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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기기·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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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드 한장으로 재발 위험 계산…의사 결정 파고드는 AI

발행날짜: 2026-05-15 05:20:00

인공지능 기반 유방암 전이 예측 플랫폼 마침내 상용화
영상 판독 보조 넘어 항암제 선택 등 치료 결정 시대 열어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병리 슬라이드 하나만 넣으면 동반 진단을 넘어 재발 위험까지 예측하는 의료 인공지능 플랫폼이 상용화되며 AI의 방향성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초기 의료 AI 시장이 CT와 MRI, 엑스레이에서 병변을 찾는 것을 돕는 진단보조 기능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환자의 치료 방향과 재발 위험까지 예측하는 의사 결정에 관여하고 있는 셈이다.

슬라이드 한장만으로 유방암 전이와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나왔다(사진=AI 생성).

14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아테라(Artera)가 조기 유방암 환자의 원격 전이 위험을 예측하는 AI 플랫폼 아테라AI 브레스트(ArteraAI Breast)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AI는 초기 호르몬수용체 양성(HR+), HER2 음성(HER2-) 침습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병리 이미지와 임상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환자를 분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즉, 멀티모달을 중심으로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으로 환자를 분류한 뒤 이를 통해 어떤 환자가 보다 강한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하고 어떤 환자는 지켜봐도 좋은지를 판별해준다는 의미다.

아테라AI 브레스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 단순히 암을 찾아내고 알려주는 이른바 '탐지 AI'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존 의료 AI 상당수는 CT나 MRI 영상에 병변을 표시하거나 영상 이상 여부를 탐지하는 역할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플랫폼은 암의 존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진단된 암 환자의 향후 위험도를 예측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암이 있는가를 넘어서 이 환자가 앞으로 얼마나 위험한가를 계산하는 AI라는 의미다.

아테라의 플랫폼은 수술 조직 슬라이드를 디지털 병리 이미지로 변환한 뒤 여기에 환자의 임상 정보를 함께 결합하는 멀티모달 AI(MMAI·Multimodal Artificial Intelligence) 구조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이 AI는 환자의 원격 전이 가능성을 예측하는 위험 점수를 생성한다. 조기 HR+/HER2- 유방암은 환자 수가 매우 많지만 실제 재발 위험은 환자마다 상당히 다르다는 점에서 이런 위험도 분류의 중요성이 크다.

일부 환자는 항호르몬 치료만으로 충분하지만, 고위험군은 항암화학요법(chemotherapy)을 추가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누가 얼마나 위험한가를 더 정밀하게 가려내는데 있다는 뜻이다.

물론 유사한 기능을 하는 의료 AI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유방암 치료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재발 위험 평가 도구 중 하나는 이그잭트 사이언시스(Exact Sciences)의 온코타입DX(Oncotype DX)다. 이 검사는 종양 유전자 발현을 분석해 재발 가능성과 항암치료 필요성을 평가한다.

문제는 비용과 시간이다. 유전자 기반 분석은 상대적으로 고가이고 검사 시간이 걸린다. 일부 의료기관은 접근성에도 제한이 있다.

반면 아테라AI 브레스트는 기존 병리 슬라이드와 임상 데이터만으로 위험도를 계산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포인트를 갖는다. 추가 조직 채취나 별도 유전자 분석 없이 이미 확보된 병리 데이터를 활용하는 구조다.

실제로 아테라는 이 플랫폼이 기존 병리 워크플로우 안에서 작동할 수 있으며 결과를 1~2일 내에 받아볼 수 있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 있다.

의료 AI가 단순히 진단 보조를 넘어 병원 운영 효율성과 비용 구조까지 바꾸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렇다면 이 아테라AI 브레스트가 임상적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과잉치료와 과소치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방암 치료의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치료 강도를 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너무 강한 치료를 하면 환자는 불필요한 독성과 부작용을 겪게 된다. 반대로 치료가 부족하면 재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조기 HR+/HER2- 유방암은 환자군이 넓고 예후 스펙트럼도 다양해 이런 고민이 더 크다.

아테라AI 브레스트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다.환자를 MMAI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으로 나누고 이를 통해 치료 강도를 보다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특히 허가 임상인 'NSABP B-20' 연구 분석에서 MMAI 저위험군 환자는 추가 항암치료 이득이 거의 없었던 반면 고위험군에서는 의미 있는 항암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멀티모달이다. 기존 의료 AI 상당수는 단일 데이터에 의존해 온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영상 AI는 CT만 보고, 병리 AI는 조직 이미지만 보는 구조였다. 하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영상·병리·임상 변수·유전자 정보가 동시에 작동한다.

이에 맞춰 아테라는 디지털 병리 이미지와 환자 임상 정보를 함께 분석하는 구조를 택했다. 이른바 멀티모달 AI다.

이는 최근 의료 AI 산업 전체가 가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이미 의료 AI 경쟁은 단순 영상 판독 정확도가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데이터를 연결해 실제 임상 결정을 지원할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 의료 AI가 영상을 보는 소프트웨어에서 실제 임상적 의사 결정을 돕는 조언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현재 의료 AI 시장 경쟁은 크게 세 축으로 나뉜다.

일단 가장 먼저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 바로 영상 판독 AI로 루닛과 뷰노, AI독(Aidoc), 큐어AI(Qure ai) 같은 기업들이 CT·엑스레이 기반 탐지 AI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두 번째는 디지털 병리 AI다. 패스AI(PathAI), 템퍼스AI(Tempus AI) 등이 이 시장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로슈와 다나허(Danaher), 필립스(Philips) 같은 글로벌 진단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분위기다.

세 번째는 멀티모달 AI 기반 정밀의료 플랫폼이다. 아테라는 바로 이 영역에 가깝다. 단순 영상 분석이 아니라 병리·임상 데이터·예후 예측·치료 의사결정을 연결하는 방향이다.

이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 알고리즘 정확도가 아니다. 얼마나 많은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실제 병원 워크플로우 안에 자연스럽게 통합할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만큼 이번에 아테라AI 브레스트가 FDA 허들을 넘은 것은 의료 AI 시장에서 상징성이 크다. 그동안 의료 AI는 실제 임상에서 활용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많은 AI가 단순 보조 기능에 머물렀고, 실제 치료 방향을 바꾸는 수준까지는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테라AI 브레스트는 방향성이 다르다. 이 플랫은 실제로 항암치료 여부와 치료 강도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AI가 이제 진짜 치료 의사결정 과정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아테라 관계자는 "이번 FDA 승인은 멀티모달 의료 AI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며 "의료진을 넘어 환자와 병원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AI 모델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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