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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판례칼럼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대응하는 자세

오승준 변호사
발행날짜: 2023-10-30 05:00:00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대응하는 자세

강남구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A원장은 최근 보건복지부 “실태조사”라는 것을 받게 됐다. 보건복지부 공무원은 5일이라는 기간 동안 의료법 제33조 제2항 위반 여부를 조사하겠다면서 여러가지 자료들을 요청하였는데, 분위기가 통상적인 현지조사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부랴부랴 법조문을 찾아보니, 의료법 제33조 제2항은 다음아닌, 병원의 개설 자격에 관한 조항, 즉 사무장병원을 금지하는 내용이었다. 쉽게 말해 A원장은 사무장병원의 개설자로 의심되어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실태조사 제도 개요

2020. 12. 29. 개정 의료법에는 제33조의3, 실태조사 제도가 도입되었다.

제33조의3(실태조사)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제33조제2항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자가 개설ㆍ운영하는 의료기관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조사(이하 이 조에서 “실태조사”라 한다)를 실시하고, 위법이 확정된 경우 그 결과를 공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수사기관의 수사로 제33조제2항을 위반한 의료기관의 위법이 확정된 경우도 공표 대상에 포함한다.

② 보건복지부장관은 실태조사를 위하여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관련 기관ㆍ법인 또는 단체 등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요청을 받은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에 협조하여야 한다.

③ 실태조사의 시기ㆍ방법 및 결과 공표의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제28조의2(실태조사의 시기ㆍ방법)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법 제33조의3제1항 전단에 따른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자가 개설ㆍ운영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실태조사(이하 이 조에서 “실태조사”라 한다)를 매년 실시해야 한다.

② 실태조사는 현장조사, 문서열람 등의 방법으로 실시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조사 대상자에게 법 제61조에 따라 보고를 명하거나 법 제61조의2에 따라 자료의 제출 또는 의견의 진술 등을 요청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법상에 근거한 “현지조사”가 요양기관의 요양급여 및 비용의 청구가 적법·타당한지 여부 및 청구한 진료내역의 사실여부 등에 관한 것이라면, 실태조사는 주로 개설 자격, 비의료인과의 동업 여부, 실질적 개설자의 파악 등에 그 주안점을 두고 있다.

조사는 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여 검토하고 관계자들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는데, 관련 대법원 판례의 태도에 따라 “비의료인이 그 의료기관의 시설과 인력의 충원ㆍ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그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였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검토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2629 판결 등).

즉, 그 병원의 개설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였는지, 혹시 개설자금을 분담한 비의료인(법인 포함)이 존재하는지, 그 비의료인에 대한 수익 배분 약정이 있었는지, 실제 병원의 자금 흐름을 보았을 때 수익 배분이 있었다고 볼 수 있을지, 동업 약정은 없는지, 병원 운영의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게 된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병원 개설 자금을 누가 얼마나 어떻게 마련했는지의 문제인제, 이 부분을 명확히 소명하지 못한다면 조사의 첫 단추부터 어긋나게 되므로, 아주 강도 높은 조사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위 A원장의 경우 실제로 개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 유명 성형외과의 마케터 출신이라는 사람들의 제안을 받은 바 있는데, 그들은 자신의 자금을 투자하여 A원장의 개원자금을 50% 이상 아낄 수 있게 해주고, 개원 이후에는 책임지고 경영 관리를 해줄 것이며, 병원의 매출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원장의 최소 급여까지 보장해주겠다는 말로 A원장을 유혹했다.

투자 리스크와 병원 경영의 리스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에 솔깃한 제안이었으나, 법률 검토 결과 99% 사무장병원에 해당한다는 변호사의 자문을 수용하여 그들의 투자를 일체 거부하고, 병원의 마케팅과 인사 관리 등을 맡기는 단순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며 관계를 이어갔다. 계약상 이 마케팅회사(MSO)가 가져가는 컨설팅 수수료율을 매출의 15%라는 일정 비율로 약정했다는 점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투자를 일절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수익금 배분으로 볼 수 없었다는 판단이 들었다. 또 계약상 언제라도 이 계약을 파기하고 주도권을 되찾아올 수 있었다.

