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 도수치료를 급여권 내 '관리급여'로 편입하며 설정한 4만원대 상한 가격에 대해 의료계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가 임상적 근거가 확립될 경우 향후 조정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는 도수치료를 본인부담 95%의 선별급여인 관리급여로 편입하고, 행위 상한가격을 4만원대로 압축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치료 횟수를 2주 단위 15회 이내로 집중 시행하고, 관절 구축 등 예외적 상황에만 연간 9회를 추가 인정하는 일괄적인 횟수 제한 방안을 더했다.
이에 의료계는 전문 의학적 행위의 가치를 시중 마사지 수준으로 격하하고 재활 인프라를 초토화하는 폭거라며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의료계가 제시해 온 적정 수가 10만원 수준과 현격한 간극을 보이는 것으로, 정부가 결론을 먼저 정해 놓은 뒤 그에 맞춰 산정 논리를 역순으로 꿰맞춘 결과에 불과하다"며 "시중의 일반 마사지조차 5만원을 훌쩍 넘는 현실에서, 의사의 전문성과 치료의 책임이 수반되는 도수치료를 그보다 낮은 4만원대로 책정하는 것은 의료행위의 가치를 마사지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처사"라고 분개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이영재 필수의료총괄과장은 22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도수치료 급여화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현재 제안된 가격이 최종적인 것은 아니며, 임상적 근거에 따라 합리적인 수준에서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영재 과장은 현재 형성된 비급여 도수치료 시장 가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시장 구조를 일종의 '폰지 게임'에 비유하며, 실손보험사가 비용의 80~90%를 부담하고 그 적자를 다음 해 보험료 인상으로 전가하는 과정에서 진료비가 비정상적으로 부풀려졌다고 진단했다.
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기관별로 제각각인 도수치료의 평균 가격은 약 11만원 수준이다. 이 과장은 "물리치료사 한 명이 하루 8시간 근무하며 30분씩 16명을 진료한다고 가정하면 월 매출이 1500만원, 연간 1억8000만원에 달한다"며 "하지만 실제 물리치료사들의 평균 연봉은 4000~5000만원 수준으로, 매출과 처우 사이의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서비스 가격을 단순히 원가로만 책정할 수는 없지만, 도수치료가 기존의 물리치료나 전문 재활치료(2만2000~2만3000원)보다 임상적 효과가 월등히 높지 않음에도 가격은 5배 이상 높게 형성된 구조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도수치료 '횟수 제한'과 관련해서는 "전체 이용자의 95%를 커버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간 300회 이상 청구하는 극단적인 사례를 언급하며 "의학적 유효성이 낮은 반복 치료에 건강보험료를 무제한 지불하는 것에는 아무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료기관별로 천차만별인 도수치료의 정의와 범위를 교과서적 기준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이번 도수치료 관리급여 편입을 위해 정부가 제시한 가격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급여권 진입 시 적용되는 통상적인 룰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을 제안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의료계의 우려를 의식한 듯 '가격 변동'의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이영재 과장은 "도수치료가 기존 치료법에 비해 효과가 월등하다는 임상적 근거가 확립된다면 가격은 당연히 높아질 것"이라며 "합리적인 수준 안에서 조정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오는 5월 중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상정하고, 7월 1일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과장은 "의사협회 보험국 등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한 채널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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