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제 '퍼제타(퍼투주맙)'이 수술 후 보조요법(adjuvant) 급여 적용이라는 새 역사를 써 내려갈 수 있을까.
논의 여부를 떠나 임상현장에서는 조기 유방암 관리와 장기 생존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급여에 힘을 싣는 양상이다.

서울대병원 임석아 교수(혈액종양내과)는 5일 한국로슈가 서울신라호텔에서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재발 없는 완치를 위한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주제로 한 행사에 참석해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의 임상적 가치를 평가했다.
여기서 HER2 양성 유방암은 진단 병기(림프절 전이) 및 완전 관해 도달 여부에 따라 수술 후 보조요법 전략이 달라지는데, 림프절 전이 시 재발 가능성이 더 높다.
이 가운데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의 치료 효과를 확인한 APHINITY 연구의 10년 추적 결과, 퍼제타-허셉틴 병용요법은 대조군인 허셉틴 기반 치료 대비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의 사망 위험을 17% 낮췄다.
또한 퍼제타-허셉틴 병용요법의 10년 전체 생존율은 91.6%로, 허셉틴 기반 치료(89.8%)와 비교해 더 높게 나타났다(HR=0.83, 95% CI: 0.69-1.00, p=0.044).
뿐만 아니라, 재발 고위험군 환자군인 림프절 양성 환자의 하위 그룹 분석에서 환자의 사망 위험이 21%(HR=0.79, 95% CI 0.64-0.97), 침습적무질병생존(iDFS)이 16% 감소돼(HR=0.74 (95% CI 0.62-0.88) 장기적인 재발 감소 효과를 보였다. 또한 심장 독성을 포함한 안전성 프로파일 역시 기존 결과와 일치했으며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NCCN 가이드라인과 ESMO 역시 퍼제타-허셉틴 병용요법을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 중 림프절 전이 양성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에 Category 1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임석아 교수는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은 APHINITY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전체 생존기간(OS) 연장에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한 표준 치료제"라며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의 재발없는 완치를 위해 치료환경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 데이터 앞세워 급여 문턱 넘을까
문제는 이 같은 장기 데이터를 통해 퍼제타의 수술 후 보조요법의 임상적 가치를 입증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임상현장에서는 비급여로 적용되고 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한국로슈 측도 수술 후 보조요법 급여 적용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참고로 퍼제타는 현재 전이성 유방암(환자 본인 부담률 5%) 및 조기 유방암 수술 전 보조요법(환자 본인 부담률 30%)에서만 급여가 적용 중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는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을 상정, 급여기준 설정 여부를 심의하기로 했지만 선별급여 논의 적정성 여부로 인해 돌연 상정을 철회했다.
한국로슈 측은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에 대한 급여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성공할 경우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서 급여 적용이라는 항암제 역사를 쓰게 되는 셈이다. 다른 암종에서 수술 전‧후 보조요법 적응증을 가진 항암제를 보유한 제약사 입장에서도 한국로슈의 성과 달성 여부에 주목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임석아 교수는 "퍼제타-허셉틴 병용요법은 2017년 FDA 승인 후 국내에 2018년 허가됐음에도 불구하고 장기 생존에 대한 효과가 미약하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급여를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며 "APHINITY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장기 생존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급여가 되기를 임상현장에서는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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