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을 아끼려고 피부미용 의료기기인 울쎄라(Ulthera)에 '충전' 팁을 사용한다면 환자 민원 등의 문제에 휘말릴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사당국이 피부미용 의료기기의 불법 개변조를 집중 단속하면서 그 여파가 의료진에게도 미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영등포경찰서는 울쎄라 일회용 팁을 충전 형태로 개변조해 판매하고 있는 업체를 조사하고 있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피의자 조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질의 등의 과정을 거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후 최근 불법개변조업체에 대한 보강수사를 다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쎄라는 고강도집적초음파 리프팅 기기다. 울쎄라 시술은 에너지를 제어하는 '팁'을 이용해 이뤄지는데, 이 팁은 한 번 사용 후 바꿔야 한다.
하지만 이 팁의 비용이 높다 보니 여러 번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변조한 업체들이 등장한 것이다. 최근에는 '무제한 충전' 기기도 나왔다.
문제는 울쎄라를 사용하는 의원들이 정품팁을 사용하는지를 환자는 알 수 없다는 것.
자료사진, 울쎄라 정품팁 인증 프로그램 화면
이에 울쎄라 제조업체인 멀츠코리아는 아예 정품팁 사용 병의원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으며 정품 인증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 인증번호가 적힌 울쎄라 정품팁 1개당 QR코드가 그려진 스티커를 발부해 환자가 직접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품 사용이 문제가 되자 의료기관들도 정품 울쎄라 팁을 사용하고 있다는 광고를 경쟁적으로 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행 의료기기법에 따르면 허가 또는 인증을 받지 않거나 신고를 하지 않은 의료기기를 수리, 판매, 임대, 사용해서는 안된다. 허가나 인증을 받거나 신고한 내용과 다르게 변조 또는 개조해서도 안된다.
식약처 역시 울쎄라 팁을 충전할 수 있도록 개변조 한 것은 불법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는 의료기기 업체의 법 위반으로 끝날 수 있지만 그 여파가 의료진에게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A피부과 원장은 "팁이 비싸기 때문에 충전이 가능한 팁에 대한 구입 욕구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의사 입장에서는 이런 개변조 기기를 사용하는 게 불법인지 모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의료전문 변호사는 "울쎄라 정품팁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정품을 쓴다고 광고를 한다면 당연히 의료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정품팁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환자가 치료 효과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거나 환불을 요청할 수도 있다"며 "피해 여부는 따져봐야겠지만 불법 개변조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의료과실 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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