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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의사 파업, 치기로 여겨선 안 되는 이유

황병우
발행날짜: 2020-08-27 05:45:50

황병우 의료경제팀 기자

2020년 8월 26일. 전국의사 2차 총파업이 시행된 날이자 동시에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시행된 날이기도 하다.

의료계와 정부의 이러한 결정이 있기 전 긴 줄다리기 협상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의 의견을 들었고 대전협이 파업유지를 결정하면서 결국 합의는 무산됐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즉시 긴급브리핑을 통해 "협의 과정에서 입장을 번복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결정을 한 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며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에 업무개시 명령을 내렸다.

정부와 의협 간 정확히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전협이 '전면 재논의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고 강조해왔던 것을 생각하면 정부의 입장번복이라는 표현은 고개를 갸웃 할 수밖에 없다.

또한 정부 정책에 분기탱천해 일어난 젊은 의사들이 지금까지 상황을 주도해 왔고 이러한 움직임이 정부를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의협이 대전협의 의사를 묻는 것도 큰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복지부는 입장을 번복했다고 유감을 표했고 즉각적인 업무명령개시로 수련병원에 실사조사를 나가는 한편 의료계 파업에 대해 강력한 대처를 지시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정부 정책에 전공의와 의대생들만이 반발하며 거리로 뛰쳐나온 것일까?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대해 의료계 내에서는 너무 갑작스럽고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시선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부의 업무명령개시 소식을 접한 서울의대를 비롯해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고대의대 교수들은 26일 입장문을 내고 의사 증원 정책을 중심으로 한 정부 정책에 문제점이 있다고 정책 철회를 촉구한 상태다.

전공의들의 파업이라는 강경한 선택은 일부 젊은 의사들의 치기어린 선택이 아닌 정부정책에 대한 의료계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로 대전협은 누차 교수와 전임의 등 선배의사들에게 감사를 표한 바 있다.

복지부가 26일 공개한 잠정합의안 중에는 '보건복지부는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 될 때까지 중단하고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한의사협회와 협의한다.'고 명시돼있다.

한 전공의는 기자와의 대화에서 합의안 중 '모든 가능성'이라는 문구가 지금 상황에서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것과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정부가 언급한 '가능성'은 의대정원 정책이 1시간짜리 영화로 가정했을 때 현재 상황이 30분이라면 향후 1분으로도 갈 수 있지만 영화가 끝나기 직전인 59분으로 갈수 있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다.

대전협은 앞선 2차례의 집회와 여러 번의 성명서를 통해 '전면 재논의'는 파업철회 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닌 정말 해당 정책이 필요하다면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정책 논의 시작단계에서 이유와 방법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미 정부가 짜 놓은 판 위에서 계속 평행선을 달리는 것보다 시작 단계에서 전향적인 논의를 해보자는 의미다.

지난 7일 파업국면을 맞이한 이후 정부는 연일 압박카드를 내밀었고 잠시 동안의 대화분위기 이후 정부는 더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파업이 젊기 때문에 가운을 벗고 밖으로 나온 치기어린 선택이 아닌 의료계의 공감대를 등에 업은 파업이라면 정부가 이젠 압박이 아닌 양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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