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한국화이자제약의 CGRP 수용체 길항제 '너텍(리메제판트)'이 국내 임상 현장에 본격 출시되며 편두통 치료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출시된 신약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신약 역시 '비급여' 트랙을 밟게 되면서, 편두통 경구형 시장이 비급여 체제로 완전히 굳어지는 모양새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화이자는 성인 편두통의 급성 치료와 삽화성 편두통 예방 적응증을 모두 보유한 국내 최초의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수용체 길항제 '너텍 구강붕해정 75mg'의 국내 출시를 공식화했다.
너텍은 편두통 발생의 핵심 인자인 CGRP가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하나의 약제로 급성기 증상 조절과 예방 치료를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물 없이 복용 가능한 구강붕해정(ODT) 제형을 적용해 편두통 발작 시 복약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급성 치료 시에는 필요에 따라 1일 1회 75mg, 예방 치료 시에는 75mg을 격일로 복용한다.
너텍의 임상적 가치는 글로벌 임상연구를 통해 상세히 입증됐다. 우선 급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연구에서, 너텍 투여군의 통증 완화 비율은 투여 1시간 후부터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36.8% vs 31.2%, Δ=5.5 [95% CI 0.5-10.6]). 이어 투여 1시간 30분 후에는 각각 49.6%와 37.2%(Δ=12.4, 95% CI 7.1-17.6)로 격차를 벌렸다.
또한 투여 후 2~48시간 동안의 지속적인 통증 완화 비율 역시 위약 대비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42.2% vs 25.2%, Δ=16.9, 95% CI 12.0-21.9).
이와 함께 투여 2시간 후 통증 소실(21.2% vs 10.9%, risk difference 10.4%, 95% CI 6.5-14.2)과 환자가 꼽은 가장 불편한 증상(MBS) 소실(35.1% vs 26.8%, risk difference 8.3%, 95% CI 3.4-13.2) 측면에서도 위약 대비 유의한 개선을 입증했다.
김병건 노원을지대병원 교수(신경과)는 "편두통은 환자의 일상생활과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최근에는 단순히 발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질환 부담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치료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급성기 증상 조절과 예방 치료를 함께 고려하는 치료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양방향으로 활용 가능한 치료 옵션의 확대는 의미 있는 변화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예방 효과 장기 유지…시장은 '비급여'로 고착화
삽화성 편두통 예방 효과를 평가한 2/3상 임상연구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격일 투여 시 치료 9~12주 차에 월간 편두통 일수가 베이스라인 대비 평균 4.3일 감소해, 위약군(3.5일 감소) 대비 유의한 개선을 기록했다(p=0.0099).
특히 이중맹검 연구 종료 후 이어진 오픈라벨 장기 연장 연구에서는 이러한 예방 효과가 16개월 시점까지 지속되며 평균 6.2일의 편두통 일수 감소 효과를 유지했다.
아울러 급성 및 예방 임상 전반에 걸쳐 위약과 유사한 수준의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됐다.
이처럼 CGRP 표적 치료제들은 미국두통학회(AHS) 등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기존 예방 치료제 실패 여부와 관계없이 1차 치료 옵션으로 권고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 편두통 환자의 약 85%가 일상 활동에 제한을 겪고 있고, 기존 예방 약물들은 내약성 한계로 치료 지속률이 낮다는 점에서 미충족 수요가 매우 크다.
그러나 국내 환자들은 여전히 높은 경제적 문턱을 마주하고 있다.
앞서 경구용 CGRP 예방 치료제 시장의 포문을 열었던 한국애브비의 '아큅타(아토제판트)'에 이어, 이번에 화이자의 너텍마저 비급여로 출시되면서 국내 편두통 경구제 시장은 사실상 '비급여 전용 체제'로 완전히 굳어지는 양상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너텍은 급성 치료와 예방을 모두 잡은 혁신적인 옵션으로 임상 현장의 기대감이 크지만, 잇따른 신약들의 비급여 행보로 인해 환자들의 약가 부담이 고스란히 남게 됐다"며 "까다로운 급여 기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이대로 비급여 체제가 공고히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장기적으로 환자들의 실질적인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고민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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