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시장이 단순히 병변의 위치를 표시하던 진단 보조 단계를 넘어 의사의 판독문 초안을 직접 작성해주는 생성형 기술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숨빗AI가 시장의 문을 연 데 이어 딥노이드가 본격적인 추격에 나서면서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과연 국내 시장에서 누가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딥노이드와 숨빗AI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생성형 의료 AI 시장이 본격화되고 ㅣㅇ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숨빗AI·딥노이드, 연이은 허가로 생성형 의료 AI 포문
숨빗AI는 카카오브레인에서 흉부 엑스레이 판독 보조 인공지능 사업을 주도했던 인력들이 모여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지난 4월 국내외 1400만 건의 데이터를 학습한 생성형 AI 솔루션 AIRead-CXR로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3등급 허가를 획득했다.
이 솔루션의 가장 특징은 촬영 자세에 구애받지 않는 범용성이다. 일선 의료 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후전면(PA) 영상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누운 상태로 촬영하는 전후면(AP) 영상까지 판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부족한 지역 병의원의 업무 공백을 메우는 데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1세대 의료 AI 기업인 딥노이드는 기존에 확보한 상용화 노하우와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대응에 나섰다. 딥노이드는 지난달 M4CXR의 식약처 3등급 품목허가를 획득한 후, 전날 미디어데이를 통해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M4CXR은 1000만 건 이상의 상급종합병원 임상 데이터를 학습했으며 폐와 심장, 골격 등 41종 이상의 이상 소견을 2.3초 만에 분석해 예비 소견서를 자동 생성해 낸다. 외부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의료 영상 도메인에 특화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 데이터 유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인 점이 강점이다.
■승부처는 병원 시스템 연동과 CT·MRI 영상 확장
관전 포인트는 의료 현장 침투력과 확장성이다. 양사 솔루션 모두 기본적인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받은 만큼, 성능 자체의 우열보단 임상 현장에서의 사용 편의성과 진단 부위 및 기기 다변화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목할 지점은 기존 병원 정보시스템과의 연동성이다. 의료 영상 판독 AI가 실질적인 업무 경감 효과를 내려면 병원에서 주로 쓰이는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과의 매끄러운 통합이 필수적이다.
딥노이드는 기존 1세대 의료 AI 솔루션을 공급하며 다져온 전국 단위 병의원 영업망과 연동 인프라를 활용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스타트업인 숨빗AI는 서울대병원 등 주요 의료기관과의 임상 협력 성과와 신뢰도를 바탕으로 B2B 제휴를 넓혀가며 추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에 진단 부위와 적용 기기를 다변화하는 모달리티 확장성이 주요 경쟁처가 될 전망이다. 현재 두 솔루션은 흉부 엑스레이 판독에 머물러 있으나, 의료계 고부가가치 수요는 CT나 MRI 같은 3차원 영상 분석에 집중돼 있다.
이와 관련 의료산업계 한 관계자는 "물론 흉부 엑스레이 판독 수요도 많긴 하지만, 현장에서 진짜 큰 업무 부담을 호소하는 것은 CT·MRI다"라며 "1~2장의 단면만 확인하는 엑스레이와 달리 3차원 영상인 CT와 MRI는 검사 한 번에 수백 장의 단층 슬라이드를 생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종합병원 기준 영상의학과 전문의 한 명이 한 달 동안 판독해야 하는 CT·MRI 영상은 400건 이상이다"라며 "이 때문에 벌써부터 예비 소견서 작성 솔루션에 대한 현장 기대감이 있는 상황이다. 우선 엑스레이로 효용성 증명하고 이후 3차원 영상 영역으로의 확장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범용성 강조하는 숨빗AI…딥노이드 확장성으로 승부수
숨빗AI가 내세우는 키워드는 범용성이다. 솔루션이 촬영 자세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사용 편의성을 강조해 시장 침투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특정 질환이나 촬영 환경에 국한되지 않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비정형적 상황에 두루 대응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하는 것.
이런 접근 방식은 응급실·중환자실 등 환자 거동이 제한되는 환경에서도 높은 활용도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응급실에서 거동이 불가해 누워있는 환자를 촬영한 영상은 음영 과장 및 화질 저하 등으로 판독이 까다롭다.
이렇게 다양한 임상 현장에 침투해 얻은 실사용 데이터로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높아진 신뢰도로 사업 확장을 가속하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한 것. 이에 더해 숨빗AI는 CT 솔루션을 개발 중이며 향후 MRI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솔루션 성능만으론 판도를 가르기 어려운 만큼, 딥노이드는 모달리티 확장에 더해 에이전트 AI를 예고하는 등 규모로 승부를 내려는 모습이다.
우선 엑스레이를 넘어 CT·MRI 영상 데이터 분석·추론이 가능하도록 생성형 의료 AI의 활용 영역을 넓힌다. 이어 기존에 개발한 '딥뉴로'로 자기공명혈관영상(MRA)·전산화단층촬영혈관조영술(CTA) 등 뇌 분야까지 아우른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다양한 의료 영상을 학습한 멀티모달 기반 의료 파운데이션 모델 '메드제로'를 완성, 병원 업무 전반을 지원하는 의료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겠다는 것.
이와 관련 딥노이드 최우식 대표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다양하고 파편화된 소프트웨어를 묶기 위해선 에이전트 AI가 필수적인 만큼, 이를 위한 의료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며 "더 나아가 단순히 진단을 넘어 병원 내 다양한 워크플로우를 개선할 수 있는 의료 AI 서비스 회사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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