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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급성기클리닉…개원 불모지 응급의학과 활로될까

발행날짜: 2022-04-22 05:30:00 업데이트: 2022-04-22 09:32:44

수익성 낮은 응급실…지역 특성 맞춘 진료과·치료 개설로 해결
신형진 원장 "급성기클리닉 대한민국 의료체계에 꼭 필요한 형태"

의원급 응급센터인 급성기클리닉의 등장으로 개원 불모지였던 응급의학과에 새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개소한 국내 첫 급성기클리닉인 판교연세의원이 궤도에 올랐다. 급성기클리닉은 열상·외상·타박상 등을 입은 경증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의원급 응급센터로, 입원은 필요 없지만 의사의 처치가 필요한 외상을 입은 환자를 주로 진료한다. 내원 시 입원치료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 급성기클리닉을 통해 타 병원의 병상을 배정받을 수 있다.

현재 판교연세의원은 코로나19 후유증환자 대면진료에 집중하고 있는데 하루 평균 50명가량의 환자가 방문하고 있다. 향후 온열치료, 폐 기능 검사 등을 추가해 진료범위를 확대할 계획으로 코로나19 유행세가 잦아들면 일반진료체계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판교연세의원 코로나19 대면진료클리닉

응급의학과는 개원에 어려움이 있어 봉직의 형태로 근무하는 게 일반적이다. 개인 의사가 응급실만 운영하는 것은 병상확보가 어렵고 단순히 응급환자를 보는 것은 수가가 낮기 때문이다. 중소병원 응급실 역시 응급환자가 아닌 입원 통해 수익을 보전하는 식이다.

응급의학과 개원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응급실을 운영하는 것이 아닌 타과 진료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판교연세의원이 마련한 해법은 응급실에 더해 지역 및 인근 병·의원 특성에 맞는 진료과와 치료법을 도입하는 것이다. 해당 의원은 응급의학과 외에도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정형외과·이비인후과·피부과·신경과 진료를 보고 있다. 또 정맥 영양 치료요법, 통증클리닉, 비만클리닉, 도수치료실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모델은 병원경영지원회사(MSO) 까르페디엠365 브랜드인 EM365를 통해 마련됐다. 해당 기업은 응급의학의사회와 업무협약을 맺은 만큼, 향후 급성기클리닉 개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까르페디엠365는 급성기클리닉 개원입지로 적합한 곳으로 주차장이 넉넉한 상가를 꼽았다. 주말·야간에 차량으로 방문하는 환자가 많기 때문에 상가 중심지가 아닌 다소 외곽에 있더라도 접근만 용이하면 문제없다는 설명이다. 이런 건물은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판교연세의원 진료실 모습

대형병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인근에 대형병원이 있으면 응급실 대기열에 지친 경증환자의 수요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병원 입장에서도 인근에 경증 응급환자를 보낼 의료기관이 있으면 응급실 과밀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급성기클리닉에서 발견된 중증환자 이송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각자의 진료범위가 경증과 중증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급성기클리닉은 인근 대형병원 응급실과 상호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판교연세의원 신형진 원장은 "급성기클리닉은 진료과의 구분 없이 동네병원이 소화할 수 있는 경증 질환·손상 등을 다양하게 진료할 수 있다"며 "덕분에 환자가 미리 진료과목을 정해서 방문하지 않아도 증상에 따른 진단을 받을 수 있다. 경증인 줄 알았던 숨은 응급질환을 진단해 상급병원으로 의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성기클리닉은 대한민국 의료체계에 꼭 필요한 형태로 이 부분을 제일 잘 감당할 수 있는 전문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라며 "때마침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개원에 대한 열망이 높아져 많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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