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분야에서 3세대 EGFR 표적치료제 기반 병용요법이 전체생존기간(OS) 개선을 입증한 가운데, 이제 시선은 단순한 생존율 연장을 넘어 '어떻게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치료를 지속할 것인가'라는 임상적 정교함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렉라자(레이저티닙)와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은 MARIPOSA 연구를 통해 입증된 유의미한 OS 개선에 안주하지 않고, 장기 생존 혜택을 뒷받침할 기전적 근거를 연이어 규명하며 글로벌 폐암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최근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6)가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 현장에서 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종양내과)를 만나, 'COCOON 신규 코호트 연구'의 성과와 'MARIPOSA 획득 내성 기전 분석'이 던지는 임상적 의미를 짚어봤다.
"예방요법 단순화·리드인 전략으로 치료 지속성 높여"
이번 ESMO 2026 오랄 세션에서 발표된 COCOON 신규 코호트 연구는 기존 예방요법의 복잡성을 해소하고 투여 일정을 최적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병철 교수는 "기존 COCOON 연구는 예방 효과가 입증됐으나 여러 약제를 사용해야 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적용하기 다소 복잡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이번 신규 코호트에서는 NCCN 및 ESMO 가이드라인에 따른 테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생제 12주 투여와 로션 사용으로 예방요법을 단순화했다"고 설명했다.
투여 일정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PALOMA 연구로 검증된 피하주사(SC) 제형을 적용하고, 첫 한 달간 렉라자를 단독 투여한 뒤 둘째 달부터 리브리반트를 추가하는 '리드인(lead-in)' 전략을 평가한 것이다.
즉, 리브리반트 투여 시작 시점을 한 달 늦추고 초기 투여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줄였다.
연구 결과, 단순화된 표준 코호트에서는 기존과 동등한 효과가 확인됐고 렉라자 선행투여 전략을 추가한 코호트에서는 결과가 더욱 개선됐다.
조 교수는 "약동학(PK) 분석과 객관적반응률(ORR) 모두 기존 방식과 동등하게 나타났다"며 "미국식품의약국(FDA)과도 논의 중이며, 향후 무진행생존기간(PFS)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된다면 새로운 투여 일정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특히 렉라자 선행투여 전략에 따른 감각이상(paresthesia) 등 초기 이상반응 우려에 대해 조 교수는 "글로벌 임상 연구에서 국내와 달리 감각이상이 주요 이상반응으로 두드러지게 보고되지 않았다"며 "인종 간 피부 두께 차이나 이상반응 감수성 등의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COCOON 신규 코호트에서는 피부 이상반응 등으로 인한 치료 중단 비율이 매우 낮게 나타났다"며 "이러한 예방·관리 전략이 환자의 치료 지속성을 높여 궁극적으로 전체적인 치료 효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성 억제와 장기 생존… 내년 5년 추적 결과 주목"
지난 9월 'Journal of Thoracic Oncology(JTO)'에 게재된 MARIPOSA 획득 내성 기전 분석 결과 역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우수성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근거로 꼽힌다.
분석에 따르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군은 대조군에 비해 MET 증폭과 이차 EGFR 내성 변이 발생이 유의하게 낮았다. 더욱이 병용요법 후 질병이 진행되어 후속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도 무진행생존기간(PFS)이 더 길게 나타나, 1차 치료의 선택이 이후 치료 성과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조 교수는 "내성 발현 양상 자체를 억제하거나 지연시키는 것이 장기 생존으로 가는 핵심 열쇠"라고 강조했다. 자연스럽게 조 교수는 내성 발현 양상 억제와 함께 장기 생존 데이터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조병철 교수는 "MARIPOSA 연구의 5년 장기 추적 데이터는 내년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장기 추적 결과에서는 OS 중앙값뿐 아니라 5년 시점의 전체생존율에도 주목해야 하며, OS 중앙값의 차이가 장기적인 생존 혜택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아시아인 EGFR 변이 폐암 환자는 백인 환자보다 상대적으로 오래 생존하는 경향이 있어, 생존곡선의 후반부에서 장기 생존 혜택이 얼마나 유지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ctDNA 분석과 렉라자 단독·병용 전략의 연계성
이날 인터뷰에서는 최근 JTO Clinical and Research Reports(JTOCRR)에 게재된 LASER301 연구의 ctDNA 및 획득 내성 기전 분석 결과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LASER301 탐색적 분석 결과, 렉라자 단독요법 투여 6주 차에 기저 시점 EGFR 변이 ctDNA가 검출된 환자의 94%에서 완전 소실이 확인되며 강력한 초기 항종양 효과가 입증됐다.
아울러 렉라자의 획득 내성 기전은 온타깃 내성인 C797S 변이 및 오프타깃 내성인 MET 증폭 등 기존 오시머티닙 연구와 대체로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LASER301의 높은 ctDNA 소실률은 COCOON 신규 코호트에서 시도된 '렉라자 리드인 전략'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조 교수는 "ctDNA 소실 여부만으로 향후 치료를 강화하거나 축소하는 정밀 전략을 곧바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ctDNA가 소실된 환자 중에서도 비교적 빠르게 질병이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향후 추가 임상시험을 통한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국
마지막으로 조병철 교수는 이상반응 관리의 세밀화가 곧 치료 성과로 이어진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항생제 처방에도 불구하고 손발톱주위염이나 피부·두피 발진이 지속되거나 재발하는 환자들을 위해, 최근에는 치료적 관리(reactive treatment) 전략을 평가하는 다수의 코호트가 진행되고 있다.
조 교수는 "현재 국소 룩솔리티닙(topical ruxolitinib), 국소 타크로리무스(topical tacrolimus) 등 국소 도포제를 활용한 관리 전략도 활발히 평가되고 있다"며 "실제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인 타크로리무스 연고 등을 피부과 협진을 통해 처방했을 때 증상이 크게 개선된 사례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지속적인 이상반응 관리 최적화와 강력한 내성 억제 근거가 맞물린다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폐암 환자들의 장기 생존을 이끄는 표준 치료로서 임상 현장에서 더욱 공고히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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