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이 고도화되면서 속속 임상 현장에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의사들의 실력 저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AI의 도움을 받으면 받을 수록 전문의가 수련과 임상 경험을 통해 익혔던 '기술'이 점점 퇴화한다는 것이 실제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13일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는 인공지능 도입이 전문의의 기술 퇴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10.1016/S2468-1253(25)00133-5).
현재 의료 인공지능은 단순한 진단 보조를 넘어 전문의가 판단하기 힘든 악화를 예측하고 나아가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이미 의료 인공지능이 속속 도입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기술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는 상태.
하지만 이러한 의료 인공지능의 도입이 전문의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부분들만 강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기술 발달에 힘입어 긍정론만이 부각되고 있다는 의미다.
폴란드 실레리아 의과대학 마르친 로마치크(Marcin Romańczyk)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에 대한 부정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과연 의료 인공지능이 정말 모든 면에서 좋은 면만 있는 것인지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2021년 9월부터 부터 2022년 3월까지 폴란드 내 4개 대학병원에서 의료 인공지능의 도입 전후 변화를 추적 관찰했다.
2021년 말 각 대학병원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지원하는 인공지능이 도입됐다는 점에서 무작위로 환자와 전문의를 배치해 도입 전후 변화를 살펴본 것이다.
그 결과 이 기간 중 1443건의 대장 내시경 검사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서 795건은 인공지능 도입 전에 시행됐으며 648건은 도입 후 검사가 이뤄졌다.
또한 검사에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2000건 이상 시행해본 경력 10년 이상의 내시경 전문의들이 참여했다.
분석 결과 대장내시경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은 검사에서 전암성 선종의 평균 검출률은 28.4%를 기록했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사용하다가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이 검출률은 22.4%로 크게 감소했다. 상대적 비교 결과 같은 전문의라 하더라도 검출률이 순식간에 20%나 떨어진 셈이다.
반면 이 전문의가 다시 인공지능을 쓸 경우 선종 검출률은 25.4%로 다시 올라갔다.
불과 몇 달만에 대장내시경을 하는 전문의가 인공지능에 의존하게 됐으며 이 기능이 갑자기 없어질 경우 그 전에 있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
마르친 도마치크 교수는 "불과 몇 달전 평균 28.4%의 검출률을 보였던 숙련된 전문의가 인공지능을 사용한지 수개월만에 22.4%로 검출률이 떨어진 것은 매우 놀라운 결과"라며 "특히 바로 다시 인공지능이 개입하면 25.4%로 올라간 것은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모든 과정이 무작위로 이뤄져 다른 요인이 개입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이는 전문의가 어느새 인공지능에 의존하면서 본인의 실력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매우 정기적인 의료 인공지능의 의사에게 부정적 영향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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