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난치성 뇌전증 치료제의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는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의 국내 도입이 임박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하며 하반기 급여 등재에 속도를 내자, '완전발작 소실' 근거를 갖춘 신약의 상륙을 기다려온 국내 임상현장의 기대감도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1일 제약업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가 도입을 추진 중인 엑스코프리가 최근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심의를 통과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 절차를 앞두고 있다.
협상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이르면 올해 하반기 내 건강보험 급여 적용과 함께 임상현장에 정식 출시가 기대된다.
글로벌 주도권 확보, 국내 출시 초읽기
엑스코프리는 미국 시장 출시 후 가파른 처방 성장세를 기록하며 글로벌 난치성 뇌전증 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기존 항뇌전증제들이 발작 빈도를 일부 줄이는 데 그쳤던 반면, 엑스코프리는 압도적인 약효 포텐셜을 바탕으로 뇌전증 치료의 궁극적 목표인 '완전발작 소실(Zero Seizure)' 근거를 입증해낸 덕분이다.
이 같은 유용성의 핵심 근거는 란셋 뇌신경학회지(Lancet Neurology)에 게재된 임상 2b/3상 연구인 'Study C017'이다. 1~3개 이상의 기존 항뇌전증제를 복용함에도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부분발작 환자 41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구에서 엑스코프리는 용량 의존적으로 탁월한 발작 감소율을 입증했다.
유지 치료 기간(Maintenance phase) 동안 엑스코프리 400mg/day 투여군의 64%에서 발작 빈도 50% 이상 감소를 이끌어냈다.
특히 기존 약제들의 한 자릿수 성적을 뛰어넘어 최대 21%의 완전발작 소실률(Zero Seizure Rate)을 나타내며 독보적인 임상적 유용성을 증명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미국 등 글로벌 임상현장에서 엑스코프리가 항뇌전증제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간 핵심은 약효 포텐셜이 기존 약제 대비 약 5배에 달할 뿐만 아니라, 환자의 20% 이상에서 완전발작 소실을 달성했다는 점"이라며 "발작을 완벽히 잡는 것은 난치성 환자의 삶의 질을 차원이 다르게 바꿔놓기 때문에 국내 의료진 역시 출시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용량 조절 통한 어지럼증 관리 주목
이 같은 강력한 효과의 배경에는 전압-게이트 나트륨 통로 선택적 차단과 GABA A 수용체 양성 동적 조절을 동시에 수행하는 엑스코프리만의 이중 작용 기전(Dual Mechanism)이 자리하고 있다. 전체 뇌전증 환자의 30~40%를 차지하는 난치성·다제복용 환자군에게 확실한 발작 억제 효과를 제공하는 배경이다.
다만, 약효 포텐셜이 강력한 만큼 어지럼증(Dizziness), 졸음(Somnolence), 운동조율장애(Ataxia) 등 중추신경계 이상반응 관리가 임상적 과제로 제시된다.
이에 대한 안전성과 이상반응 관리 가능성은 13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장기 안전성 임상 3상 연구인 'Study C021'을 통해 검증됐다.
Study C021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초기 투여 시 12.5mg/day 낮고 서서히 증량하는 세심한 용량 조절(Titration) 프로토콜을 적용했을 때 중증 피부 부작용(DRESS 증후군 등) 발생률을 크게 낮췄을 뿐만 아니라, 어지럼증 등 주요 이상반응 역시 초기 적응 단계를 거치며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주병억 교수(신경과)는 "엑스코프리는 기존 약제들보다 포텐셜이 5배 이상 높을 만큼 작용이 강해서 초기 투여 시 어지럼증과 같은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초기 증량 과정을 차근차근 거치며 용량을 조절해 나간다면 임상현장에서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뇌졸중이나 뇌종양, 수술 후 발생한 만성 뇌전증 등으로 3~4가지 약을 복용하면서도 발작이 조절되지 않던 환자들에게 엑스코프리는 치료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하반기 급여 등재를 통해 난치성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국내 뇌전증 치료 패러다임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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