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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는 로봇부터 AI 내시경·차세대 PET까지…의료기기 미래는?

발행날짜: 2026-08-19 11:47:07 업데이트: 2026-08-19 11:48:44

KHF 2026, 첨단 의료기기 개발 및 의료현장 연계 전략 세미나 개최
AI·로봇으로 의료진 숙련도 의존성 낮추고 환자 기능 회복까지 도전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첨단 의료기기 개발 및 의료현장 연계 전략 세미나"에서는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개발 중인 글로벌 플래그십 의료기기 과제들이 소개됐다.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AI 로봇 내시경부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반 외골격 로봇, 차세대 디지털 PET까지 미래 의료기기 기술이 실제 사업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공통점은 단순히 성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AI와 로봇을 결합해 의료진의 숙련도 의존성을 낮추거나, 고가 장비의 성능을 유지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첨단 의료기기 개발 및 의료현장 연계 전략 세미나"에서는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개발 중인 글로벌 플래그십 의료기기 과제들이 소개됐다.

먼저 메디인테크는 내시경이 많이 사용되는 만큼 기존 방식의 한계도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내에서만 연간 약 2000만건의 내시경 검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의사가 손으로 직접 조작하는 기존 내시경은 장시간 시술에 따른 근골격계 부담과 피로 누적이 문제라는 것.

이치원 대표는 "피로도가 쌓이다 보면 육체적 피로도나 정신적 피로도가 쌓이고, 그러다 보면 ADR(Adenoma Detection Rate)이 떨어지게 된다"며 "결국 환자의 사망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메디인테크의 목표는 의사의 손을 단순히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AI가 환자마다 다른 해부학적 구조를 분석해 내시경의 방향을 자동으로 조향하고 병변을 지속적으로 추적함으로써 의료진이 병변을 찾고 치료하는 데 집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메디인테크는 기존 의사 중심의 내시경 조작을 AI와 로봇으로 자동화하는 "AI 기반 로봇 내시경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1기 사업을 통해 로봇 내시경 시스템을 개발하고 서울대병원 등 5개 대학병원에서 검증을 진행했으며 현재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2기 사업에서는 AI 자율조향 기능인 "EndoPilot", 병변을 화면 중앙에 유지하는 "EndoTrack" 등을 개발한다. 병변 크기 측정과 절제면 인식뿐 아니라 절제·지혈·봉합 등 치료 술기까지 로봇과 AI의 개입 범위를 확대한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마스터-슬레이브 방식의 로봇 매니퓰레이터를 결합해 두 개의 치료기구를 양팔처럼 조작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 대표는 "비단 이번 과제의 비즈니스 로봇 내시경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확장성은 훨씬 더 크다"며 자연개구부를 통한 수술인 NOTES까지 확장 가능한 기반 기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메디인테크 이치원 대표, 엔젤로보틱스 공경철 미래기술원장, 브라이토닉스이미징 이재성 대표

궁극적인 목표는 숙련된 의사에게 의존하는 고난도 내시경 술기를 AI와 로봇으로 보조해 비숙련 의료진도 보다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임상시험과 인허가, 신의료기술평가 및 보험급여화, 해외 특허 확보를 동시에 추진한다.

엔젤로보틱스가 바라보는 미래는 사람의 움직임을 보조하는 '입는 로봇'에서 사람의 의도 자체를 읽어 움직이는 로봇으로의 진화다.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미래기술원장은 "사람과 로봇이 동기화되는 가운데 어떤 인터페이스를 가져가야 하느냐가 가장 어려웠던 고민"이라며 이번 과제의 핵심으로 뇌신경 인터페이스를 꼽았다.

현재 웨어러블 로봇은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보조하는 수준이지만, 엔젤로보틱스는 뇌에서 운동 의도를 읽어 외골격 로봇을 움직이고, 다시 로봇에서 발생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양방향 피드백'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공 원장은 "신호를 읽어내서 사람이 원하는 행동을 만들어내는 것뿐 아니라, 그 물리적인 서비스로부터 만들어진 정보를 다시 사람에게 인식시키는 양방향 루프는 아직 전 세계 어디에서도 제대로 성공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뇌 피질 내부에 전극을 삽입하는 침습형 방식과 뇌 표면에 전극을 부착하는 ECoG 계열 기술을 함께 검토해 하이브리드형 뇌신경 인터페이스를 개발한다. 여기에 AI 기반 신호 디코딩·인코딩 기술을 적용해 뇌의 운동 의도를 계층적으로 해석하고 전신 외골격 로봇을 제어한다.

사업화 과정에서는 뇌신경 인터페이스와 외골격 로봇을 각각 독립적인 의료기기로 개발·인허가한 뒤 최종적으로 조합형 의료기기로 묶는 "멀티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공 원장은 "전체 문제를 하나로 봐서 하나의 난제를 풀기보다는 이걸 좀 더 쪼개서 맞춤형 난제 해결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하지마비 환자 중심의 활용을 사지마비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장애인 재활을 넘어 인간의 의도를 로봇에 전달하는 "아바타" 기술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뇌신경 인터페이스는 장기간 안전성, 임상시험과 인허가 등 아직 넘어야 할 장벽이 적지 않다.

브라이토닉스이미징은 차세대 디지털 PET을 통해 고가 영상진단장비의 국산화와 가격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노린다.

이재성 대표는 CT와 MRI가 주로 신체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반면 PET는 구조적 변화가 발생하기 전 생리·생화학적 변화를 포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진단에 중요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암과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뿐 아니라 방사성의약품 치료와 결합한 테라노스틱스 시장의 성장으로 PET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전신 PET/CT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로 GE 헬스케어와 지멘스 헬시니어스 등 글로벌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브라이토닉스이미징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만을 추구하기보다 성능과 가격을 함께 잡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대표는 "기술적으로도 뛰어나지만 실제로 상용화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기술뿐만 아니라 단가도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높은 검출 효율을 확보할 수 있는 BGO 계열 섬광결정을 기반으로 체렌코프 광을 활용해 타이밍 성능을 개선한다. 여기에 AI 기반 노이즈 저감과 영상 재구성, 감쇠 보정 등을 적용해 하드웨어 비용을 낮추면서 영상 품질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PET 장비가 아직 국산화돼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국산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최종적으로 아주 성능이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 PET/CT 국산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결국 미래 의료기기의 경쟁력은 '세계 최초'라는 기술적 타이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연자들의 판단. 실제 의료진의 워크플로에 적용할 수 있는지,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할 수 있는지, 인허가와 보험급여를 통과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존 제품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가 사업화의 성패라는 것이 공통 조언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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