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병원이 종합 선물세트처럼 다 잘 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연구에 집중하고자 하는 병원은 외형적 인프라 구축 뿐만 아니라 윤리적인 연구 문화를 조성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
서울아산병원 피험자보호센터 김성윤 소장(정신건강의학과)은 20일 연구중심병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연구자의 윤리는 필수라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연구중심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일환으로 오는 24일 피험자보호센터 개소식을 갖는다.
서울아산병원은 IRB와 함께 이해상충위원회, 피험자보호센터가 문을 열면 연구중심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마치게 된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들 기구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비영리단체인 '미국임상연구피험자보호프로그램인증협회(AAHRPP)'의 국제 인증을 준비중이다.
또 연구자의 부담감을 덜기 위해 연구자 교육을 강화하고 오는 4월부터 전자IRB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김성윤 소장은 "연구 수행과 관련해 윤리적 측면이 강조되고, 병원 내 규제기구가 많아지면서 연구자들이 답답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연구자가 피험자를 보호하는 일은 당연히 전제해야 하는 것이고, 이는 곧 세계적인 추세일 뿐만 아니라 연구자 개인, 나아가 병원의 신뢰와도 직결되는 것이라고 인식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피험자보호센터는 기관연구윤리위원회(IRB)가 승인한 연구가 진행되는 전체 과정을 관리 감독하고, 연구자 교육과 피험자의 권리 및 안전을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연구자 개인뿐만 아니라 소속 기관 역시 연구 윤리가 강조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소장은 "우리나라 임상연구 수준이 10년 사이 크게 발전했고, 피험자의 연구 참여에 대한 인식이나 관련 정보를 파악하는 수준도 달라졌다.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연구하는 병원으로 살아남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내년 2월부터 전부 개정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법의 규제 대상 범위가 확대되고, 환자에게 연구 참여에 대한 동의를 받거나 개인정보를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는 일에 대한 규제가 더 엄격해진다.
피험자 보호 측면에서는 기관의 자율적 노력에 위임하는 정도가 더 커지게 된다.
식약청은 최근 임상시험 선도국가를 향한 마스터 플랜을 발표하면서 임상시험 피험자 안전 보호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임상시험 실시 기관의 자율점검제 시범운영 계획을 마련했다. 병원이 자체적으로 임상연구 전체에 대해 조사를 해 매년 정부에 실태를 보고하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김 소장은 "앞으로 의사는 진료 중심, 교육 중심, 연구 중심으로 나눠질 것이다. 본인의 역량과 선호도를 생각해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 모든 의사가 연구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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