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2024년 3분기까지만 3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기업 수는 전년과 비슷하지만, 개별 기업당 감원 규모가 대형화되고 있어 제약업계 전반의 충격이 커지고 있다.
29일 바이오월드 및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산업의 구조조정 건수는 2025년 3분기 해고 건수가 급증(2025년 11월 4일 기준)하면서 2024년 연간 총 해고 건수를 넘어섰다.
2025년 11월 초까지 3만 2824건, 2024년 1만 9381건, 2023년 1만 7656건, 2022년 1만 8505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세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구조조정을 발표한 기업 수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당 감원 규모가 대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키움증권 허혜민 팀장은 "빅파마들이 전체 직원의 약 8% 규모 감원을 발표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약 9000명 감원이 발표됐고, 2026년까지 연간 약 12억4000만 달러(약 1조 7400억원), 2027년까지 약 15억 달러(약 2조 1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허절벽·약가 압박에 빅파마들 겨울나기 돌입
키움증권은 이번 구조조정의 주요 배경으로 특허 절벽과 약가 압박을 지목했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와 각국의 약가 인하 압력이 맞물리면서 빅파마들이 '겨울나기' 준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노보 노디스크는 2025년 9월 전 세계 직원 7만8400명 중 9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당뇨·비만 치료제 '오젬픽'과 '위고비'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경쟁사 일라이 릴리의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 2026년 말까지 연간 약 12억4000만달러(약 1조 7400억원)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머크(MSD)는 전 세계적으로 전체 직원의 약 8%에 해당하는 6000명 감원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약 30억달러(약 4조 2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 4월 전체 인력의 10%를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발표했으며, 올해 말까지 직원 수를 5000명 미만으로 줄일 예정이다.
화이자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백신·치료제 매출 급감에 따라 2023년 10월 35억 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를 40억 달러로 확대한 데 이어 2024년 5월에는 15억 달러를 추가로 절감하겠다고 공시했다. R&D 부문과 상업·운영 부문에서 전 세계적으로 수천 명의 인력을 감축 중이다.
국내 제약업계, 기회와 위기 동시 직면
글로벌 제약사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국내 제약산업에 이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긍정적 측면에서는 다국적 제약사에서 퇴직하는 임상 전문가, 규제 전문가, 숙련된 연구 인력 등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유입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다국적 제약사 출신 연구원들을 영입해 폐암 신약 '렉라자'의 글로벌 임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으며,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 인재를 영입해 시장 진출 노하우를 장착했다.
위탁생산(CMO/CDMO)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연간 수주액 6조원을 돌파했으며, 글로벌 제약사들의 구조조정으로 비용 절감을 위한 위탁생산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CDMO 기업들의 수주가 늘고 있다.
반면 글로벌 감축 바람이 한국 법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노바티스는 2022년 호흡기사업부를 폐지하고 호흡기치료 제품군 독점판매권을 한독으로 이전했으며, 2023년에는 안과사업부 9개 품목을 제일약품으로 넘기며 사업 재편을 단행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제약사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변동을 불러올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진출과 위탁생산 수주 확대에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의 구조조정으로 인재 유입과 CMO 수주 기회가 생긴 것은 긍정적이지만, 다국적 제약사와 협력 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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