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 대법원이 최근 41억원 규모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사에게 매매 혐의 무죄를 확정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원은 의사의 주사 행위를 면허 범위 내의 '투약'으로 한정하며 형벌 법규의 엄격한 해석을 유지했다.
2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의료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의사 A씨의 상고심에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서울 청담동에서 의원을 운영하던 의사 A씨는 2021년 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상담실장 등과 공모해 프로포폴 중독자들을 대상으로 상습적인 불법 투약을 진행했다.
이들은 슈링크 등 마취가 불필요한 시술을 하는 것처럼 가장해 프로포폴, 레미마졸람, 미다졸람, 케타민 등을 투약했다.
약 3년 6개월간 총 3703회에 걸쳐 105명에게 약물을 투여했으며, 그 대가로 받은 금액은 총 41억 4051만원에 달한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업무 외 목적으로 약물을 투여하고 거액의 대금을 받은 행위가 마약류관리법상 '매매'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이를 영리 목적의 매매로 보고 기소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구 마약류관리법 제2조 제5호 자목을 근거로 "의사는 의료기관에서 의료를 목적으로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거나 '처방전을 발급'하는 자로 정의된다"고 짚었다.
이어 "의사가 의료행위의 일환으로 주사제를 투여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투약에 해당한다"며 "비록 업무 외 목적이라 하더라도, 법령 체계상 의사에게 허용된 취급 유형에 매매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를 매매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또한 대법원은 "의사가 업무 외 목적으로 환자에게 주사제를 투여한 행위는 마약류관리법 위반죄 중 '투약'에 해당할 수 있을 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며 매매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피고인 A씨가 제기한 추징금 산정에 관한 상고에 대해서는 "원심 판결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기각했다.
이에 따라 A씨에게 내려진 유죄 판결과 더불어 범죄 수익금 41억4051만원에 대한 추징 명령도 최종 확정됐다.
이번 판결에 대해 의료계에 정통한 변호사는 "마약류관리법상 의사에게 허용된 취급 행위의 범위를 법리적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형벌 법규를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장 해석하지 않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법부가 매매죄에서는 무죄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업무 외 투약에 대해 41억원이라는 추징금이 확정되는 등 실질적인 처벌 수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며 "특히, 미용 시술 등 비급여 진료 과정에서 마약류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의학적 타당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상세한 진료 기록을 남기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 영리 목적으로 마약류를 오남용할 경우, 형사 처벌은 물론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재산적 타격과 면허 취소라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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