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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없는 당뇨병 관리 방안…핵심은 조기 진단"

발행날짜: 2023-01-25 05:10:00

[학회초대석]문민경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이사
"위험군 선별해 체중 감량시 약 없이 혈당 관리 가능"

당뇨병학회가 오는 5월 학술대회에서 2021년 개정 7판에 이은 진료지침 개정 8판 공개를 예고했다.

당뇨병신장병증 치료 신약 피네레논의 등장 및 SGLT-2 억제제의 신장 보호 효과 등을 반영한 2형 당뇨병의 약물치료 항목 개정을 포함, 간헐적 단식과 저탄수화물 식이에 대한 의학영양요법, 최근 1형 당뇨병 환자 관리의 표준으로 떠오른 연속혈당 및 인슐린펌프 등이 개정될 예정이다.

특히 약물 없이도 당뇨병 관리가 가능한 '당뇨병 관해' 상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뇨병 조기 진단, 개입을 위한 당뇨병 선별 검사 연령대 하향 조정도 주요 화두로 거론된다.

젊은 당뇨병 환자의 증가가 당뇨병 합병증 발병 위험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곧 사회적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35세부터 선별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학회 측 판단.

문민경 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이사(서울시보라매병원 내분비대사내과)를 만나 개정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2020년 진료지침 항목은 당뇨병의 진단 및 분류부터 운동요법, 저혈당관리, 백신접종 등 총 27개로 구성돼 있다. 이중 주요 개정이 이뤄지는 항목은 ▲당뇨병 선별 검사 ▲의학 영양 요법 ▲2형당뇨병의 약물치료 ▲비만 관리 ▲고혈압 관리 ▲이상지질혈증 관리 ▲당뇨병신장질환 ▲노인당뇨병 ▲연속혈당측정과 인슐린펌프까지 9개다.

문민경 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이사

먼저 당뇨병 선별 검사 연령대가 하향 조정된다. 현재 지침은 40세 이상 성인과 위험 인자가 있는 30세 이상 성인에서 매년 시행한다고 규정돼 있다.

문 이사는 "개정안은 35세 이상의 모든 성인으로 선별 검사를 추천하는 것으로 확대를 했다"며 "비만이라든지 복부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의 가족력 이와 같은 위험인자가 있는 성인의 경우에는 35세 이전이라도 모든 성인으로 선별 검사를 확대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판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변화는 NNS 지표가 근거가 됐다. NNS 지표는 몇 명을 검사했을 때 실제 양성의 환자를 찾을 수 있는지 수치로 환원한 결과값이다.

문 이사는 "국내 자료를 분석한 결과 NNS가 35~39세 사이에서 34로 감소한다"며 "이는 34명을 검사하면 한 명의 당뇨병 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복부 비만과 같은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 NNS는 23으로 굉장히 낮아진다"며 "고혈압은 17, 이상지질혈증은 26으로 이 정도면 충분히 연령대를 하향하는 것이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데 비용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령대 하향의 목표는 당뇨병을 조기 진단해서 처음부터 철저한 혈당 조절 또는 위험 인자 관리를 하면 장기적으로 합병증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또 하나의 목표는 숨어 있는 전당뇨병 인구를 발굴해서 당뇨병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수행된 당뇨병 예방 연구에 의하면 5년간 전 당뇨병 상태에 있던 사람들은 5년의 기간 동안 당뇨병으로 약 40% 진행되지만 7% 이상의 체중 감소와 주당 150분 이상의 운동을 통해서 당뇨병의 발생 위험을 40% 정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문 이사는 "의료계가 30% 정도의 당뇨병 전 단계의 젊은 사람들을 찾아서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면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최근에 당뇨병 관해라는 개념이 대두가 되는 것도 이런 연령대 하향의 배경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뇨병 관해는 당뇨 약재를 3개월 이상 사용하지 않고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에 도달한 경우를 뜻한다"며 "완치와는 좀 다른 개념이지만 영국의 당뇨병 관해 연구에 의하면 당뇨병 5년 이내에 15kg(아시아인 10kg) 정도 대량의 체중 감량을 하게 되면 당뇨병의 관해를 70~80% 정도까지 유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에 당뇨병 환자를 찾아 이런 체중 감량을 또 유도한다면 당뇨병 약물 없이 혈당 관리가 되는 당뇨병 관해 상태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런 여러 가지 목적에서 당뇨병 선별 검사를 조기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연령대 조정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제시된다. NNS 지표를 근거로 했다곤 하지만 아직 각 나라별, 학회별 선별검사의 연령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과학적인 근거보다는 정책적인 판단이 우선한다는 시선이 있다. 그는 어떻게 판단할까.

문 이사는 "선별 검사를 어떤 사람에게 추천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는 다소 정책적인 판단이 들어간다"며 "미국과 한국이 연령대 하향을 결정했지만 이것이 전반적인 전세계적인 추세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당뇨병학회는 35세 이하 선별 검사를 권장하지만 미국 내 다른 학회는 40세 이하를 추천하기도 하고 미국예방서비스테스크포스팀은 70세까지 선별 검사를 하라고 권고하는 등 학회, 협회마다 다양한 입장차가 있다"며 "호주나 캐나다 같은 경우는 40세 이상 성인에서 선별 검사를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우리나라는 젊은 연령대의 비만이 급격히 증가하고 남성에서 비만이 증가하면서 당뇨병 발생도 덩달아 증가 추세"라며 "이에 비해 충분히 조기 진단이 이뤄지지 않는 인식이 이번 연령대 조정의 배경이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개정안에는 사회적 화두였던 간설적 단식, 저탄수화물 요법 내용도 추가된다.

문 이사는 "사회적 화두였던 저 탄수화물 식사와 간헐적 단식에 대해서 문헌 검색과 메타 분석을 시행해 중등도의 저탄수화물 제한 식사는 2형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조절을 개선하고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다"며 "다만 극심한 저탄수화물 제한식은 저혈당과 LDL-C 상승 위험이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간헐적 단식의 경우에서도 저혈당 위험이 있고 이득이 위험에 비해 더 높지 않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며 "개정안에는 이와 같은 영양법이 반영되는 한편 인공 감미료에 관련된 내용도 진행하고 있어 개정안에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외 SGLT-2 억제제의 신장, 심장 보호 기능이 밝혀졌고 피네레논이라는 신약이 추가된 부분도 개정안에 들어간다"며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세분화해 3개 이상 위험인자가 없는 경우 70 미만을, 당뇨병 유병 기간 10년 이내이며 심혈관 위험이 없는 경우 100 미만 등으로 세분화해 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당뇨병학회는 모든 1형 당뇨병에 자동인슐린주입을 표준치료로 추천한다. 대한당뇨병학회 역시 환자 편의성 및 치료 효과 등을 고려, 자동인슐린주입을 표준치료로 추천하는 방향으로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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