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응급실 내 임종기 암환자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냈다.
서울대병원은 외래 기반의 조기 완화의료가 진행암 환자의 임종기 응급실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특히 완화의료 외래로 의뢰된 시점이 한 달씩 빨라질수록 임종기에 응급실을 방문할 확률이 16%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병원 측은 보다 이른 시기부터 완화의료 외래로 내원하면 불필요한 응급실 이용을 줄이고, 삶의 마지막까지 환자의 의사를 존중하는 진료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병원 측에 따르면 진행암 환자는 통증·호흡곤란·전신쇠약 등으로 응급실을 자주 방문하며, 기존 보고된 바에 따르면 45%의 진행암 환자가 임종기(사망 전 1개월)에 응급실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응급실은 고강도 치료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 임종기 환자를 위한 돌봄 장소로는 적절하지 않으며, 이에 불필요한 응급실 방문을 최소화하는 완화의료 외래의 역할이 중요하다.
완화의료 외래는 진행암 환자를 대상으로 전문적인 증상 조절,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및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돌봄 계획 수립 등 통합적인 지원을 제공해 말기 이전부터 환자가 가치와 선호에 따라 치료 방향을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의료 서비스. 하지만 완화의료 외래의 효과가 연구된 바는 드물었다.
서울대병원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유신혜·정예설 교수팀은 2018년부터 2022년 까지 완화의료 외래로 의뢰된 진행암 환자 3560명을 대상으로 완화의료 외래 개입 이후 응급실 이용 양상을 분석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완화의료 외래 후 4명 중 1명이 응급실에 방문했고, 임종기에는 10명 중 1명이 응급실에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보고된 임종기 응급실 이용률 대비 매우 낮은 수준으로, 완화의료 외래가 조기에 이뤄지면서 임종기 응급실 의존도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응급실 방문 및 재방문 횟수는 '사망 전 1개월 이내에 완화의료 외래로 의뢰된 환자가 가장 많았고, 의뢰 시점이 빠를수록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사망을 기준으로 완화의료 외래 의뢰가 1개월씩 빨라질수록 임종기 응급실 방문 가능성은 16%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완화의료 외래에서의 진료와 상담이 일찍 이뤄질수록 ▲안정적인 증상관리 ▲사전 돌봄목표 수립 ▲응급 상황 대비 교육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불필요한 응급실 이용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적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및 연명의료계획서 미작성자의 절반(51%)이 완화의료 외래에서 이를 작성해, 사전돌봄계획 논의에 대한 완화의료 외래의 중요한 역할을 확인했다.
또한, 응급실 방문자의 20%는 응급실에서 문서 작성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향후 완화의료 외래가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응급실 환경에서도 환자가 치료 방향을 직접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완화의료 외래 의뢰 시 '항암치료 예정'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 대비 임종기 응급실 방문 가능성이 2.6배 높았다. 임종기에는 환자의 상태 변화에 따라 항암치료 중단 등 적절한 돌봄 계획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유신혜 교수(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는 "현재 국내에는 제도적으로 말기 암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서비스만 마련돼 있고 '완화의료' 개념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생소하다"며 "더 많은 진행암 환자들이 말기 상태가 되기 전부터 증상 조절·돌봄 계획 수립 등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외래 환경에서 완화의료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인력 구조, 인프라, 수가 체계 등 제도적 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JAMA Network Open(IF:13.8)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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