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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보고 의견수렴 기한 임박 "헌재 판단 이후로" 한목소리

발행날짜: 2023-01-13 05:30:00

복지부 25일까지 행정예고…설 연휴 제외하면 일주일 남았다
의협‧치협 반대 공통 "위헌소송 판결 전까지 비급여 관련 행정 중단해야"

정부가 비급여의 단순 가격을 넘어선 진료내역 보고를 의무화하겠다는 고시에 대해 의료계, 치과계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헌법재판소 판단 이후로 행정예고 시행을 미뤄야 한다는 것.

앞서 보건복지부는 비급여 보고 제도의 세부적인 사항을 규정한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공개에 관한 기준'을 행정예고하고 오는 25일까지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25일까지 비급여 보고 의무화 행정예고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비급여 보고 의무화는 2020년 12월 29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제45조의2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지난해 6월 30일부터 시행됐지만 하위법령이 만들어지지 않아 제대로 이행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법 조항은 기존 비급여 진료 '비용' 등의 공개에 관한 기준 고시를 전면 개정하는 내용이다.

행정예고안을 보면, 내년 비급여 보고 대상은 이미 가격을 공개하고 있는 비급여 항목 611개와 신의료기술 등 61개를 더해 총 672개 항목이다. 항목은 해마다 점차 늘려나간다는 게 복지부 방침이다. 비급여 보고 주체는 전체 의료기관이며 비급여 항목의 비용뿐만 아니라 진료 건수, 진료 대상이 된 질환, 진료할 때 실시한 주 수술/시술의 명칭 등을 입력해야 한다.

병원급은 반기별로 상반기에는 3월, 하반기에는 8월에 진료내역 보고를 받는다. 의원급은 1년에 한 번 3월의 진료 내역을 보고한다. 관련 업무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탁하는데, 건보공단이 지정하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보고하되 필요한 경우 팩스로 제출할 수도 있다.

비급여 진료비 등의 현황에 대한 조사 분석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해당 의료기관의 장에게 관련 자료의 보완을 요청하거나 해당 의료기관에 방문해 현지확인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복지부는 의료계 전반의 반대가 심각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 의견 수렴 기간도 이례적으로 한 달이 넘는 40일 정도로 길게 잡았다. 통상 행정예고 기간은 일주일 정도다. 복지부는 규제 심사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에는 본격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설 연휴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의견 수렴 기한은 이제 약 일주일여가 남은 상황.

행정예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복지부 게시판에는 12일 현재 600개가 훌쩍 넘는 반대 댓글이 달려있다.

과도한 행정편의주의적인 불필요한 업무이며 자유시장 경제 원칙에 위반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 관계자는 댓글을 통해 "한 진료에 관한 정보제공 순기능 이전에 의료기관 선택, 의료진 선택에서 치료비만으로 결정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고 환자 유치를 치료비에 포커스를 맞춰 경쟁하며 진료의 질이 하향하고 그 피해를 환자가 보게 되는 위험을 초래한다"라며 심사숙고를 주문하기도 했다.

복지부 행정예고 페이지에는 600개가 훌쩍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이러한 여론을 반영해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도 한목소리로 헌법재판소 판단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와 치과계는 2021년 비급여 보고 제도에 반대 목소리를 내며 잇따라 해당 법 조항이 '위헌'이라고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제기했으며 헌재는 지난 5월 공개변론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의협은 "상위법령인 의료법과 의료법 시행규칙에는 의료이용 구분에 관한 내용을 보고해야 할 구체적인 근거가 없음에도 고시 행정예고를 통해 환자의 생년, 성별, 입원, 내원 및 퇴원 일자, 진료과목 코드 등을 보고토록 하고 있다"라며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기관에서는 비급여 진료비 고지의무, 설명의무뿐 아니라 보고의무까지 부담하게 돼 보고 범위 및 대상은 의료기관의 행정부담 등을 감안해 최소화해야 한다"라며 "비급여 정책과 관련한 의료법 조항에 대한 위헌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관련 기준 고시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이뤄진 뒤에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급여는 환자와 의료기관이 합의를 통해 시행하는 것으로 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방문하겠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위임입법 한계를 벗어났다"라며 "비급여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협은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의견제출 기한 안에 공식 제출할 예정이다.

치과계의 반대 목소리는 더 강하다. 이미 올해 이뤄진 비급여 가격 보고에도 전체 가격 보고 대상 치과 의원의 절반 정도만 자료를 낼 정도로 비급여 보고에 부정적이다. 치협은 아직 의견 제출 기한은 남아 있지만 의견서 제출 여부를 확정 짓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반대 목소리를 여러 통로로 내고 있는 상황에서 공문 형식을 빌려 또 반대 의견서를 내는 과정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에 회의적인 입장.

치협은 "헌재에서 비급여 정책 관련 소송이 진행 중임에도 정부는 고시를 밀어붙이고 있다"라며 "치협은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추가 의견서를 제출했고, 위헌소송 판결 전까지 모든 비급여 관련 행정을 중단해야 한다. 헌재 판결 전까지는 실행을 중단해야 하고, 판결 이후에도 의료계와 충분한 대화와 논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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