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국내 혈액암 치료 현장에서 CAR-T 치료제에 이어, 차세대 기전인 '이중특이항체(Bispecific Antibody)'가 본격적인 건강보험 급여 시대를 연다.
그 첫 주인공은 한국애브비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Diffuse Large B-Cell Lymphoma) 치료제 '엡킨리(엡코리타맙)'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한국애브비 엡킨리를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를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DLBCL 성인 환자 치료'에 대해 급여로 적용할 예정이다.
엡킨리의 급여권 진입은 지난 2024년 6월 식약처 허가 이후 약 2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당초 엡킨리는 식약처 허가 직후에 급여를 신청했으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에서 한차례 고배를 마시는 등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애브비 측이 재정 분담 안을 보완해 재도전한 끝에 지난해 6월 암질심 통과, 12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적정성 인정을 거쳐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을 최종 마무리했다.
급여 상한금액은 엡킨리 4mg/0.8ml 제형이 59만 7990원, 48mg/0.8ml 제형이 688만 140원으로 확정됐다. 이번 급여는 '총액제한형' 및 '환자단위 사용량 제한형' 위험분담제(RSA) 적용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정됐다.
임상 현장에서는 엡킨리의 급여 적용이 혈액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피하주사(SC)' 제형이라는 점이 큰 강점이다. 기존 치료제들이 장시간 입원이나 정맥 주사가 필요했던 것과 달리, 엡킨리는 투약 편의성을 대폭 높여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킴리아 등 CAR-T 치료제의 경우 고가인 데다 제조 기간(6~8주) 동안 질병이 진행될 위험이 있으나, 상대적으로 엡킨리는 진단 즉시 투약이 가능하다는 점이 의료진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실제로 김진석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이중특이항체는 항암 분야에 새로 등장한 치료법으로 CAR-T 치료제와 대비해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CAR-T 치료와 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치료 실패 환자에게도 활용이 가능하다"며 "엡킨리의 경우 추적관찰 20개월 차에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 19.4개월이라는 결과를 보이며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엡킨리가 물꼬를 트면서, 동일 계열인 로슈의 '컬럼비(글로피타맙)'와 다발골수종 치료제인 얀센의 '텍베일리', 화이자의 '엘렉스피오' 등 다른 이중항체 신약들의 급여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엡킨리의 급여 진입은 국내 혈액암 시장에서 이중항체 치료제가 표준 치료법(Standard of Care) 중 하나로 자리 잡는 신호탄"이라며 "후속 주자들의 급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환자들의 선택폭은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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