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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치료기기 수가는 최소 조건…의사 못 잡으면 망한다"

발행날짜: 2022-05-17 05:30:00 업데이트: 2022-07-01 10:14:38

[메디칼타임즈 특별 좌담회]디지털의료기기 전문가 3인방에 묻다
실제 처방 유도 위한 수가 체계 필요성 강조…"비급여라도 열어줘야"

미래에 의료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 받는 '디지털 치료기기(DTx, Digital Therapeutics)'. 국내에서도 올해 내에 첫 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디지털 치료기기가 상용화돼 실제 임상에 적용된다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황.

전문가들은 일단 시장 안착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일단 1호 디지털 치료기기가 실체가 드러난다면 그동안 고민했던 문제들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메디칼타임즈를 통해 만난 디지털 치료기기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디지털 치료기기의 활용을 높이기 위해 수가에 대한 논의가 동반돼야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이번 좌담회는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의약학술팀장이 진행을 맡고 3명의 전문가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내에도 디지털 치료기기의 상용화가 연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호 디지털 치료기기임상에 적용된다면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나.

이헌정 부회장(이하 이)= 특정 질환의 경우 그동안 치료에도 불구하고 예후가 좋지 못했던 질환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령 불면증 치료의 경우 약물치료가 가장 흔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수면의학회의 경우 인지행동치료를 더 권한다.

하지만 환자가 받아들이는 부분과 행동교정이 어렵고 수가가 낮아 시행하기 어려웠다. 디지털 치료기기가 나온다면 인지행동 치료에 획기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강성지 대표(이하 강)=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아직 모범사례가 없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아무리 설명하고 학회에서 설명해도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해 상상하는 모습이 조금씩 다르다.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의 경우에도 명문화된 내용의 행간을 유추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몇 가지 제품들이 참조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면 상상력의 범위를 현실화 시킬 수 있을 것 같다.

한영민 주무관(이하 한)= 식약처에서 허가를 내주더라도 의사가 임상현장에서 처방을 해줘야 사용이 될 것으로 보지만 강제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있다. 여기에는 수가의 문제도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본다.

왼쪽부터 강성지 웰트 대표, 이헌정 디지털치료학회 부회장, 한영민 식약처 주무관.

임상 현장에서 디지털 치료기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처방을 내는 의사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 긍정과 부정이 공존하고 있는데.

이= 예로든 불면증처럼 약이 마땅치 않지만 인지행동치료가 가능한 경우 선택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약은 효과가 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약과 비교하는 것은 다른 영역으로 보지만 인지행동치료의 수가가 워낙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처방도 이뤄질 것이다.

강= 실제로 디지털 치료기기를 사용해봐야 피드백이 있지만 아직은 상용화 된 제품이 없어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 앞으로 허가받을 디지털 치료기기가 어떤 적응증을 어떻게 받는지가 임상현장 인식 개선에 중요할 것으로 본다. 이런 단계가 앞으로 남은 숙제인 것 같다.

한= 개인적으로 학회에서 하는 발표들을 다 참석 중으로 접점을 계속 가져가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가 살아남으려면 의사들의 처방이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입장에서 좋은 제품을 허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면 반응은 반반이다. 기대감이 있지만 관심이 없는 경우도 있다.

수가가 있다고 하더라도 처방하지 않으면 사실 의미가 없다. 의사들의 선택으로 처방이 이뤄져야 선순환 구조로 돌아간 다는 생각이다.

이= 인식을 바꾸는 부분들은 학회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 학회는 아니더라도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관심들은 다들 있는 상황이다. 어떤 경로로든 회원 혹은 비회원에게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내용을 잘 전달하는 부분이 중요할 것 같다.

일단은 비급여라도 처방을 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있다면 처방하게 될 것으로 본다. 다만 마케팅과 같은 영역보다는 경험에 의해서 좌지우지 될 것으로 본다.

결국 환자의 예후가 좋아져야하기 때문에 의사로서 처방을 했을 때 효과가 있다면 계속 사용하게 될 것이다. 추후에는 치료 결과와 함께 처방의 편의성과 환자의 만족도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

왼쪽부터 강성지 웰트 대표, 이헌정 디지털치료학회 부회장

결국 디지털 치료기기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수가가 중요한 것 같다. 결국 처방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유일한 방법 아닌가.

이= 불면증을 예로 들었지만 임상에서 다양한 변화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치료기기의 경우 약처럼 처방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리가 필요한 만큼 처방하는 의사에게 어떤 이득이 주어질지에 대한 논의가 동반돼야 실질적으로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본다.

강= 수가가 반영되면 자연스럽게 처방이 따라오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또 수가는 처방의 유인요인 외에도 앞으로 진입할 디지털 치료기기의 시장가치나 개발비에 대한 윤곽 등을 조정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

한 제품의 수가에 대한 계산이 되면 다음 제품은 어느 정도가 될지 역으로 계산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이를 기준으로 기업들도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하는 투자비용에 대한 고민도 더 수월할 것이다.

한= 쉽게 생각하면 허가는 임상이 끝난 뒤 효과를 입증하면 순차적으로 들어오게 되는 개념이다. 허가 이후에 처방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치료기기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장벽이 있는 만큼 이득이 어떻게 주어질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왼쪽부터 이헌정 디지털치료학회 부회장, 한영민 식약처 주무관.

하지만 인식개선과 수가만으로 디지털 치료기기의 안착을 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강= 제약업계에서 말하는 미충족 수요처럼 디지털 치료기기를 통해서 환자차트에서 보지 못했던 정보를 의료진에게 제공할 수 있는 부분도 중요해 보인다. 리얼월드데이터를 통해 환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느낀다면 수가를 받기 위한 처방이 아니라 정밀의료의 관점에서 환자를 이해하는 간극을 메워주는 해법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 마찬가지의 생각이다. 처방은 의사가 하더라도 환자에 대한 정보를 얻는 부분에서 제약이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현재도 개인정보보호법에 많은 부분이 걸려있고 데이터3법이나, 마이데이터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활용 폭에 대한 고민은 있을 것으로 본다.

강= 디지털 치료기기가 새롭게 나와 신기하고 궁금해서 사용하는 것은 6개월 이상 못 간다. 하지만 긍정적인 것은 과거 개별적으로 움직였던 기업들이 지금은 적어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 개의 기업이 시도한다면 계란으로 바위 치듯이 끝날 수 있지만 지금은 계란이 몇 백 개가 쏟아지는 느낌이다. 연합으로 움직이는 만큼 나중에는 바위를 깰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한= 임상으로 유효성을 입증한 것처럼 실제 임상 현장에서 같은 유효성이 유지되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보험도 중요하지만 개발 업체가 계속 업그레이드를 통해 의사의 처방 요인들을 끌어내는 것이 숙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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