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13일 보건복지부는 장기요양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2023년 28개 시·군·구 28개소로 시작한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기관은 통합돌봄법 시행을 앞둔 현재 전국 229개 모든 시·군·구에 설치되었으며, 총 422개소로 확대되었다.
복지부는 의료-복지-돌봄-주거 등 통합 돌봄을 지역 사회에서 구현하기 위해 각 분야별 핵심 서비스 제공 기관을 설치하려고 노력했으며, 의료 서비스는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참여 기관을 중심으로 제공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이와 같이 빠른 속도로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기관을 확장했다.
재택의료는 일회성의 방문진료와 다르게 재택에 있는 거동이 불편하며 현저한 기능 저하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대표적으로 장기요양 등급자 등) 환자 중심의 포괄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서 환자의 기능의 보존 또는 향상을 돕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 지속 거주(Aging in place)를 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이다.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약 1만여 명의 환자가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에 참여했으며, 재택의료 이용자의 경우 응급실 방문 횟수 및 입원 일수가 감소하며, 의료비 절감 등의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했다고 한다.
복지부, 공단, 전문가 및 현장 서비스 제공 의료 기관이 다 함께 노력해서 얻은 의미 있는 결과이며, 앞으로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여 의료가 나아갈 방향을 잘 보여준 시범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민이 지역사회 지속 거주를 위한 재택의료를 누리기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국내 재택의료의 미충족 의료를 생각한다면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단일 모형이 아닌 다양한 모형이 필요하다.
잠재적 재택의료 대상 환자의 숫자는 차이는 있으나 약 50만 명에서 100만 명 정도로 예상한다. 현재 국내 장기요양 등급자의 숫자가 약 150만 명에 육박하며, 중증 장애인이 약 100만 명, 요양원 및 요양병원 이용 환자가 약 50만명, 연간 암 사망자 수 9만명 등등을 고려하면 25년 6월 기준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이용환자 1만 명은 잠재적 환자 숫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숫자이다. 더욱이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은 장기요양 등급자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장기요양 등급자가 아닌 다양한 집단의 환자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다.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은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의 다학제 팀을 단일 의료기관 내에 구성하여 환자에게 포괄적인 재택의료를 제공하는 모형을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국내 1차 의료기관의 85%를 차지하는 단독 개원 의원의 경우 간호사-사회복지사를 고용할 만큼 재택의료 환자를 진료하기가 어렵다. 지역사회 내 재택의료지원센터를 설치하여 1인 의원의 재택의료 참여를 지원하는 체계는 미충족 의료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둘째,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모형의 분화가 필요하다. 현재 재택의료센터 현황은 의원급 의료기관 229개소, 한의원 111개소, 병원·의료원 63개소, 보건소가 19개소가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의원, 병원, 의료원 등 현대 의학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관이 제공하는 재택의료 서비스와 한의학을 기반으로 한 재택의료를 수행하는 한의원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유사점보다 차이점이 더 많음에도 동일한 모형으로 분류되고 있다.
재택의료는 현대 의학에 기반한 모형으로 외국에서 발전해왔으며, 필수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서비스는 1. 포괄평가와 케어플랜의 수립 2.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약물 처방 및 검사 및 다제약물 관리 3. 급성기 질환에 대한 대처 및 응급실 이용 예방 4. 치매 환자의 행동심리증상에 대한 약물적/비약물적 개입 5. 주기적인 가정방문과 환자 및 보호자에 대한 교육 6. 비위관, 도뇨관, 욕창 처치 등 와상 환자의 필요에 대한 대용 7. 노인 증후군에 대한 관리 및 재활 치료 등이며, 이러한 서비스 중 한 가지라도 부족한 부분이 발생하면 부족한 부분으로 인해 지역사회 지속 거주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의료기관의 종별 및 유형에 따라 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접근과 전략이 다를 것이므로 향후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모형을 구분하여 모집하고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오랜 기간 외래에서 유지된 좋은 환자-의사를 지속할 수 있는 모형이 필요하다. 외래에서 지속해서 환자를 치료하던 의사가 재택에 가서 지속적인 의료를 제공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의료 서비스는 없다.
재택의료의 대상이 되는 환자의 다수는 오랜 기간 지역 의료기관에서 건강 및 질병 관리를 받아왔고, 그 환자를 가장 잘 아는 의사가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환자를 잘 아는 의사가 재택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수가 및 제도가 필요하다.
현재는 재택의료에 참여하는 의원이 턱없이 부족하여 수소문하여 재택의료기관을 찾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기존의 환자-의사 관계는 사라지게 되며, 새로운 환자-의사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인지 저하를 겪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 경우가 더 빈번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중 몇 되지 않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하여 선진국의 반열에 진입한 국가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재택의료의 대상이 되는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는 경제 성장의 초석이 된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의 혜택도 받지 못하여 매우 높은 노인 빈곤을 겪고 있다.
필자는 대한민국 성공 신화 스토리는 이분들의 행복한 삶의 마무리로 완성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강보험의 지속성도 중요하지만 이 분들을 의료비 절감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위해 사회가 함께 지원하기를 바란다. 재택의료도 이 분들의 행복한 삶에 중요한 역할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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