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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CDC 15년만에 간염 권고 개정…선별검사 강화

발행날짜: 2023-03-15 05:30:00

18세 이상 모든 성인·임산부에 선별검사 권고
치료 비용 19배 증가하지 않는 한 비용-효과적

의료선진국을 중심으로 유병률과 상관없이 C형 간염을 국가검진에 포함시키는 추세인 가운데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또하나의 강화된 간염 예방 전략을 들고 나왔다.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선별검사 대상을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강화하고, 예방접종 상태나 검사 이력에 관계없이 모든 임산부에게도 선별검사를 권고하는 등 변화된 기준을 제시했다.

10일 미국CDC는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선별 및 검사' 권장사항을 개정안을 공개했다. 이는 2008년 이후 15년만에 개정된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바이러스성 간염 제거 목표 공유 및 간염 보균자가 보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실정 등을 반영했다.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HBV) 감염은 상당한 이환율과 사망률을 초래할 수 있다. HBV 감염자는 간암 및 간경화 위험이 증가하고 일반 인구보다 조기 사망할 가능성이 70~85% 더 높다.

치료가 완치로 간주되지는 않지만 항바이러스 치료, 모니터링 및 간암 감시를 통해 이환율과 사망률을 줄일 수 있고 B형 간염을 예방하는 백신도 개발된 상태라는 점에서 CDC는 보다 강화된 검진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CDC의 B형 간염 권고안. 18세 이상 모든 성인에 대한 선별검사를 주문했다.

주요 변화는 18세 이상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세 가지 검사를 활용한 B형 간염 선별검사 권고다.

선별검사는 HBV 노출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지 않은 무증상자에 대한 혈청 검사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18세 미만의 소아 및 청소년은 HBV 감염률이 낮고 백신 접종률이 높기 때문에 보편적 선별 권장 사항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위험 요인이 있고 완전한 백신 시리즈를 접종받지 않은 18세 미만의 소아 및 청소년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보편적 선별검사 적용에 대한 근거로 CDC는 2021년 경제성 분석 연구(doi.org/10.1093/cid/ciab405)를 제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진단되지 않은 만성 HBV 감염의 추정 유병률이 0.24%이고, 항바이러스 치료 약물 비용이 연간 894달러 미만으로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18~69세 성인의 보편적인 HBsAg 선별검사는 현재 치료 비용 보다 낮았다.

보편적 선별 검사가 더 이상 비용 효율적이지 않으려면 항바이러스 치료 약물 비용이 연간 9692달러로 증가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항바이러스 치료 약물 비용이 현재 대비 19배 증가하지 않는 한 선별검사가 더 비용-효과적이라는 뜻.

이어 CDC는 "보편적 선별검사는 대상성 간경변증 7.4건, 비대상성 간경변증 3.3건, 간세포암종 5.5건, 간 이식 1.9건, 검사 대상 10만명 당 HBV 관련 사망 10.3건을 추가로 예방할 수 있다"며 "18~69세 성인의 보편적인 HBsAg 선별검사는 QALY(Quality-Adjusted Life Year)당 26만 2857달러를 절약하고 선별된 성인 10만명 당 135 QALY를 얻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HBV 감염 상태를 결정하는 데 사용되는 세 가지 주요 혈청학적 마커는 ▲B형 간염 표면 항원(HBsAg) ▲B형 간염 표면 항원에 대한 항체(anti-HBs) ▲B형 간염 핵심 항원에 대한 항체(anti-HBc)로 제시됐다.

예방 접종 상태나 검사 이력에 관계없이 각 임신 중인 모든 임산부에게도 선별검사가 권장된다.

한편 증상이 있거나 HBV 노출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 사람을 대상으로 혈청학적 검사를 실시하는 대상에서 'HBV 검사를 요청하는 사람'이 신규 추가됐다.

CDC는 "많은 사람들이 간염 검사에 따른 낙인 위험을 꺼릴 수 있다"며 "HBV 검사 요청자가 있으면 이런 위험과 관계없이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검사를 받아야 하는 HBV 감염 고위험군에는 ▲감옥, 교도소 또는 기타 구금 시설에 수감됐거나 이전에 수감됐던 경우 ▲HCV 감염자 또는 과거 HCV 감염자 ▲비 HIV 성병(STI) 혹은 과거 STI 보유, 여러 성 파트너를 가진 경우도 신규 추가됐다.

CDC는 "3개의 새로운 위험군 추가는 HBV 감염 유병률 1% 이상을 기반으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한간학회 관계자는 "주요 의료선진국을 중심으로 간염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에 개입하는 것이 향후 간경화, 간암, 사망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발생보다 비용-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이런 인식이 간염의 보편적 선별검사 권고나 국가검진 시스템에서 검진을 커버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다양한 연구에서 B형 간염뿐 아니라 C형 간염 역시 보편적 스크리닝이 비용-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적극적인 예방 전략 및 치료 전략 수행을 통해 감염의 유병률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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