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혜국 약가(Most-Favored-Nation Pricing, MFN)' 정책 압박에 다국적 제약사들이 잇따라 응답하고 있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화이자는 미국 행정부와 MFN 정책에 따라 메디케이드(Medicaid)에 판매하는 전 품목을 다른 선진국, 최혜국 대우에 맞춘 가격으로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다국적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MFN 정책을 추진해왔다. MFN은 미국 내 처방의약품 약가를 주요 선진국 중 최저수준으로 인하하는 것이다. 대상 약제로는 미국의 건강보험인 메디케어 파트B 중 연간지출 상위 고가 치료제(항암제, 면역치료제 등)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약값을 해외 수준으로 낮추라며 17개 글로벌 제약사에 '60일 시한'을 제시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보건당국은 애브비,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베링거인겔하임, BMS, 일라이릴리, 독일 머크(EMD 세로노), 제넨텍, 길리어드, GSK, 존슨앤존슨, 머크(MSD), 노바티스, 노보노디스크, 화이자, 리제네론, 사노피 등 17개사 대표들에게 해당 내용을 전달한 바 있다.
여기서 '60일 시한'이 지난 달 29일 만료됐는데, 화이자가 이에 맞춰 미국과 약가인하에 합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화이자는 미국 약값을 다른 선진국과 동등하게 책정하는 한편, 새로 출시된 의약품의 가격을 다른 주요 선진국 시장과 동등하게 책정하는 조치를 자발적으로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화이자는 직접 구매 플랫폼인 TrumpRx.gov를 활용, 미국 환자들이 화이자의 의약품을 상당한 할인율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1차 진료 치료제와 일부 특수 의약품 브랜드는 최대 85%, 평균 50%의 할인율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앨버트 볼라 화이자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환자들의 비용을 절감하고 미국 바이오제약 생태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혁신 비용 부담을 미국만이 짊어지던 시대를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관세와 가격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확실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화이자가 미국 행정부와 합의함에 따라 추가적인 다국적 제약사들의 합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은 부분적으로 미국 시장을 겨냥한 자체적인 약가인하 정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
실제로 노보노디스크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의 미국 내 약가를 인하 한 바 있다. 한 달 약값을 기존 1000달러(약 139만원)에서 499달러(약 62만원)으로 내린 것이다.
BMS도 직접 환자 서비스 확대하면서 일정 자격을 갖춘 환자들에게 엘리퀴스(아픽사반)와 소틱투(듀크라바시티닙)를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암젠 역시 이러한 흐름에 따라 레파타(에볼로쿠맙) 를 시작으로 새로운 환자 직접 투여 프로그램인 암젠나우(AmgenNow) 출시하기로 했다. 현재 보다 60% 가량 낮은 약가로 무보험자, 고액 공제액 건강보험 가입자, 현금 또는 본인 부담금을 선호하는 환자를 포함한 모든 환자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암젠은 레파타의 가격이 경제 선진국을 일컫는 G7 국가 중 가장 저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가인하 뿐만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신규 생산 시설에 45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파스칼 소리오트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역사상 최대 규모인 45억 달러를 버지니아에 투자함으로써 최첨단 제조 시설을 건설할 뿐만 아니라 생명 과학 혁신과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게 됐다"며 "이 새로운 시설은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의 국가 안보와 보건 주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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