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최근 동전주 및 시가총액 관련 상장유지 요건이 강화되면서 제약·바이오업계가 주식 병합 카드를 잇달아 꺼내 들고 있다.
하지만 주식 병합을 활용한 제약·바이오 상장사들이 거래 재개 이후 실질 주가에서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28일 메디칼타임즈는 올해 상반기 주식 병합을 단행한 제약·바이오 및 관련 상장사 6곳의 주가 흐름을 분석했다.
대상이 된 기업은 경남제약, 화일약품, 휴마시스, 풍전약품, 오리엔트바이오, 네오이뮨텍 등이다.
이들의 병합 직전 종가와 28일 종가를 비교하되, 병합비율을 반영해 현재 주가를 병합 전 기준으로 환산한 결과 6개 종목 모두 병합 이전 수준을 밑돌거나 사실상 제자리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병합으로 주당 가격 자체는 병합비율만큼 높아졌지만, 병합비율을 제거하고 기존 주식 기준으로 환산하면 실질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우선 경남제약의 경우 지난 2월 병합 공시 후 5대 1 병합을 거쳐 5월 7일 거래 재개 당시 주가가 335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28일 마감 기준 1648원까지 반토막(-50.81%) 났다.
이를 병합 전 주가로 환산하면 주당 329.6원 수준으로, 병합 직전 종가(769원) 대비 무려 57.1%나 폭락한 셈이다.
5대 1 병합을 진행한 풍전약품과 휴마시스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풍전약품은 거래 재개일 3705원에서 2480원으로 33.06% 하락(환산가 496원, 병합 전 대비 -46.49%)했고, 휴마시스도 재개일 3920원에서 3105원으로 20.79% 밀렸다(환산가 621원, 병합 전 대비 –22.47%).
10대 1이라는 상대적으로 큰 폭의 병합을 단행한 화일약품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화일약품은 5월 4일 9030원으로 거래를 재개했지만 28일 종가는 8310원으로 8.0% 하락했다. 10대1 병합을 감안하면 28일 종가는 병합 전 기준 831원에 해당한다. 병합 직전 종가 943원과 비교하면 실질 주가는 11.9% 떨어진 셈이다.
오리엔트바이오 역시 2대 1 병합 이후 주가가 병합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오리엔트바이오는 6월 9일 거래재개 당시 783원이었으며, 28일 종가는 879원으로 오히려 거래재개 이후 12.3% 상승했다. 그러나 2대1 병합을 반영해 환산하면 현재 주가는 439.5원으로, 병합 직전 종가 483원보다 9.0% 낮다.
대규모 기술이전이라는 호재를 확보한 네오이뮨텍도 주식 병합 자체만으로 실질 주가가 상승한 것은 아니었다.
5대 1 병합 후 6월 10일 1767원에 거래를 재개한 네오이뮨텍은 최근 37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공시로 당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28일 종가는 2510원으로 거래재개일 대비 42.05% 상승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를 병합 전 기준으로 환산하면 502원으로, 병합 직전 종가 501원과 사실상 차이가 없다. 기술수출이라는 별도의 대형 호재까지 반영됐음에도 병합 전 기준으로는 주가가 사실상 제자리에 머문 셈이다.

결국 6개 종목의 사례를 종합하면 주식 병합은 주당 가격을 높여 동전주라는 외형상의 꼬리표를 떼는 데는 효과가 있었지만, 그 자체가 실질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거래재개 이후 병합비율을 반영한 실질 주가가 병합 직전보다 크게 하락한 사례가 잇따르면서 주가 부양 수단으로서의 효과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주식 병합은 주식 수를 줄이는 대신 주당 가격을 높이는 산술적 조정인 만큼, 그 자체로 기업의 시가총액이나 본질 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병합만으로 주가 부양이나 기업가치 재평가를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 만큼 현 시점에 주식 병합을 추진 중인 기업들 역시 단순 병합보다는 기업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얻게 됐다.
실제로 동전주 및 시가총액 관련 상장폐지 요건 강화 이후 30거래일 연속 관련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이달 초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이 등장했다.
여기에는 CMG제약, 샤페론, 노을, 랩지노믹스, 에이비온 등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일부 포함됐다. 이들 기업 역시 주식 병합을 통해 주당 가격을 높여 상장폐지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앞선 사례에서 확인됐듯 주식 병합만으로 실질 주가의 상승이나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결국 주식 병합을 진행했거나 추진 중인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높아진 주당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실적과 연구개발(R&D) 성과 등 실질적인 기업가치 개선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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