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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단

초고령화 해법 대두된 의료 AI…"국산 모델 확보가 관건"

발행날짜: 2026-02-24 05:30:00

한국형 의료특화 AI 개발 세미나에서 전문가들 한 목소리
의료 데이터 통합 중요 "클라우드 플랫폼 시장 선점해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개인별, 지역별 의료 격차 문제가 지속되면서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의료 인공지능(AI)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초고령사회로 인한 의료 체계에 위기가 촉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AI 시스템을 구원투수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3일 서울대학교·서울대병원·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한국형 의료특화 AI 개발 공동 세미나'를 개최하고 의료 AI의 가능성과 국내 실정에 맞는 발전 방향을 점검했다.

서울대학교·서울대병원·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공동 세미나를 개최하고 의료 AI의 가능성과 국내 실정에 맞는 발전 방향을 점검했다.

■멈출 수 없는 의료 AI "국산 파운데이션 모델로 주권 지켜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서준범 기본의료TF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 의료 위기 극복을 위해 AI 기반 디지털 전환이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서 위원장은 의료 AI가 특정 질환을 진단하는 보조 도구에서 전공의 수준의 지능을 갖춘 생성형 AI로 진화했다고 짚었다. 특히 파운데이션 모델의 등장은 정밀 의료와 예방 의료 구현에 필요한 막대한 인적 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AI를 통한 혁신의 주요 방향성으론 생산성 향상과 의료 질 개선을 꼽았다. 이미 진료 기록 자동 작성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하는 등 의료진이 환자에게 집중할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 특히 임상 의사결정 보조 시스템(CDSS)은 수억 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 예측과 의료비 절감을 돕고 있다는 설명이다.

의료 접근성 강화 측면에선 원격 협진 모델의 유효성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1차 의료기관의 진료 수준을 대학병원급으로 높여 환자가 거주지 근처에서 정확한 진료를 받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상 간호사 등을 활용한 환자 의료 지식 접근성 향상과 연속적인 건강 관리도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그는 이런 혁신이 국민 건강권과 의료 주권으로 이어지기 위해 국내 공공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모델에만 의존할 경우 한국의 특수한 의료 상황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구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단순 인력 확충을 넘어 디지털 전환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 데이터와 모델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현장 피드백을 지속 반영해 전체 의료 시스템에 지능형 기술이 스며들게 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서 위원장은 "기본 의료의 실현은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의료의 수준을 높이는 디지털 전환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현재 수립 중인 행동 계획을 통해 데이터 확충과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에 주력해 AI 기본 의료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좋은 의도로 시작한 제도라도 시행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장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전체 의료 시스템에 지능형 기술이 스며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서준범 기본의료TF장과 예종철 위원은 의료 AI의 효용성을 강조하며 국가 차원의 파운데이션 모델 필요성을 강조했다.

■데이터 기반 질병 예측 기대 "AI 에이전트가 의료 위기 대책"

이어진 발제에서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예종철 위원은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통한 의료 시스템 효율성 극대화와 미래 질병 예측 청사진을 조명했다.

그는 보건의료 파운데이션 모델의 핵심은 구조화된 환자 데이터와 임상 기록 등을 AI와 연결해 미래 질병을 예측하는 데 있다고 짚었다.

뉴욕대학교의 연구나 덴마크 환자군에서 성능을 입증한 델파이 모델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모델이 특정 병원을 넘어 국가 간 전이 학습에서도 유효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 기업 에픽의 경우 3억 명의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상 결정 지원과 병원 물류 관리를 통합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비구조화 데이터를 활용한 거대언어모델(LLM)의 효용성도 입증됐다. 실제 최근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된 중국의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챗봇 문진 리포트 도입만으로 진료 시간이 약 30%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 업무 부담을 줄이고 병원 운영 수익을 개선하는 AI의 효용성이 입증된 것.

마지막으로 그는 국내 의료 AI가 병원별 특화 모델에서 국가 중심의 거대 파운데이션 모델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우리나라에선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결합 이슈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렇게 계층적 통합 시스템이 구축되면 질병 예방부터 치료까지의 전 과정에서 AI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 위원은 "이미 보건의료 데이터를 파운데이션 모델에 적용해 미래 질병 확률을 예측하는 연구가 본격화됐다"며 "향후 국가 중심의 거대한 데이터 체계와 멀티모달 기술이 결합해 의료 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미국 에픽의 사례처럼 임상 지원을 넘어 병원 로지스틱스 전반을 AI가 관리하는 시스템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헬스케어AI연구원 이형철 부원장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의료 시스템 붕괴를 경고하며 AI 에이전트를 필두로 한 디지털 전환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 부원장은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상회하는 현 상황이 지속되면, 2033년 건강보험 적자가 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의료진 번아웃과 필수 의료 위기를 해결하려면, 기존의 진단 보조를 넘어 병원 내부의 복잡한 업무를 최적화하고 추론하는 AI 에이전트 도입이 필수라는 시각이다.

혁신을 뒷받침할 데이터 환경도 마련됐다. 서울대병원은 한국형 보건의료 데이터 플랫폼(KHDP)을 통해 합성 데이터와 사망 환자 정보를 활용한 익명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16만 명 규모의 수술 환자 데이터를 국제 표준인 파이어(FHIR) 형태로 공개하는 등 기술 개발 규제 장벽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헬스케어AI연구원 이형철 부원장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박상민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조명했다.

■분절된 의료정보 통합 필요 "한국형 모델 개발로 글로벌 선점해야"

국산 의료 특화 모델의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네이버와 공동 개발한 케이메드(K-Med) AI 모델은 한국 의사 면허 시험에서 96점을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성적을 거뒀다. 이는 해외 모델 사용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해소하고 국내 의료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기반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또 서울대병원이 개발한 의료 AI 에이전트 플랫폼 'SNUH.AI'를 통해 ▲EMR 작성 ▲의무 기록 검증 ▲IRB 심의 자동화 등으로 환자 안전과 업무 효율을 동시에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 부원장은 미국의 혁신 모델을 참고해 의료기관 망 분리 완화와 국가적 GPU 인프라 지원 등 정부 차원의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정부가 이끌고 기업이 뒤따르는 미국식 혁신 모델을 참고해 우리나라도 국가 AI 데이터센터 등을 활용한 헬스케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다만 현재 의료기관은 망 분리 정책 등으로 인해 AI 활용에 제약이 있는데 이런 규제들이 풀릴 필요가 있다. 우리가 개발한 AI가 전 세계 많은 사람의 건강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박상민 교수는 분절된 의료체계 통합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AI 병원 정보 시스템(HIS) 도입을 제안했다. 국공립 병원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해 흩어진 정보를 연계하고 AI가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특히 국가 단위 데이터를 통합한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스타트업기업 등의 솔루션이 활용될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 현장 연동 문제와 관련해선 AI 플러그인 에코 시스템으로 해결해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의료 질 향상과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실행 로드맵으로 국공립 중심의 클라우드 AI HIS 도입과 데이터 레이크하우스 검증을 거쳐 플러그인 및 코파일럿 시스템을 패키지화해 수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데이터 인프라 구축과 한국형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이 시너지를 낸다면 산업적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작년부터 시행된 디지털 의료 제품법을 토대로 다양한 디지털 의료 기기가 개발되고 있다"며 "의료 현장의 피드백을 반영한 구조 설계와 선제적 투자가 이뤄진다면 국제 사회에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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