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갈등 속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학회 운영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일부 학회는 지난해부터 전공의들의 학술대회 참여율이 급감하면서 수억원 규모의 결손이 발생,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다.
8일 의학계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장기화에 따른 학회들의 경제적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이후 전공의 무료 등록 정책을 펼쳤던 A학회는 유료 등록 정책으로 최근 전환했다.
A학회의 경우 학술대회 등록자 중 전공의의 비율이 약 50%에 달해 전공의 사직 사태 초기부터 물리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A학회 관계자는 "전공의 수가 연간 약 300명 수준이었는데, 지난해부터 전공의들이 대거 집단 사직하면서 학술대회 전공의 참석자 수가 100명 이하로 급감했다"며 "학술대회 등록비 무료 정책까지 펼쳤지만 참여를 유도하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학회는 지난해 전공의 대상 무료 등록 정책을 시행하며 전반기엔 일정 효과를 거뒀지만, 후반기부터는 무료화에도 불구하고 참석률이 더 낮아지는 역효과를 겪은 것.
그는 "올해 전공의들이 일부 복귀하긴 했지만 여전히 전체의 3분의 1 수준인 90여 명만 참석했다"며 "이마저도 6번 학술대회 중에 3번은 이수해야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정도 인원이 등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무료 정책의 실효성이 낮아져 등록비를 다시 정상화했지만, 전체적인 수입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며 "더 큰 문제는 학술대회 수입 외에도 전문의 시험 응시료 등 전공의 관련 수입 전반이 사라졌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전문의 응시자의 급감으로 응시료 수입이 줄어들었지만 응시자 수에 상관없이 출제 문제 작성을 위한 1~2억원 대의 비용은 고정비로 계속 지출되는 상황이다.
A학회 관계자는 "90명이 응시하든, 300명이 응시하든 억 단위에 달하는 전문의 출제 문제 작성료는 고정비로 계속 들어가게 돼 있어 상대적으로 전공의 사직 비중이 높은 곳일수록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학술대회 등록비, 응시료 등 각종 수입 등 작년 학회가 자체 집계한 전공의 결손에 따른 누적 손실액은 5억원"이라고 밝혔다.
학술 활동 위축이 저널 운영비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공의의 당직 빈 자리를 교수들이 떠안으면서 논문 제출 감소가 현실화된 것. 국내 소규모 저널이나 학술지들이 발간 중단 위기에 몰리고 있고, 실제 논문 게재 수는 전년 대비 최대 70~80%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KAMS에 따르면 모든 의학 분야에서 학문적 활동이 감소해 2024년 연례 학술 심포지엄의 초록 제출 건수는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했으며, 대한내과학회가 80% 이상으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저널의 투고료 및 게재료(논문 처리비용, APC)는 국내 저널의 경우 운영비의 30~60%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일부 소규모 국내 저널의 경우 심사료 등의 고정비 지출이 저널 투고료를 넘어섰다.
'한국의 의학 연구 부흥: 복원 로드맵'을 발표했던 대한의학회 저널 JKMS 유진홍 편집장(부천성모병원 감염내과)은 "투고 논문의 감소는 JKMS를 비롯한 국내 학술지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학술 보급 인프라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며 "학술지에 대한 긴급 자금 지원뿐 아니라 국내 출판물에 대한 학술 학점 증대 또는 출판 수수료 전액 보장 정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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