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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팩터 정상화 파고…국내 저널의 생존 전략은"

발행날짜: 2025-08-28 05:30:00

[기획-하] 코로나19 특수 끝나자 의학 저널 IF 추락 직격탄
의정갈등 여파에 투고·인용 급감…생존 위한 '운용의 묘' 모색

코로나19 팬데믹이 남긴 그림자는 아직도 학술 출판계를 흔들고 있다. 전 세계 의학 저널들은 팬데믹 동안 쏟아진 연구 성과와 폭발적 인용 덕분에 불과 1년만에 두 배에 달할 정도의 '임팩트 팩터(IF) 호황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 반작용으로 거품이 빠지며 일제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문제는 국내 의학 저널들은 여기에 더해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는 것.

지난해 2월부터 이어진 의정갈등과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로 인해 임상시험과 주요 수술의 감소 현상에 이어 교수의 당직 증가에 따른 연구 및 논문 투고 감소 등의 연쇄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의학 연구 생산이 위축되면서 투고와 인용 모두 급감했고, 저널들은 생존을 위한 고심에 빠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 지금 국내 저널들은 어떤 선택을 하고 있을까.

■IF 지수 흔들…운용의 묘 살리는 저널들

임팩트 팩터는 한 저널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 특정 연도에 발표된 논문이 직전 2년간 해당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얼마나 인용됐는지를 계산한다.

즉 분자는 인용 수, 분모는 게재 논문 수로 연구 및 투고 논문 수의 감소는 IF 지수 산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내 저널의 경우 전공의 사직과 수련 중단 여파로 임상시험이 지연·중단되고, 투고 논문 수가 줄면서 일부 저널의 경우 게재 논문 수를 유지하기조차 어려워졌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잇다.

리뷰와 같은 방식으로 분모(게재 논문 수)를 억지로 유지하더라고 리뷰의 경우 그 특성상 인용이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자(인용 수)가 줄어드는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는 뜻.

이런 상황에서 일부 저널은 가장 직접적인 해법으로 출판 모수를 줄이고 있다.

암학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코로나 관련 연구가 급증해서 연구자간 서로 인용하는 사례가 많아 전체 저널의 IF가 급증했다"며 "최근 다양한 저널들의 IF 감소는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학회가 기대하던 IF 지수보다 더 떨어진 감이 없잖아 있다"며 "특히 의정갈등 상황에서 연구 감소, 논문 투고 감소 등의 불리한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어 세계적으로 저명한 연구자들의 리뷰 논문을 유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암학회 저널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CRT)의 IF 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인 2021년 5.036을 기점으로 2022년 4.6, 2023년 4.1, 2024년 3.8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암학회 관계자는 "투고 수가 늘면 출간 적시성과 관련해 IF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기기도 한다"며 "특정 시기에는 굉장히 좋은 주제였지만 출간 순서를 지켜 발간하다 보면 이슈가 지나 인용이 덜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온라인 공개를 먼저해서 노출도를 높이고자 했던 노력도 있었지만 최근 IF 지수에선 온라인 공개 논문이 집계에서 빠진 것으로 안다"며 "출간 전에는 오히려 인용이 많이 되다가 출간 후에는 인용이 빠지는 부분도 있어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한다는 부분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10년 전쯤에도 논문이 많이 밀려서 한번에 출간을 한 적이 있었는데 논문 증가는 IF 지수 산출 공식의 분모의 증가로 이어져 결국 IF가 하락했다"며 "그런 딜레마가 있어 편집위원회에서 머리를 맞대고 IF 유지 내지 상승을 위한 방법론을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CRT 저널은 IF 상승을 위한 방법론으로 출간 논문 수를 25편까지 줄인 데 이어 논문 채택률까지 하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KMS 유진홍 편집장은 "IF는 해당 연도에 특정 2개년도에 출판된 논문들이 받은 인용 수를, 그 2년간의 논문 수로 나눠 산출된다"며 "JKMS의 경우 2024년 IF 계산에 사용된 인용 수는 1,553건으로 전년도(1,861건)보다 약 16.5% 감소했고, 논문 수는 627편에서 662편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분모는 늘고 분자는 줄면서 논문당 인용 수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결과를 초래했다"며 "2023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의정 갈등과 의료 인력 구조 재편 논의 등은 임상의들의 연구 활동과 투고 여건에 일정 수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일부 분야에서는 투고량이 다소 감소하거나 연구 활동이 위축됐다는 피드백도 있었다"며 "이런 상황은 직접적인 IF 수치에 당장 반영되지 않더라도, 중장기적인 투고 질과 피인용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게재 논문 수를 과감히 줄이면 분모가 감소해 IF 방어에 유리하다. 실제로 최근 2~3년 사이 국내 저널 중 일부는 연간 발간 편수를 줄이거나, 호당 게재 논문 수를 줄여 IF 하락 폭을 완화하는 전략을 택한 바 있다.

