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1일, 의정 갈등으로 학업을 중단했던 의대생들의 복학과 함께, 캠퍼스가 1년 6개월 만에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전국 의과대학은 학칙 개정과 특별학기 운영 등으로 학사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부실 수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1년 반 공백 메우는 의대, '초압축 학사 운영' 본격화
각 의과대학은 학생들이 원활하게 학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학칙과 커리큘럼을 전면 재점검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휴학 기간 중 개정된 교육 과정이나 임상 실습 시스템을 반영하기 위해 세부 지침을 수정하고, 부족한 강의와 실습을 보강할 수 있는 대체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우선 의과대학 상당수는 본과의 경우 8월 개강을 시작해 1학기 강의를 비대면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경희의대는 지난 7월 28일부터 주말까지 동원해 비대면 비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통해 올해 1학기 강의를 진행 중이다.
제주의대 또한 지난 18일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통해 개강을 시작했다. 내달부터 대면강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서울의대, 중앙의대, 연세의대, 건국의대, 울산의대, 경상의대, 충남의대, 충북의대 등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대다수 의과대학은 우선 2025년 1학기 강의를 9월 내 끝마치고, 곧바로 2학기 강의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울의 한 의과대학 관계자는 "학사 정상화가 급하게 진행된 만큼 타지역 학생 등을 배려해 초기에는 온라인 수업 위주로 진행했다. 9월에 본격적으로 학기가 시작하면 대면 강의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사실상 한 학기만에 1년 과정을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1학기에 취득하지 못한 교양학점은 향후 계절학기 등을 활용해 취득해야 한다"며 "학사 일정은 진행 상황을 살펴보고 계속해서 수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학사 공백 최소화를 위해 학칙 개정에 나선 학교들도 있다.
강원의대는 의대생 학사 일정 보완을 위해 원격 교과목 최대 이수 학점 비율을 40%에서 60%로, 계절학기 수강 학점은 기존 6학점에서 18학점으로 확대했다.
이외에도 충북의대, 경북의대 등 여러 의과대학이 지난 1년 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학칙 개정에 착수했다.
충청권 의과대학 학장은 "이미 올해 1학기가 지났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려 한다"며 "학칙 개정을 두고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의대생 특혜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수업에 복귀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교 측은 제도적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방학 등 모든 시간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부담이 예상되지만, 휴학이 길었던 만큼 학생들도 총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교수·시설 제자리 속 학생만 증원…"부실교육 불가피"
하지만 부실교육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단기간에 막대한 수업량을 소화해야 할 뿐 아니라, 2024학번과 20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더블링' 상황에도 뚜렷한 해법이 없는 실정이다.
특히, 대학별로 강의실 인프라 및 학생 수, 교수 인력, 실습 병상 등에 큰 차이를 보여 의대생들의 학습 환경과 교육 품질에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 환경이 열악한 지방 대학일수록 학생들의 실습 기회가 제한되고, 학습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대병원 교수 A씨는 "이번 전공의모집에서 서울의 빅5를 비롯한 대형병원은 전공의 상당수가 복귀한 반면, 지방대병원의 경우 인턴이 절반 이상 돌아온 곳을 찾기 어렵다"며 "지방의대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환경에서 학업을 이어간다면 이러한 지방 기피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할 때 교수 충원과 대학 시설 확충을 약속했지만, 현실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며 "결국 24, 25학번 학생들은 제한된 자원을 나눠 써야 한다는 뜻으로 수업 질 저하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집단사태를 겪으면서 지방 의과대학 필수의료 과목 교수들 중 사직한 인력이 많은 것 또한 심각한 문제다. 이미 인력이 빠듯한 상황에서 강의와 진료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이중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
또 다른 수련병원 교수는 "강의 준비는커녕 진료 일정도 제대로 소화하기 힘든 상황에서 정상적인 수업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현장에선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조차 예측할 수 없는 유례없는 상황"고 토로했다.
이어 "주말과 방학에도 수업을 진행하고 동영상 강의 등을 활용하면 일정상 학사 운영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이뤄진 교육은 부실교육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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