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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 의협 회장 출사표 "정치세력화 제대로 보여주겠다"

발행날짜: 2023-10-10 05:10:00 업데이트: 2023-10-10 07:05:54

필수의료, 동전 진료, 의사 잠재적 가해자 해결 강조
"결국은 법이 바뀌어야…강점은 정치권에서의 경험"

박인숙 전 국회의원(1948년생, 서울의대졸)이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의협의 정치세력화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박인숙 전 의원은 지난 5일 의협출입기지딘과 간담회'를 열고 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 붕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의협의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며, 이를 가능케 할 리더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박인숙 전 의원은 '의권 강화를 위한 전문지 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들이 필수의료 현장을 떠나는 상황을 조명하며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의 수명이 다했다고 우려했다. 의사들은 공무원들의 '서류 갑질'에 괴롭힘을 당하며 전문성이 훼손됐고 괴멸 위기에 놓인 소아청소년과에 보여주기식 정책만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소아 진료비는 600원 수준의 '동전 진료'와 주차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주차권 진료'로 전락했다는 것. 또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기조 역시 의사들이 현장을 떠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박 전 의원은 그 대가를 국민이 받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의사들이 행동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의협을 중심으로 투쟁력을 갖추고 정치적인 접근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의협을 국회 진출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는 행태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정치적 접근이란 무조건적인 투쟁이나 맹목적 화합이 아닌, 치밀한 정치력과 지혜로운 전략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전 의원은 "현재 의협의 정치세력화는 머리띠를 두르고, 구호 외치고, 단체 사진을 찍는 행위는 단지 퍼포먼스에 불과하다"며 "이런 일차원적인 투쟁 방식은 효과도 없고 지속가능하지 않다.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가장 빠른 순간은 지금이다. 이제 '존경받는 의사', '왜곡된 의료시스템 바로 세우기'를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응이 시급한 현안으로 필수의료 붕괴와 동전 진료 폐지를 강조했다. 그 원인으로는 현 수가 결정 과정을 지목하며 의사를 들러리로 만드는 의료계 킬러 규제라고 비판했다.

의사의 잠재적 가해자화 근절도 우선순위로 꼽았다. 정부·정치권이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면서 의사와 환자 간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다. 특히 불가피한 의료 사고에 10여억 원을 배상하라거나 법정 구속되는 판결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박 전 의원은 "대한민국 의료계 지형은 의사들에게 매우 불리하다. 이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선 의사들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며 "그렇기에 회원들의 협조와 단합 없이는 그 무엇도 가능하지 않다. 개원의, 봉직의, 교수, 전공의, 전임의, 공보의, 군의관, 벤처·산업계, 공무원, 법조계, 언론계, 해외로 진출한 의사 등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젊은 차세대 의사 리더들을 키워 이들이 정계, 국회, 고위 공무원, 산업계, 언론계 등에서 보건의료계의 리더로 진출하도록 적극 투자하고 지원해야 한다"며 "지금 의료계를 짓누르고 있는 수많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모든 회원과 함께 노력해서 나쁜 제도를 고칠 수 있는 실천 가능한 제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엔 8명의 지지자가 참여해 박 의원의 역량과 진정성에 함께하게 됐다고 전했다.

박 전 의원은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3가지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공익성과 역량, 필요성을 기준으로 본인을 평가한 결과 이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국회의원으로 있었던 경험이 의협이 정치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8년간 송파구 지역구 야당 국회의원으로 지내면서 풍납토성 특별법 등 수많은 법안을 발의했고 통과시켰다"며 "그 배경엔 6년간 소관 위원회를 지키며, 동료 의원들과 공무원을 설득하고 온갖 비난과 수모까지 감수하는 험난한 과정이 있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하지만, 통과가 어려운 법안 통과시키는 데에는 어마어마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법이 바뀌어야 하고 내 강점은 정치권에서의 경험이다. 정부와 국회를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이들은 우리 편이 아니지만 이를 헤쳐나갈 인맥과 노하우가 있다"며 "의협의 정치세력화 얘기가 나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아무런 성과도 변화도 없다. 이제 제대로 한 번 보여줘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고 현 문제들을 꼭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엔 ▲동아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김태효 교수 ▲가천대학교 길병원 영상의학과 최혜영 교수 ▲우리아이들병원 백정현 병원장 ▲단국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미정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김진현 전문의 ▲영상의학과 김현규 전문의 ▲서울의대 동창회 이웅희 부회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안덕선 명예교수 등 8명의 지지자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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