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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알씩 먹는 노인들…당뇨병 관리 사각지대 해법 필요"

발행날짜: 2025-07-03 05:30:00

[학회라운지]윤재승 노인당뇨병TFT 간사(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
"65세 이상 당뇨병 두 배 증가…노인형 진료 체계 개발 착수"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어면서 국내의 당뇨병 '대란' 경고음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노인 당뇨병은 폭증 수준이다.

실제로 65세 이상 신규 당뇨병 환자 수는 10년 새 연평균 2배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급증하는 환자 수에 비해 이들을 위한 맞춤형 진료체계 및 관리 전략은 여전히 부재하다는 점.

특히 고령층 다수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치매, 심혈관질환 등 복합 만성질환을 동반하고 있음에도 진료는 여전히 질환 단위로 파편화돼, 다약제 복용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노인 맞춤형 관리 체계 연구에 나선 윤재승 노인당뇨병TFT 간사(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에게 국내 노인 당뇨병 현황 및 관리 체계 개선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노인 당뇨병 환자 급증…현 관리 체계로는 역부족

윤재승 교수팀이 최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약 260만명의 노인의 당뇨병 임상 특성을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첫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는 2011~2012년 10만명에서 2019~2022년 22만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0년 이상의 장기 당뇨병 환자도 30만명에서 80만명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노인 당뇨병 환자의 75% 이상이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주요 만성질환을 동반하고, 치매, 심부전, 만성콩팥병 유병률도 지속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윤재승 노인당뇨병TFT 간사(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

이와 관련 윤 교수는 "노인 당뇨병 급증의 원인은 고령화는 물론, 고령 환자에서의 비만율 증가와 운동량 저하, 생활습관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특히 한국처럼 급속한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것도 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당뇨병은 단순한 혈당 수치 조절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합병증을 동반하는 복합질환"이라며 "시스템 차원의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료비와 사회적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고령 당뇨병 환자의 대표적 사망 원인으로 말기 신부전과 치매가 명확히 드러났다.

하지만 실상은 혈청 크레아티닌이나 단백뇨 같은 기초 검사조차 누락되는 사례가 많을 뿐더러 검사의 필요성을 인지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진료 역시 뇌졸중·심장질환·당뇨 등으로 분산되면서 환자 본인조차 자신이 어떤 약을 왜 먹는지 모르는 경우도 흔하다.

윤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의 문턱이 낮은 국내 의료 특성 및 약 복용을 선호하는 문화, 의료 쇼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당뇨병 환자가 여러 과를 돌며 약을 타는 현상이 빈번하다"며 "이번 연구에서도 당뇨병 환자들은 평균 9개 이상의 약제를 복용하고 있었는데, 이는 당뇨병이 없는 노인에 비해 2배 많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20개 이상의 약제를 복용하는 노인 당뇨병 환자 비율도 5.5%에 달해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었다"며 "질환 중심에서 벗어나, 환자 중심의 통합 진료 체계로 전환하지 않으면 이와 같은 다약제 복용과 같은 부작용의 근본적 해결은 어려울 수 있다"고 제시했다.

'주치의 개념'과 같은 통합 관리가 노인 당뇨병 관리의 핵심 전략이라는 것이 그의 판단.

윤 교수는 "주치의처럼 꼭 한 명의 의사가 진료하고 모든 약을 처방하자는 게 아니라, 중심이 되는 담당 의사가 환자의 상태 전반을 파악하고 조율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영양 상태, 인지기능, 일상생활능력, 사회적 지지 기반까지 모두 엮여 있는 고령 당뇨병 환자에겐 이런 통합적 관리가 예후와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고령자 특성 감안해야…맞춤형 관리 프로토콜 개발 착수

무엇보다 노인 당뇨병 환자만의 '독자적 관리 체계'가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노인 환자들은 인지 능력, 기억력, 이해력, 복약 순응도가 청년에 비해 확연히 떨어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당뇨병 관리 모델로는 적절한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윤 교수는 자체적으로 노인 당뇨병 적정 관리 프로토콜 개발 및 실증 연구에 나섰다.

윤 교수는 "예를 들어 교육 자료도 젊은 당뇨병 환자에게는 잘 맞을 수 있지만, 노인에게는 너무 복잡하고 전달 방식 자체가 낯설 수 있다"며 "그 차이를 고려한 시스템 설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노인 당뇨병 발병 현황 연구는 질병청의 국립보건연구원의 과제로 수행됐고, 1차 분석은 완료한 상태"라며 "올해는 기존의 단순 혈당 조절 모델이 아닌, 생활습관, 영양, 약제 조합, 인지기능, 동반 질환까지 포괄하는 노인 당뇨병을 어떻게 적정 관리를 할 것인지에 대한 프로토콜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교육 영역까지 포함된 입체적 접근을 강조했다.

윤재승 교수는 "일반 교육 자료로 노인 환자에게 건강 정보를 이해시키거나 실천하도록 설득하긴 어렵다"며 "복잡한 그래프나 용어 대신, 눈에 잘 들어오고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30~40장 분량의 고령 환자 전용 교육자료를 제작해, 올해 하반기 ICDM 국제학술대회에서 정식 발표할 예정"이라며 "기존 당뇨병 교육자료와는 차별화된 시도이며, 노인의 이해력·인지력을 고려한 친화적 교육은 예후 개선과도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일련의 활동은 학회가 수년째 외치고 있는 '당뇨병 대란' 우려와 맞닿아 있다. 윤 교수는 "노인 당뇨병 진료 지침은 아직 전문가 권고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관련 연구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현장의 치료 방향성을 정교화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연구 지원와 이를 근거로 한 국가 차원의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최근 '노인 당뇨병 위험점수 산출 도구'도 개발해, 환자 스스로 자신의 건강 위험도를 예측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지표는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 포스터 구연 발표에 이어 하반기 한일 공동 당뇨병 포럼에서도 발표된다.

윤재승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학회 차원의 노력이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있다"며 "작년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표된 당뇨병 팩트시트를 보면 노인 당뇨병에서의 생활습관 관리 수준이라든지 전반적인 의학적 대응은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전체적으로 인구가 고령화되고 여러 사회 환경 및 생활습관이 변화함에 따라서 당뇨병 인구의 증가는 다소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며 "따라서 문제는 늘어나는 환자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예방할 것이냐는 적정 관리 프로토콜 개발 및 적용에 있다"고 했다.

그는 "노인 당뇨병에 대해 조사하면서 의외로 노인 당뇨병 관련 연구가 부족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며 "더 이상은 진료실 안의 혈당 관리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는 점에서 환자 삶 전체를 꿰뚫는 관리 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학문적 기반과 정책적 뒷받침이 함께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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