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에 대한 반발이 의료계를 넘어 환자단체로 확산하고 있다. 의료계와 환자단체 모두 응급환자의 진료권 침해를 문제 삼으며 경찰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30일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 대한 강압적 압수수색을 규탄했다. 같은 날 한국중증질환연합회 김성주 대표도 경기남부경찰청 정문 앞에서 경찰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9월 30일 환아 사망사건 수사를 위해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압수수색했다. 이에 의료계는 사전 협조나 임의제출 요청 없이 강제수사가 이뤄진 것은 응급환자 진료를 위축시키는 과도한 수사라며 반발해 왔다.
특히 의협은 경찰이 자료 제출 요청 등 임의수사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압수수색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이는 의료현장의 정상적인 진료체계를 흔들고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까지 침해한 행위라는 주장이다.
김택우 회장은 "경찰은 강제수사에 앞서 해당 의료기관에 단 한 차례의 자료 요청이나 임의제출 요청도 하지 않았다"며 "임의수사가 가능했음에도 곧바로 강제수사를 강행한 것은 명백한 진료방해이며, 의료현장의 정상적인 진료체계와 국민의 치료받을 권리까지 침해하는 부당한 수사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의료사고 수사의 필요성과 별개로 응급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수사당국과 의료계가 사전에 협의하고, 환자와 의료진을 보호하면서 필요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다.
김 회장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생명이 오가는 의료현장의 특수성이 무시돼서는 안 된다"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계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쳐 환자와 의료진을 보호하면서도 필요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는 명확한 수사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경찰청의 공식적인 입장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1인시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오는 31일 오전 9시 40분에는 의협 좌훈정 부회장이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환자단체도 가세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 김성주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경기남부경찰청 앞에서, 압수수색 과정에서 응급치료를 받던 환아와 보호자들이 겪은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의료사고 진상 규명은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응급환자의 안전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다. 당시 현장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응급치료를 받던 아이들과 불안에 떨던 부모들이라는 것.
김성주 대표는 "의료사고의 진상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며 "하지만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생한 소란으로 소아응급실에서 치료받던 아이들과 불안에 떨던 부모들의 고통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경찰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특정 수사 관계자를 문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가 공권력이 국민에게 책임 있는 사과를 함으로써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경찰은 진정성 있는 사과 대신 안타깝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는 것. 정부·정치권은 수사 가이드라인 마련에 그치지 않고, 소아응급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다.
김 대표는 "경찰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특정 개인에게 책임을 묻거나 문책하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국가 공권력의 책임 있는 사과를 통해 이번과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사고는 철저히 조사하되, 생명을 살리는 응급의료 현장은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며 "수사 가이드라인이라는 사후약방문식 대책이 아니라 소아응급실 붕괴를 막을 실질적인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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