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뇌졸중 의료 인공지능(AI)이 단순히 영상에서 병변을 찾아내는 진단 보조를 넘어 응급실 환자 선별부터 치료 결정, 전원·이송까지 병원 내 의료진의 업무 흐름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AI를 실제 임상 워크플로우에 적용했을 때 판독 정확도가 높아지고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축됐다는 연구 결과가 뒷받침되면서 의료 AI의 활용 가치가 "진단 정확도"에서 "치료 과정의 효율화"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21일 대한전문병원협회는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KHF 2026)에서 제15회 정기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의료 AI를 활용한 임상 워크플로우 개선 현황에 대해 논의했다.
인공지능 기반 뇌졸중 전 주기(뇌출혈 및 뇌경색) 대응 솔루션을 개발한 제이엘케이(JLK) 김동민 대표이사는 "뇌졸중은 조금이라도 빨리 환자를 발견해 치료받게 하는 것이 중요한 질환"이라며 실제 임상 현장에서 뇌졸중 AI 솔루션이 어떻게 활용되고 현장을 변화시켰는지 소개했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뉘며, 이 가운데 뇌경색이 약 85%를 차지한다. 특히 뇌경색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예후가 나빠질 수 있어 신속한 진단과 치료 결정이 핵심이다.
JLK는 CT와 MRI 등 영상검사 단계에서 환자의 뇌경색 여부와 병변, 혈관 상태 등을 분석하는 12개 안팎의 솔루션을 구축하고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서도 인허가 및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솔루션은 응급실에서 환자를 처음 평가하는 단계부터 혈전용해제 또는 혈전제거술(EVT) 대상 여부 판단, 치료 후 예후 관리까지 각각의 과정에 활용된다.

특히 AI의 역할은 기존의 '4시간 30분'이라는 뇌경색 치료 골든타임에만 머물지 않는다. 김 대표는 "4시간 반의 골든타임이 지났더라도 24시간 이내라면 혈전제거술 대상이 될 수 있는 환자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대상 환자를 찾아내 치료 가능 시간을 24시간까지 넓혀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의료진의 판독을 보조해 실제 진단 성능을 높였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김 대표가 소개한 연구는 올해 'Frontiers in Neurology'에 발표된 JLK-DWI 판독자 연구로, 분당서울대병원 코호트에서 선별한 250건의 뇌 MRI를 대상으로 5명의 판독자가 AI 활용 전후를 비교했다.
김 대표는 "AI를 활용했을 때와 활용하지 않았을 때를 비교하는 리더 스터디(Reader Study)를 통해 진단 정확도뿐 아니라 의료진의 판독 과정에서 AI가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검증했다"며 "연구 결과 AI를 활용했을 때 진단 정확도를 나타내는 AUC는 0.85에서 0.93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변 검출 민감도는 74.6%에서 90.6%, 병변 분할 정확도는 0.52에서 0.74로 개선됐다"며 "특히 기존 임상 판독에서 놓친 뇌경색 54건 가운데 43건을 AI가 추가로 찾아냈다"고 강조했다.
판독 전에 놓쳤던 것을 인공지능이 찾아냄으로써 놓치지 않고 볼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특히 작은 병변이나 후방순환계 등 판독 난도가 높은 사례에서 유용성을 보였다는 것. 실제 AI가 찾아낸 미검출 병변 가운데 상당수는 후방순환 0.5mL 미만, 전방순환 1.0mL 미만의 작은 병변이었다.
단순히 진단 성능을 넘어 AI가 실제 병원 업무의 변화를 촉진시켰다는 언급도 뒤따랐다. 응급실에 뇌졸중 의심 환자가 들어오면 영상이 촬영되는 즉시 AI가 분석하고 결과를 의료진에게 전달한다. 이후 치료 대상 여부를 판단하고 혈전제거술이 필요한 경우 시술 준비와 환자 이송까지 연결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의료진이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분석 결과가 자동으로 PACS에 연동돼 활용된다"며 "별도의 복잡한 조작 없이 기존 업무 흐름 속에서 AI를 사용할 수 있어 환자 이송 과정에서도 실제 치료 시간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고 했다.
JLK는 분당서울대병원과 이천의료원을 연결해 이천의료원에서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면 분당서울대병원에 즉시 알람을 보내고, 의료진 간 환자 상태를 공유한 뒤 이송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송 버튼을 누르면 수용 병원에서 미리 치료를 준비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이를 통해 전체적으로 1시간 이상의 치료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며 "7~8시간가량 소요되던 환자 이송 시간이 1시간 안팎으로 줄어드는 효과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단순히 AI가 영상을 더 정확하게 판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가 실제 치료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워크플로우 AI'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셈. 결국 뇌졸중 AI의 경쟁력이 단순한 영상 판독 성능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환자 발견부터 진단, 치료 결정, 전문병원 이송, 치료 후 추적관찰, 나아가 임상 데이터 분석까지 의료진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전체 과정에 AI를 연결하면서 실제 의료 현장의 시간과 업무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이런 플랫폼을 활용해 보다 통합적이면서도 버티컬한 뇌질환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하고, 뇌졸중을 비롯한 다양한 뇌질환 영역에서 시장과 연구 플랫폼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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