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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추나요법 의료를 왜곡하고 있다

김준성
발행날짜: 2020-09-21 05:45:50

김준성 가톨릭의대 재활의학과 교수

“추나요법으로 기혈의 순환을 돕고, 체형을 교정합니다. 또한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하고, 자궁과 난소기능을 좋아지게 하며, 소아의 키 성장을 도와주세요.”

흔히 볼 수 있는 추나요법 관련 한의원 광고다.

한방으로 모든 것을 고칠 수 있다고 하는 것처럼, 추나요법 또한 부작용도 없고, 여러 가지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추나요법을 광고하는 한의원은 많지 않았다. 2019년 4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보험급여가 통과된 후 추나요법은 한의원의 불루오션이 되었다.

국민들이 한방을 외면하는 이유는 한의사의 치료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신과 실망, 고가의 치료비에 대한 불만, 한약재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 등이다. 한방 이용도는 젊은 층에서 빠르게 떨어지는 추세에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한방을 외면하자, 추나요법과 교통사고 환자를 대상으로 활발한 영업이 시작되었다.

메디칼타임즈에 의하면, 추나요법이 급여화 된 초기 6개월 동안 건강보험으로 청구된 액수는 약 549억원이며 추나요법 실시횟수로만 따져본다면 약 203만회가 실시되었다고 한다. 자동차보험에서도 한방치료비 비용이 대폭으로 증가하여 보험재정을 위협하고 있으며, 과잉치료는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건강보험 급여가 되기 위해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어야 한다. 바른의료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건정심 통과의 근거가 되었던 자료들은 논문의 수준이 형편없고, 대부분 중국 추나에 대한 중국어 논문들이었다. 따라서 국내 추나요법 타당성 검증을 위한 자료로서 가치가 없는 것이었다.

기존의 한방관련 치료들이 검증 없이 시행될 수 있었던 것은 몇몇 고서에서 언급된 내용을 응용한 ‘한방 원리’라고 주장하면, 검증 없이 시행될 수 있게 허용한 법률적 미비 때문이다. 또한 추나요법이 부작용이 없다는 것은 거짓이며, 다양한 부작용이 보고되어 있으며, 부작용이 없다고 광고하면 위법이다.

더욱 문제인 것은 한국의 추나요법은 중국 전통의학의 추나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 추나는 안마라는 형태로 알려져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추나라는 용어가 한방의 수기요법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된 것도 1990년 이후 이며, 한방의 추나 관련 자료에서도 조선시대 및 일제강점기에는 사용되지 않고 민간요법인 안마 형태로 남아있었다고 언급되어 있다. 또한 한국의 추나는 중국의 추나에 카이로프락틱 등을 결합한 독창적인 형태라고 스스로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한국의 추나는 우리 조상 때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치료가 아니며, 1990년 이후 서양의 학문을 차입하여 자체적으로 급조한 치료법인 것이다. 현재 활동하는 한의사 중에는 한의대에서 교육을 받은 적도 없으며, 단기간의 강좌를 이수한 후 환자들에 적용하는 무모함까지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카이로프락틱을 모방하는 것도 모자라서 정골의학(오스테오페씨;osteopathy) 방법들을 끼워 넣기까지 한다. 참으로 대단한 노력이 아닐 수 없다.

한방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이중 잣대가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지금과 같이 정책당국의 편향된 자세가 계속된다면, 한방 의료의 무한 확장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차라리 한방 의료보험을 분리하여, 한방 서비스를 받지 않는 국민들에게 불필요하고 불합리한 부담을 지우지 말아야 한다.

추나가 인정되고 급여화 되는 과정에서 의사협회 및 학술단체의 대응이 미흡하였다. 추나요법의 급여화 및 첩약 급여 시범사업과 같이 전문가의 의견이 중요한 사안에 건정심이라는 절차를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가 시행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 큰 문제이다.

한방에서 시행되는 근거 없는 치료와 이로 인해 피해를 본 환자에 대해서 의료계와 시민단체는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것은 과학문명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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