이런 내용을 자료와 함께 적극적으로 어필하였고, 담당 공무원과의 인터뷰에서도 모든 사실을 털어놓으며 최대한 진솔하게 조사에 응하였다.

위와 같은 A원장의 사례는 실제 개원 당시의 유혹을 이겨내고 당당히 자신의 병원을 개원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다소 찝찝한 요소가 몇 가지 있다고 하더라도, (예를 들어서 컨설팅 수수료를 15%씩 준다거나, 병원 통장 관리는 MSO 법인에 맡긴다거나, MSO 법인이 인사권까지 쥐락펴락 한다는 점 등), 전반적으로 A원장이라는 사람이 경영에 자신이 없어서 전문가에게 맡긴 것일 뿐 악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조사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최대한 숨김없이 자료를 제출하며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조사를 받는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문제는 사실상 비의료인에게 귀속된 병원, 1인1개소 원칙을 위반하여 법인에서 개설 자금을 투여한 네트워크 병원, 전대차 구조를 취하며 보증금을 부담하지 않은 병원, 순이익의 50%에 가까운 과도한 수익을 배분해온 병원 등 일견 사무장 병원으로 볼 수 있는 여러 위법한 요소들을 두루 가지고 있는 병원들이다. 사무장병원을 하다가 걸리면 터뜨리겠다는 나쁜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사람들도 많고, 이런 사건들은 방어가 어렵지만, 법률검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개원 자금을 끌어모으다 보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주도권을 내주고 아리송한 경계에 있는 원장들도 참 많다. 이런 사례들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이라 할 수 있겠다.

“처음에 투자받은 돈을 대여금으로 처리하고 차용증을 쓰면 안되나요?” 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들 하시는데, 사람 머리가 다 거기서 거기라서 누구나 비슷한 변명을 한다. 이렇게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변명으로는 조사 전문가들의 눈을 피해갈 수 없다.

병원을 개설하기 위해 자신이 어디서 어떻게 돈을 끌어모았는지 하나하나 점검하여 근거 자료를 준비하고, 비의료인과 작성한 계약서들을 확인하여 실제 통장 거래 내역과 맞춰보고, 설명하기 어려운 지출내역이 있는지 또한 확인해보고, 직원 명단, 법인카드 사용 내역 기타 제출 자료들을 밤을 새서라도 체크하여 완벽한 설명이 가능하도록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조사관들이 요구하는 자료를 수동적으로 제출하는데 그치지 말고, 애매한 부분이 있으면 그 애매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다른 자료들과 함께 의견서를 적극 제출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의견서 작성과 자료 준비는 변호사 등 전문가와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

맺음말

가장 안타까웠던 사례는, 개원을 하는 과정에서 자본이 있는 회사의 도움을 받게 되었는데, 실제로는 투자를 받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법률상 불리한 여러 계약서와 확약서들을 작성함으로써 그것이 유죄의 근거가 된 사례다. (10년전 사안이므로 실태조사 사례는 아니고, 의료법 위반 처벌 사례이다.) 해당 원장은 병원의 경영 수익을 하나도 보장받지 못하고 적자를 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주식회사가 원장의 수익을 보장해준다는 약속이 담긴 서류, 동업계약서를 비롯한 온갖 불리한 증거가 발견되어 결국 형사 처벌 및 자격정지 처분을 받게 되었다. 법률의 무지에서 비롯된 일이다.

실태조사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개원 단계부터 철저한 법률검토와 근거자료 작성이 더욱 중요하다. 개원 이후라도 찝찝한 부분이 있다면 수정하고, 갚을 것은 갚으면, 법적 책임과 재산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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