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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답습 중인 수가협상 '구태'…가입자도 버티기 전략?

발행날짜: 2022-06-04 05:30:00

밤 10시부터 본격 밀당 시작…2017년부터 밤샘 악순환
건보재정 관리 감독 재정위 권한은 어디까지? 월권 논란

요양기관의 한 해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수가협상이 지난 1일 끝났지만 후폭풍은 여전하다. 수년째 답습하고 있는 '구태'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

올해 이뤄진 수가협상장에서는 반복되는 구태를 오히려 악화시키는 듯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수가협상의 한 축인 '공급자 단체'의 비판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구태1. 수가협상 마지막 날은 밤새는 날? 가입자도 버티기 작전

수가협상은 통상 협상 상대인 건강보험공단과 6개 유형 공급자단체 수장의 상견례 자리로 시작을 알린다. 이후 협상 마지막 날까지 협상단은 2~3차례 협상을 하며 탐색전을 벌인 후 5월 31일 한자리에 모여 릴레이 협상을 한다. 그 사이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이하 재정소위)는 1차적으로 추가 투입 재정(밴딩, banding)을 설정한다.

지난달 4일 협상에 나서는 단체장들이 간담회를 진행하며 수가협상 시작을 알렸다.

올해도 지난달 4일 상견례를 가졌고, 건보공단과 공급자 단체 협상단은 두 차례 협상을 진행한 후 31일 마지막 협상을 위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지금까지 협상 마지막 날은 공급자 단체가 밴딩 확대 등을 노리면서 '버티기' 전략을 펼쳤고, 이는 결국 소기의 성과로 이어지면서 협상은 뜬눈으로 밤을 새운다는 게 공식처럼 굳어졌다.

실제 2017년 수가협상 당시 협상 종료 시간은 자정을 훌쩍 넘어 새벽 5시까지 늦춰졌고, 지난해는 아침 8시가 돼서야 협상이 마무리됐다. 올해는 이보다 한 시간 더 늦은 9시에 수가협상이 끝났다.

다만, 올해는 가입자 측이 버티기를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협상 마지막 날까지 협상 소재인 밴딩을 설정하지 못하면서 밤샘이 기정사실화됐다. 협상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밤 10시가 다 돼서야 협상단이 구체적인 수치를 갖고 밀고 당기기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재정소위는 저녁 7시가 돼서야 밴딩 설정 확정을 위한 회의를 진행했고, 1차 밴딩 설정도 자동적으로 늦어진 것이다. 본격 협상 시간이 늦어지니 협상 종료 시간도 자연스럽게 늦어졌던 것.

한 공급자 단체 수가협상단원은 "밤 10시에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했다는 것은 밤을 새우겠다는 의도가 너무 보이는 것"이라며 "31일은 수가협상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관계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데 왜 하루를 다 버리고 저녁부터 회의를 한건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서로 요구 조건을 이야기해서 조절하는 게 협상인데 법원에 가 판사 앞에서 죄인처럼 서있는 기분"이라며 "협상인지 통보인지 헷갈린다"라고 덧붙였다.

재정소위는 지난달 31일 저녁 7시 1차 밴딩 설정 회의를 가졌고 다음날 새벽 4시까지 밴딩 설정 회의를 거듭했다.

재정소위의 밴딩 설정이 늦어지면서 밤샘이 예정된 상황에서 어김없이 버티기 전략을 쓰는 유형도 있었다. 협상 타결과 결렬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다른 유형과 달리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은 가장 높은 인상률을 확정 지은 상황에서도 0.1%라도 더 받기 위해 버티기에 돌입, 협상 과정이 길어지는 데 한몫했다.

건보공단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도 '밤샘 협상'의 악순환을 끊어보고자 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털어놨다. 밴딩을 둘러싸고 가입자와 공급자의 간극이 커 건보공단 협상단과 재정소위 공익위원이 나서서 "전 유형결렬 위기"라며 밴딩 확대를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이 이사는 "재정소위 위원 9명 중 가입자가 6명인데 이들 사이 의견차가 너무 커 주어진 시간안에 밴드를 제시하지 못했다"라며 "가입자 사이에서도 간격이 상당히 컸다. 공급자와 가입자의 간격을 줄이기 위해 과거와는 다르게 환산지수 인상률의 평균 등 다양한 참고치를 제시했다"라고 말했다.

구태2. 건보재정 관리 감독하는 재정위의 월권 논란

수가협상 결과를 의결하는 재정운영위원회 회의 분위기도 예년과 달랐다. 건보공단이 브리핑하는 협상 결과 보고를 들은 후 30분 내외면 끝났던 과거와 달리 1일 오전 열린 재정위 회의에서는 2시간 넘도록 설전이 벌어졌다. 수가협상 결과와 함께 건정심에 건의할 총 세 가지의 부대의견에 대해 합의하기 위해서였다.

이 중에서도 재정위는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 제고, 의료전달체계 정립 등을 위해 내년에 있을 요양급여비 계약에 적용할 제도 개편방안 마련 방안을 담았다.

재정위가 마련한 부대의견

8월까지 SGR모형 문제점 개선방안을 마련해 가입자 공급자 등 의견을 수렴해 11월까지 재정위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재정위는 내년 1월까지 개편방안을 보건복지부에 건의한다는 날짜도 넣었다.

또 다른 공급자 단체 수가협상단장은 "부대의견이 A4 한 장을 꽉 채우는 건 또 처음 봤다"라며 "재정위는 건강보험 재정 관리, 감시 기구인데 권한이 엄청 많은 줄 안다. SGR 모형 문제가 아니라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라고 일침 했다.

경기도 한 중소병원장은 "재정소위가 건보재정을 이유로 정부 권한인 전달체계까지 꺼내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라며 "데이터보다는 무작위로 통보하는 방식이니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가입자도 공급자도 공감하고 있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수년째 반복돼 오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의협 수가협상단원이었던 좌훈정 회장은 협상 과정에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협상 결렬 후 3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재정위에 공급자 단체도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역대 최저 인상률을 받아든 의협은 수가협상 방식을 어느 단체보다도 비판하고 있는 상황.

수가협상 당일 협상에 참여했던 좌훈정 대한일반과의사회장은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은 허수아비냐. 이럴 거면 그냥 재정운영위원회가 나와서 협상하라"며 소리쳤고, 급기야 협상장을 이탈했다.

의협은 "이름만 협상일뿐 수가계약을 일반 통보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재정위에 공급자 단체 참여 ▲수가협상 결렬에 따른 페널티 재정위에도 부과 등을 주장했다.

다행히도 공급자와 가입자, 그리고 정부까지 현행 수가협상의 구태와 문제점을 바꿔야 한다는 데 공감이 이뤄지고 있다. 건보공단도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상황.

의협은 "불합리한 SGR 모형은 폐기하고 공급자 단체와 합의를 통해 최소한의 최저임금 인상률 및 물가인상률이 자동 반영되는 기전을 마련하고 새로운 모형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급여상임이사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수행하고 있는 건강보험 수가구조 개편 방안 연구가 11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라며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 필수 의료서비스에 대한 적정보상, 의료전달체계 정립 등을 고려해 환산지수와 상대가치가 연계된 개편 방안이 나오면 활발한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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