다만 이런 접근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게재 문턱을 높이면 국내 연구자들의 투고 창구가 좁아지고, 장기적으로 학문 생태계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 한 편의 논문 게재가 절실한 국내 연구자 입장에선 오히려 '자국 저널 외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공법으로 승부…"질적 제고로 양질의 논문 늘려야"

국내 연구 생산 기반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또 다른 해법은 해외 투고자의 비중을 늘려 국제 학술지로서 입지를 굳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주요 의학 저널들은 해외 연구자 투고 비율을 의도적으로 높이고 있다. 편집위원회 구성을 다국적으로 재편하거나, 아시아·유럽·미국 학회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고를 유도하는 식이다.

이는 단순히 논문 수 확보 차원을 넘어, 해외 연구자가 투고하면 자연스럽게 해외 인용 가능성도 확대된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한국 의학 저널들이 아시아권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국제화 전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궁극적으로 저널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에디터의 수준'이다. 해외 유수 저널의 성공사례를 보면 공통적으로 뛰어난 편집장이 중심을 잡고 연구자 네트워크를 이끌어왔다. 우수한 에디터는 단순히 원고를 걸러내는 수준을 넘어, 저널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국제 학계와의 가교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간 글로벌 학문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발을 들여놓는 에디터들이 늘고 있다. 해외 학술단체에서 활동하거나, 국제 심포지엄을 기획해 해외 연구자와의 접점을 만드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런 노력은 결국 해외 저자 투고와 인용으로 이어져 저널 위상 제고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대한간학회의 저널 CMH는 2020년 과학인용색인(SCIE)에 등재된지 불과 5년 만에 IF 16.9로 지속 상승, 전 세계 소화기·간장학 분야 143개의 SCIE 학술지 중 6위를 달성했다.

의정갈등 여파로 국내 연구진의 투고가 줄었다고해도 이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저널들도 존재한다.

대한간학회의 저널(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CMH)의 경우 2020년 과학인용색인(SCIE)에 등재된지 불과 5년 만에 JCR IF가 3.987에서 2024년 16.9으로 가파르게 상승해 전 세계 소화기·간장학 분야 143개의 SCIE 학술지 중 6위를 달성했다.

CMH의 2024년 피인용지수는 국내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중 가장 높았으며 미국간학회 공식학회지인 'Hepatology'의 12.9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CMH는 전 세계 소화기학 분야 4% 이내 최상위 수준의 학술지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CMH는 지난 10여 년간 '양질의 논문 유치 → 인용지수 상승 → 국제 인지도 확대 → 우수 투고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며 학술지의 체질을 전면적으로 강화해왔다.

CMH 김원 편집장은 "이례적이라고 할 정도로 저널의 영향력이 단기간에 급성장했다"며 "주요 원인은 투고된 논문에서 좋은 연구를 추려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는 것으로, 결국 좋은 논문이 계속 나오면 이는 다시 좋은 연구자들을 불러오게 하는 선순환 구조로 작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편집위원을 제외하더라도 저널 컨설팅 편집위원으로는 미국, 일본, 대만, 캐나타, 태국 등에서 8명이, 국제 편집위원회 위원으로 23명이 포진해있다"며 "이들을 통해 미완의 연구가 투고됐을 때 보완점을 빠르게 확인해 조언하는 피드백 시스템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KJA 이상석 편집장

CMH는 국제 저널로 홀로서기에 성공해 국내 연구진의 게재 논문 수는 1/4~1/5 수준에 그친다. 의정갈등에 따른 연구 감소 영향권에서 CMH는 일정 부분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국내 유일의 2개 이상 Q1 공식 학술지를 보유한 학회다. 학회 공식 학술지인 KJA는 최근 마취통증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68개 중에서 세계 순위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KJA 이상석 편집장은 "회원들에게 논문 인용을 유도할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다"며 "국제적으로 다양한 저널이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정공법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속 리뷰 시스템을 도입해 연구자들의 논문이 완성되는 시간을 단축시키고자 했다"며 "리뷰 팀에 통계 전문가 등 전문 에디터들이 있어 연구 분석을 철저히 할 수 있게 한 부분도 저널의 신뢰도 상승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암학회 저널 CRT도 질적 상승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암학회 관계자는 "저널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질적 수준을 담보하는 것"이라며 "공정한 리뷰를 위해 리뷰어의 인적 구성을 한국인뿐 아니라 아시아, 글로벌에서 중요한 석학을 모시고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피어리뷰(동료심사)가 저널의 신뢰도를 높이고 결국 인용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저널을 알리는 데 플랫폼 논문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 주요 연구자들을 모시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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