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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이 필요한 소청과‧응급의료 문제

발행날짜: 2023-06-09 05:30:00

박양명 의료경제팀 기자

"각자도생이다. 목소리가 통합되지 않고 나온다. 중구난방이다."
"학회는 현재 위기에 대한 대책, 글로 된 논리가 없다."

최근 응급실 뺑뺑이 사건, 소아청소년과 의사 부족 문제가 사회적 화두에 오르면서 관련 진료과 의사들에게 종종 듣고 있는 내부 비판의 목소리다.

보건복지부는 연일 '필수의료' 살리기라는 대명제 하에 응급의료, 소아청소년 관련 의료 대책을 발표하고는 학회, 의사회 등과 간담회를 가지며 의견을 취합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대책을 발표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그렇다고 뭔가 관련 의료환경이 획기적으로 바뀌지는 않고 있다. 2008년 우리나라와 비슷한 응급실 뺑뺑이 사건을 겪고 두 달 만에 대책을 마련해 시행까지 했던 일본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회와 의사회는 저수가 현실을 한탄하며 정부의 파격적인 투자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반복적으로 내고 있다.

어찌 보면 한목소리를 내는 것 같아 보이지만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학회와 의사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함과 동시에 발전적인 대책을 근거와 함께 제시해야 한다. 저수가인 현실은 당장에 획기적으로 바꾸기 힘든 상황에서 수가의 파격 인상도 중요한 주제이지만 저수가인 상황에서 타개책도 현실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파격적인' 투자라는 거시적인 목소리만 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저수가' 속에서 의료인의 사명감에 기반해 의료체계가 굴러가고 있다는 것을 적어도 보건의료계에서는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오죽하면 지난 정부에서는 아예 '저수가' 현실을 인정하고 '적정수가'를 담보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여기서 학회와 의사회는 모두가 다 아는 현실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세부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이때 의사회와 학회가 머리를 맞대 세부안을 개발하고 한목소리를 내는 모습도 중요하다. 소아청소년과 의사 부족 문제를 예로 들면, 의사회에서는 1차 의료기관이 힘들다고 더이상 진료를 못하겠다고 '폐과'라는 극단적인 선언을 했다. 탈 소아청소년과라는 분위기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학회는 중증소아 환자를 볼 의사가 없다며 입원전담전문의 고용재정 지원, 진료수가 정상화 등의 '금전적' 대안을 중점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사이에 위치한 종합병원급은 '아동병원'이라는 이름 하에 불필요한 입원 등을 양산하고 있다.

의원, 병원, 상급종합병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각각의 목소리만 내고 있을 뿐 이들이 TF를 만들어 한자리에 모였다, 공동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정부의 적극적 개입도 중요하지만 의원과 병원의 자기반성과 자체적인 투자도 중요하다. 특히 학회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사실 병원급에서 '소아청소년과' 진료 영역은 소위 말하는 '돈'이 안 되는 진료과 중 하나로 취급받고 있었던 것이 현실이다. 정부의 투자도 중요하지만 병원들도 자체적으로 '소아청소년' 영역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 학회 구성원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교수'가 중심인 만큼 학회 차원에서 병원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주장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행위별수가제 체제에서 소청과 의원은 급여 매출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회와 의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급여를 받을 수 있는 행위를 개발해야 한다. 그나마 지난해 12월부터 아동 일차의료 심층상담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대상과 범위가 제한적이라 한계가 있다는 평이다. 여기서 학회와 의사회는 보다 적극적으로 제도 발전방안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안을 제시하고, 나아가 또 다른 행위를 개발하는 등의 역할을 해야 한다.

여기에다 소아청소년과 의사 부족 및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사회적으로 화두가 된 현재, 학회와 의사회는 국민에게 현실을 알리고 관련 의료 현장을 바라보는 의식을 개선하기 위한 대국민 메시지를 던지기에도 좋은 기회다. 저수가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어려운 의료현실, 바로잡아야 할 인식을 어떻게 국민에게 와닿게 풀어내야 할지 적극적으로 고민해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무언가를 할 때는 철저하게 해야 한다, 세부사항이 중요하다는 뜻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속담처럼 '디테일'에 신경써야 할 때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선안을 찾고,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이때 학회와 의사회는 힘을 합쳐 정부를 설득하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디테일'을 만들어 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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