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눈으로 바라보는 한의학 미래
전일문 충남의사회 부회장
전일문 (news@mgnews.co.kr)
기사입력 : 2020-07-23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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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 경락, 기 등의 용어는 실제 존재한다기보다 추상적인 개념이고, 음양오행 또한 기계에 의한 객관적 측정도 불가능하고 한의원마다 의견도 달라서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치료 수단으로 사용하는 침. 한약 등은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오래된 치료수단으로서 최신과학을 통한 현대의학에 뒤쳐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현재의 이원화 의료체계가 고착된다면 진료의 질과 량의 엄청난 차이에서 결국 한의학이 생존은 가능할지는 모르나 근 골격계 일부 질환이외에는 미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료법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의료법 27조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제2조에는 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를, 한의사는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를 임무로 한다고 되어있다.

의료법에서 의사의 의료행위를 ‘의료와 보건지도’로 규정하고 있지만 구체적 내용을 간추리면 행위 주체로 의료인은 의사이며 사람의 건강증진 및 생명보호가 목적 이고 의학적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한방 의료행위에 대해서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은 ‘한방 의료행위는 우리의 옛 선조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을 기초로 한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의료행위와 한방 의료행위에 대해 대법원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이원적 의료체계의 입법 목적, 당해 의료행위에 관련된 법령의 규정 및 취지, 당해 의료행위 기초가 되는 학문적 원리, 당해 의료행위의 경위·목적·태양, 의과대학 및 한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이나 국가시험 등을 통해 의료행위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통념에 비춰 합리적으로 판단해야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현대의료기기에 대해선 ‘당해 의료기기 등의 개발·제작 원리가 한의학의 한문적 원리에 기초한 것인지, 당해 의료기기 등을 사용하는 의료행위가 한의학의 이론이나 원리의 응용 또는 적용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한다’고 대법원은 보고 있다.

특정 의료행위나 의료기기가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점 때문에 의료행위나 의료기기가 근거하고 있는 인식론적 체계와 다른 인식론적 체계를 가진 전문의료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면허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학문적 토대 또한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의사의 의료행위와 한의사의 한방 의료행위의 요건들을 비교해 볼 때 양자의 구분 기준은 결국 의사의 의료행위가 가지고 근거하고 있는 과학적·의학적 타당성이라는 요건과 한의사의 한방 의료행위가 가지고 있는 한의학적 타당성이라는 요건의 차이다.

의사가 한의학에 기초한 한방 의료행위를 하려면 그것에 합당한 교육과 면허를 취득해야하며, 한의사가 의학에 기초한 의료행위나 의료기기의 사용을 하려면 그것에 합당한 교육과 면허를 취득해야하는 것이 현재 의료법의 근간이라고 볼 수 있다. 의료법에 따른 의학이라는 학문의 존재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에 있으므로 이 원칙에 따라 최소한 특정 질환에서 한방적 치료수단이 의학적 치료수단보다 비교 우위거나 비슷한 경우에만 허용하도록 한다면 그 결과는 자명하다.

1865년 산업혁명시기에 영국에서는 증기자동차 출현에 따른 마차사업과 마부들을 보호하기 위해 적기조례를 만들었으며, 그 내용을 보면 참 황당한 내용이 많다. 결국 붉은 깃발법은 1896년까지 약 30년간 유지되면서 영국에서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욕구를 감소시키는 주원인이 됐다.

산업혁명의 발상지였던 영국은 자동차를 가장 먼저 만들고도 자동차 산업이 크게 위축돼 주도권을 독일·미국·프랑스에 내주고 말았다. 붉은 깃발법 일화는 기존 산업 보호를 위해 새로운 산업 모델을 규제로 억누르면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최근 많은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는 한방 난임사업이 안전성과 유효성은 차치하더라도 현대의학에 의한 보조생식술 (인공수정, 시험관아기) 기회 마져 날려버릴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심히 우려가 된다.

한의학의 장점은 무엇인가. 현대의학의 최첨단 진단치료방법들이 속속 발전되어 나가는 현 상황에서 관습과 정서를 포함한 인문학에서 장점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한방에서 주장하는 한의학만의 우수한 의료행위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의약육성법을 통한 한방지원책이 적기법이 되는 것은 아닐까. 시골집마다 그 많던 지게와 소달구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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