암젠코리아는 1일 용산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에서 '소세포폐암 치료의 새로운 전환 – 임델트라로 달라지는 삶의 기회'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확장기 소세포폐암 치료 환경의 변화를 짚어보고, 임델트라가 지닌 임상적 가치와 향후 과제가 다뤄졌다.
임상 3상서 입증된 생존 연장…사망 위험 40%↓
임델트라는 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개발된 최초의 DLL3 표적 이중특이적 T세포 관여항체 (BiTE) 치료제로, 지난 2025년 5월 국내 확장기 소세포폐암 환자의 3차 이상 치료제로 허가된 데 이어, 올해 7월 백금기반 화학요법 중 또는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의 2차 치료로 적응증이 확대됐다.
이날 주요 임상 데이터와 국내 치료 전략의 변화를 발표한 한양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는 DeLLphi-304 연구 결과를 조명했다.
안 교수는 "지난 30여 년간 재발 또는 불응성 소세포폐암 치료에서 생존 개선을 확인한 치료제가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임델트라는 연구자가 선택한 항암화학요법(토포테칸, 러비넥테딘 또는 암루비신) 등을 비교한 다국가 임상 3상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13.6개월(95% CI, 11.1-NR)을 기록해 기존 항암화학요법 투여군의 8.3개월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고, 사망 위험을 40% 감소시켰다(HR 0.60, P<0.001)"고 밝혔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역시 임델트라 투여군에서 4.2개월로, 항암화학요법 투여군의 3.7개월 대비 연장되었으며, 치료 12개월 시점 무진행 생존율은 각각 20%와 4%로 나타났다.
특히 사전 정의된 하위군 분석에서 이전 혹은 현재 뇌전이가 있는 환자 하위군에서도 임델트라 투여군의 사망 위험이 항암화학요법 투여군보다 낮게 보고되며 미충족 수요를 해소했다.
안명주 교수는 "임상현장에서 30년 활동해 오면서 소세포폐암 분야에서 좋은 약제를 만난 것 같다"며 "아직 국내에서는 급여가 적요되고 있지 않아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는 제안이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에는 이미 표준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투약 기간 및 급여 문턱은 넘어야 할 산"
임상 현장에서는 임델트라의 2차 허가가 소세포폐암 치료의 전 주기(All-stage)를 아우르는 표준 치료(Standard)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한다. 초기에 집중적으로 치료해 완치(Cure) 가능성을 타깃팅할 수 있는 확실한 무기가 생겼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지만, 현장 임상가들이 마주한 현실적인 고민도 적지 않다.
우선 3년이라는 제한적인 투여 기간과 장기 생존 데이터의 상관관계, 그리고 비급여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임상 현장에서는 3년 투여 후 재발(Recurrence)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5년 이상으로 투여 기간을 넓히거나, 하이 리스크(High-risk) 환자군을 위한 세밀한 콤비네이션(병용) 어프로치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또한, 기존 백금기반 화학요법 중심의 R&D 투자 환경 속에서 신약 급여 등재가 지연될 경우, 국내 임상 연구의 방향성이나 환자 접근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회사 측은 구체적인 투약 주기와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안명주 교수는 투약 기간에 대한 질의에 "실제 임상 연구에서는 질병이 진행될 때까지 지속해서 투여하지만, 여러 현실적인 제반 여건으로 인해 EAP(동정적 사용 프로그램) 등에서는 3년으로 제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교수는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에서도 2년 투여가 과연 최적의 선택인지, 장기 투여가 더 유효한지에 대한 연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탈라타맙과 같은 T세포 인게이저(T-cell Engager) 역시 활성화된 T세포가 메모리 T세포로 전환되어 지속적인 항종양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일정 기간(2~3년) 투약 후 중단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안 교수는 "소세포폐암은 질환 특유의 생물학적(Biologic) 특성이 다른 만큼, 이에 맞는 차별화된 접근과 추가적인 임상 연구가 지속해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암젠코리아 신수희 대표는 "오랫동안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소세포폐암에서 BiTE 혁신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국내 환자와 의료진에게 소개할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환자 접근성을 높이고 소세포폐암 치료 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임델트라는 이러한 임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미국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소세포폐암 환자의 후속 전신 치료에 선호 요법(Preferred regimen)이자 Category 1으로 권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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